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성폭력' 비극...'여성 연대'로 치유

'전쟁 성폭력' 비극...'여성 연대'로 치유

2017.04.02. 오전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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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차 세계 대전 당시 끔찍한 전쟁 성폭력은 수녀도 소녀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참혹한 비극을 겪었지만, 여성들이 연대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두 편의 영화가 극장가에 나란히 걸렸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2차 세계 대전 직후, 폴란드의 한 수녀원.

수녀들이 비극적인 집단 임신을 합니다.

점령군인 독일군과 러시아군에게 잇따라 치욕을 당한 겁니다.

원장 수녀는 비극을 은폐하려고 하지만, 프랑스인 의사 마틸다가 이들을 도우며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냅니다.

신의 어린양을 뜻하는 영화 '아뉴스 데이'.

시련을 내린 신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속에 서로를 구원해가는 수녀와 여의사의 깊은 교감이 설경처럼 은은하게 펼쳐집니다.

실제 한 프랑스 의사의 노트에서 70년 만에 발견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60대에 시작한 길원옥 할머니의 수요집회는 90대가 됐지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13살 소녀가 겪어야 했던 끔찍한 고통을 어렵게 증언하지만,

[길원옥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날마다 날마다 하루도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 보지를 못했어요.]

[일본 우익단체 : 위안부는 전쟁 매춘부였습니다.]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아직도 요원합니다.

중국의 차오 할머니는 위안소에서 낳은 아이를 버려야 했던 아픔을 고백하고,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도 가족을 잃을까 두려워 숨겨왔던 비밀을 이제야 용기 내 털어놓습니다.

또 다른 수치와 침묵을 강요당하며 수십 년 넘게 고통의 굴레에 갇혀 살아왔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

캐나다 여성 감독이 그들의 끝나지 않은 투쟁을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명했습니다.

국제적 연대를 통해 일본 정부에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정의를 위한 외침이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듭니다.

[길원옥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사과한다고 그 상처가 없어집니까? 아니죠. 상처는 안 없어지지만. 마음은 조금 풀어지니까, 그날을 기다리고 있죠.]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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