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이 영화 보고 싶어요"...'배리어프리'를 넘어

"차별 없이 영화 보고 싶어요"...'배리어프리'를 넘어

2017.04.20. 오전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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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은 시청각장애인들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자막과 화면 해설을 제공하는 '배리어프리' 버전의 영화가 매달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약이 많아 이용이 쉽지 않고 비장애인과 함께 관람할 수 없다는 차별적 요소도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급 시각장애인 김준형 씨는 영화감상이 취미지만, 극장 나들이가 쉽지 않습니다.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자막과 화면 해설을 제공하는 '배리어프리' 영화를 봐야 하는데 상영 횟수나 시간대 제한이 많아 불편해서입니다.

[김준형 / 1급 시각장애인 :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하고, 가기가 어려운 시간대에 잡혀 있더라고요.]

극장에 가도 비장애인들과 함께 보기 힘들어 매번 씁쓸함이 남았습니다.

[김준형 / 1급 시각장애인 : 가족들이나 여자친구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는 특수 장비를 도입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은 상영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합니다.

청각 장애인에게는 자막이 흐르는 특수 안경을, 시각 장애인에게 FM 보청기나 화면해설 애플리케이션 등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차별 없는 영화관람권 확대를 위해 장애인단체들이 지난해 대형 극장 체인 3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에도 3백석 이상 영화관의 경우 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라고 명시된 만큼 새로운 상영시스템 도입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박김영희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표 : 그거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 때문에 못 하는 거죠. 기술이 없거나 어떤 기술적인 부족함 이것 때문에 못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극장들은 비용과 일반 관객들의 불편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데 제작단계부터 '배리어 프리' 제작을 일정 부분 의무화하고, 장애인을 위한 기술시스템 표준화와 비용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윤정환 / 영화진흥위원회 다양성진흥팀 : 장비와 기술의 문제도 지금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와 있습니다. 선택의 문제와 비용의 문제가 남습니다. 그 부분은 저희가 올해 연구용역에서 진행을 하고….]

장애를 넘어, 누구나 불편 없이 영화를 즐길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상영시스템 도입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한 때입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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