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질주 '군함도'를 둘러싼 논란 셋!

흥행질주 '군함도'를 둘러싼 논란 셋!

2017.07.28. 오후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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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의 '아픔'이 고스란히 묻혀 있는 지옥의 섬.

일본 나가사키에서 남서쪽으로 18km 떨어진 하시마 섬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40년대 많은 조선인이 끌려가 강제노동에 시달린 곳입니다.

섬의 모습이 마치, 군함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군함도'라고도 불립니다.

최근에는 이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져 눈길을 끌고 있죠. 그런데 파죽지세 흥행에도 불구하고 여러 논란에 휩싸여있습니다.

그 이유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당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군함도.

숨겨진 역사를 소재로 삼은 데다, 배우들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영화는 제작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기대만큼이나 영화는 흥행의 가속 폐달을 밟고 있습니다. 군함도는 개봉 첫날 97만 명을 동원하면서 한국 영화 사상,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불붙는 영화의 인기 만큼이나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도 불이 붙고 있습니다.

개봉 당일, 영화 군함도가 상영된 스크린은 총 2천27개로 스크린 점유율은 37.1%입니다.

기존에 최다 스크린을 확보했던 지난해 상영작 캡틴 아메리카의 1,991개를 뛰어넘습니다.

개봉 당일 사상 최초로 2천 개가 넘는 스크린을 장악하면서,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는 영화 군함도.

일각에서는 스크린 독점으로 관객이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해치고 있다는 평가나 나오고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종성 / 서울 사당동 : 아침 조조 영화, 점심, 새벽 1시 이렇게 있어요. 그걸 보려면 새벽 1시 와야 하는데 이건 (군함도는) 영화가 10분 간격으로 있잖아요. 공정하게 분배 되야 하는데]

섬 한켠에서 일본 상류층이 고층 호화 아파트에 거주하며 생활하는 동안, 같은 섬 지하 탄광에서는 한국에서 끌려 온 징용자들이 인간 이하의 생활을 겪어야 했습니다.

지하 1000m의 갱도에서 45도의 지열을 참아야 했던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제대로 된 장비는커녕 속옷 한 장뿐이었습니다.

[최장섭 / 군함도 생존자 : 하시마(군함도) 탄광에서 창살 없는 지옥 생활을 3년 10개월이나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영화 군함도가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극 초반에는 군함도에 끌려온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일본군위안부가 겪는 고초가 세밀하게 묘사되지만,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액션과 러브라인 등 스토리라인이 부각 돼 일제의 탄압과 강제징용자들의 참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군함도의 류승완 감독은 영화의 시간과 공간적 배경은 실제이고 인물과 사건은 허구임을 앞서 밝혔습니다.

또한, 역사 영화가 나올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그 또한 많은 고민을 했음을 언급했습니다.

[류승완/ 영화 군함도 감독 (지난 19일) : (실제와 허구를 어느정도 결합?) "욕먹기 딱좋은 (웃음) 이런 소재 자체가 너무 드라마틱하기 때문에 이 소재를 있었던 사실만 가지고 만들자면 다큐멘터리가 훨씬 더 흥미로울 것이고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만들자고 하면 굳이 이 시대적 배경을 선택할 필요는 없을거고…]

영화 '군함도' 개봉으로 한일 외교부는 치열한 신경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은 영화 군함도에 대해 과민 반응하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다룬 영화가 아닌 창작 영화라고 주장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 사실을 반영한 기록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징용 문제를 포함해 한일 간의 재산 청구권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군함도는 우리 민족의 한이 서린 곳이지만, 일본 측의 집요한 시도로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유네스코는 군함도를 세계 유산에 등재하는 조건으로, 안내판을 설치하고 한국인 강제동원 사실을 알리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아직까지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일본 정부가 성실하고 조속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어제) : 영화 군함도 자체에 대해서 정부차원에서 코멘트하는 것은 적절치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군함도는 과거 한국인들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해 가혹한 조건 하에 강제로 노역했다는 것은 사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7월 유네스코 회의에서 약속한 조치를 성실하고 조속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합니다.]

흥행이라는 '꽃길'과 여러 논란 속 '가시밭길'을 동시에 걷고 있는 영화 군함도.

판단의 몫은 관객에 달려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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