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증조부 친일 논란' 강동원..."역사 공부하고 반성할 것"

'외증조부 친일 논란' 강동원..."역사 공부하고 반성할 것"

2017.03.06. 오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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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덕 / 前 한국일보 정치부장, 홍종선 / 대중문화 전문기자, 서양호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백성문 / 변호사

[앵커]
제 옆에 있는 화면 먼저 보시겠습니다. "나중에 태어난 자의 특권으로앞선 세대를 비판하지 말라"독일의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유명한 경구죠.

지난 2009년, 8년에 걸친 자료 수집과 분석, 심의를 거쳐 친일 인명사전을 집대성한 친일 인명사전 편찬위원회는, 사전에 수록될 인물들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이 경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전 3권, 무려 3000쪽에 달하는 친일 인명사전에는 일제 강점기 친일 행보를 보였던 인물들의 경력과 행적을 총망라하고 있는데요. 객관성과 엄밀성을 확보하는데 가장 역점을 두고 일제 시절 공문서와 신문, 잡지, 회고록 등 3천여 종류의 자료와 450종에 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엄밀히 분석,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등재된 당사자나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씁쓸하지 않을 수 없겠죠. 특히 유명인들 가운데에는 조상의 친일 행적이 공개되며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는 배우 강동원 씨의 외증조부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였을까요?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지금 스튜디오에는 홍종선 대중문화 전문기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 강동원 씨가 친일파의 후손이다, 이 논란의 시작이 어디예요? 이걸 누가 막 찾았나요, 어떻게 된 거예요?

[인터뷰]
논란의 시작은 맥스무비 사이트인데요. 지금 그 논란의 시작이 된 글을 놓고도 이게 3.1절 특집 기사였다, 아니다. 그냥 일개인의 그냥 게시글이었다. 이것에 대한 진위도 사실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맥스무비 측은 우리는 그게 기사가 아니라 개인 글이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고요. 또 익스트림무비라고 해서 굉장히 해외 영화 소식들까지 빨리빨리 번역해서 올리는 말하자면 영화를 사랑하는 누리꾼들이 운영하는 사이트가 있어요.

거기에서는 분명히 이게 3.1절 특집기사였다. 이거 내가 원본 다 캡처해 뒀다. 그런데 요즘 하도 가짜 뉴스가 많다 보니까 그것의 진위는 앞으로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그런 식으로 하면서 이건 특집기사였다고 하는데 그걸 떠나서 기사든 게시글이든 거기에서 강동원 씨를 비롯해서 몇몇 배우들이 친일파 후손이다. 또 몇몇 배우는 독립유공자 후손이다.

이런 게 카드 뉴스 형식으로 그렇게 게재됐었어요. 이 부분 중에서 그 많은 배우들 중에 강동원 씨가 가장 인기가 높다 보니까 그 부분이 똑 떨어져서 여러 사람이 퍼나르게 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첫 번째 그 퍼날라진 글이 문제가 됐고요. 그다음에 소속사에서 이 부분을 놓고 맥스무비에 정식으로 항의를 합니다. 이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맥스무비도 받아들이고 글을 삭제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일파만파 퍼날라진 상황이었죠. 일부 게시글, 일부 블로거에 대해서 이걸 소속사에서 명예훼손이라면서 글을 삭제를 요청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인터뷰]
강동원 씨의 외증조부가 친일 행적이 있었다는 것이 나중에 친일인명사전에 나온 건 2009년인데 논란이 된 건 첫 번째는 2007년도에 강동원 씨의 발언으로 시작된 건데 2007년도에 우리 외증조할아버지 예술이다. 금광도 하셨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굉장히 자랑스럽게 얘기를 했었는데 그러니까 그것도 강동원 씨가 외증조부가 친일 행적 했다는 것을 알고 했던 발언 아니냐, 무개념 발언 아니냐 여기까지 논란이 확산이 된 건데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강동원 씨가 무언가 대응을 했다기보다 소속사에서 굉장히 강력하게 대응을 했어요. 그 대응에 네티즌들이 더 뿔이 난 거고 더 뿔이 나다 보니까 지금 계속 강동원 씨에 대한 비난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은게 강동원 씨가 얘기했던 것은 2007년이고 친일명부가 등재된 건 2009년이니까 외증조부가 뭐 하셨는지 아시나요?

[앵커]
저는 외증조부는 고사하고 우리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얼굴도 못 봤어요. 저 태어나기 전에 다 돌아가셔서.

[인터뷰]
강동원 씨가 이 부분과 관련해서 적극적으로 명예훼손에 대응했다면 문제가 됐겠지만 소속사가 과잉대응한 측면이라는 걸 감안할 때 지금 현대사회에 연좌제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강동원 씨에 대한 비난 여론은 조금은 잠잠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개인적으로 드네요.

[앵커]
지금 맥스무비 측은 친일인명사전 등재 말고 다른 사실이 왜곡됐다 이런 입장이죠.

