'스크린독과점' 논란 불 붙인 '군함도'

'스크린독과점' 논란 불 붙인 '군함도'

2017.07.28. 오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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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극장가는 온통 '군함도' 세상입니다.

'군함도'는 개봉 이틀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파죽지세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스크린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영화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

'군함도'가 하루 상영 횟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영화들은 조조나 심야 시간대에 몰려 있다 보니 관객의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종성 / 서울 사당동 : 아침 조조 영화, 점심, 새벽 1시 이렇게 있어요. 그걸 보려면 새벽 1시 와야 하는데 이건 영화가 10분 간격으로 있잖아요. 공정하게 분배돼야 하는데.]

'군함도'는 흥행감독과 스타 배우, 역사적 소재의 조합으로 올여름 최고 기대작으로 꼽혀왔습니다.

개봉 당일 사상 최초로 2천 개가 넘는 스크린을 장악하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스크린 수는 다소 줄었지만, 상영 횟수는 오히려 더 늘어 역대 최악의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오명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막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김태영 / 영화 감독 : 스크린 독과점은 영화인들의 창작 의욕을 말살시키고 대한민국 영화생태계를 붕괴시켜 결국 대한민국 문화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사태를 초래할 것입니다.]

한 극장이 같은 영화를 일정 이상 상영하지 못하게 하는 '스크린 상한제'와 극장을 소유한 대기업이 자신이 배급하는 영화를 밀어주지 못하도록 배급과 상영을 분리하는 방안 등을 담은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하지만, 영화 산업 확장과 관객의 선택권을 강조하며 경제논리를 앞세운 극장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서 정 / CGV 대표 : 1948년도 파라마운트트 법을 들어서 상영과 배급에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계십니다. 70년 전 법을 가지고서 지금의 대한민국의 영화 산업을 재단하는 게 과연 맞는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크린 독과점 규제 방안 마련을 위해 영화계와 간담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10년 넘게 해묵은 논쟁에 진척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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