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모두 내려놓고 싶다"...미술관장직 전격 사퇴

홍라희 "모두 내려놓고 싶다"...미술관장직 전격 사퇴

2017.03.06. 오후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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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라희 삼성미술관 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사퇴했습니다.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혀온 홍라희 관장의 전격 사퇴는 아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김상익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문화재단은 홍라희 관장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후임도 미정이어서 당분간은 홍 관장의 동생인 총괄부관장 홍라영 씨 등 부관장들의 협의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홍라희 관장은 지난달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자 "참담한 심정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년째 병상에 누워 있는 데다 아들까지 수감돼 대외적인 활동이 많은 관장직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미술계 안팎의 분석입니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인 홍라희 관장은 시아버지 고 이병철 회장이 세운 호암미술관 관장직에 1995년 취임하면서 미술계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2004년에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하면서 두 미술관의 관장직을 맡아 세계적인 컬렉터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한국 미술계 영향력 1위의 인물로 꼽혀온 홍 관장이지만 시장에서 느끼는 공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종근 / 미술평론가 : 홍라영 부관장도 못지않게 오랜 연륜과 미술관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커다란 공백 현상은 없을 거라고 봐요.]

홍 관장은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사태 때 비자금을 이용해 수백억 원대 고가 미술품을 구입한 의혹을 조사받았지만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홍 관장은 당시 관장직에서 사퇴했다가 3년 만에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미래전략실 해체 등 그룹의 실질적인 변화 움직임과 칠순을 넘긴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일선 복귀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YTN 김상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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