[인터뷰]
그렇죠. 처음 나왔던 표현들이 1급 친일파 이런 식으로 표현이 되어 있는데 실제로 그 사전에 1급, 2급, 3급 급수 구분이 없다. 그리고 또 위문대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게 위안부 관련이 아닌데 위안부 창설에 기금을 댄 것처럼 한 부분도 사실왜곡이다. 그래서 심히 유감스럽다 이런 입장을 내놓고 있죠.

[앵커]
그리고 친일의 대가로 채굴권을 얻었다는 내용 역시 시기를 확인한 바 사실무근입니다. 이것이 맥스무비 측의 입장인데요. 그런데 이종만이죠. 이 사람의 가족 측은 일본 측에 자금은 헌납했다, 하지만 교육사업도 하고 빈민구제사업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복지를 위해서도 굉장히 많이 노력을 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이종만 씨의 딸이 하는 얘기입니다. 말하자면 분명히 기업을 해야 하다보니까 기금을 낸 건, 전쟁기금을 낸 건 사실인데 사실은 뒤로 좋은 일도 많이 했다. 그래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것은 공정한 평가가 아니라는 게 이종만 씨 딸의 입장이고요.

또 오늘 하태경 의원 같은 경우에도 SNS에 친일을 떠나서 그 시대에 권력의 겁박이라는 게 요즘 시대보다도 더 했을 텐데 무조건 친일로 몰아붙이는 건 문제가 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했는데 저는 안타까운 게 지금 강동원 씨가 친일파의 후손이다 아니다, 이 먼 외증조부를 놓고 이런 논란보다는 사실 자금 문제라고 봅니다.

소속사가 어떻게 보면 소속 배우의 보호를 위해서였겠지만 그리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보니까 명예훼손을 내세워서 이 글을 지워달라고 했겠지만 또 그 개인 입장에서 보면 이 본인은 그게 맥스무비의 특집기사라고 알고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그걸 퍼날랐을 뿐인데 나한테 어떤 메일이 오고 그런 위협을 받았을 때 이 부분에 대해서 나는 그냥 글만 옮긴 건데, 링크만 복사해 넣은 건데 이런 메일까지 받아야 되나라고 생각했을 때 YG가 너무 과잉대응을 한 게 아니냐라고 생각을 했던 부분이에요. 제가 생각할 때는 이렇습니다.

지금 강동원 씨가 이런 사과를 했어요. 제가 가족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점. 그리고 또 이런 부분에 대해서 논란이 불거졌을 때 미리미리 빨리 사과하지 못한 점 이런 걸 얘기를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소속사가 처음에 만약에 사실이라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든가 사실이 아니라면 시시비비를 가려서 친일인명사전 등재는 맞지만 이러이러한 부분은 사실과 다릅니다라고 명명백백히 차라리 가렸으면 좋았는데 지금 네티즌들을 화나게 한 부분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냐. 삭제해달라고 그러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게 없어지냐 이런 식으로 하면서 오히려 잘못된 대응이 화를 불거지게 한 겁니다.

[인터뷰]
이종만 씨 가족이 일제시대 때 친일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냐. 기업 하다 보니까 일제 강압에 의해서 도와줬다고 하는데 본인은 선의로 했든 어떤 것으로 했든 몰라도 결국은 역사에는 이렇게 군수공장에 비행기를 헌납했던 것들은 친일파로 기록이 남습니다.

지금 독일과 프랑스는 70년이 지난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부역자에 대해서 아직도 전범재판소에 세워서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나 위안부 문제라고 하면...

[앵커]
그건 본인들을 처벌하는 거죠, 자손을...

[인터뷰]
아무튼 위안부 문제라든가 독도 문제, 한중 간의 갈등 속에서 민족문제가 불거질 때는 연예인이든 소속사든 친일과 관련돼 있는 가족들이들 간에 언행에 특별히 주의해서 이 문제가 사회 갈등으로 유발되는 것들을 막는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인터뷰]
강동원 씨가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유명한 인사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느냐가 사실 대중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자기 외증조부가 친일한 행동에 대해서까지 법적이라든가 이렇게 윤리적으로 책임을 연좌제로 묻는 것까지는 그런데 자기가 그동안 처음에 자랑한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자기 외증조할아버지가 금광을 했다느니 자랑한 부분이 옛날에 있고. 그다음 최근에 나왔을 때 대처할 때 한 닷새 만에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는데 처음부터 그런 부분이 있으면 그런 부분들은 잘 몰랐었는데 그런 부분이 사실인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미리 사과하고 그래서 대중의 정서와 함께 가야 하거든요, 대중적인 스타는. 그런 식으로 간다면 별 문제가 없었는데 처음에 과잉대처하고 늦은 감이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앵커]
우리의 얼룩진 과거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측면이 있는데요. 모르겠어요. 외증조할아버지가 지금 이름을 알고 뭘했는지 아시는 분 없잖아요. 물론 강동원 씨는 외증조할아버지의 미담을 듣고 자랐다고 해서 알기는 알았던 모양이지만 자세한 것은 모를 수도 있었겠죠. 그리고 굉장히 저도 이걸 보면서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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