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억 대 조형물 둘러싼 '이상한 공모'

단독 6억 대 조형물 둘러싼 '이상한 공모'

2017.02.09.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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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기관인 한국교직원공제회가 6억 원대 조형물 공모에서 당선작을 뽑고도 무슨 일인지 해당 작품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당선 작가가 포기 의사를 밝혔는데도 받아들이지 않고 서울시의 최종 승인 절차를 진행하려고 해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 교직원 공제회가 서울 여의도에 짓고 있는 신사옥 공사현장입니다.

지난해 말 공제회는 이 건물에 세울 6억 원대 조형물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응모 자격을 회원인 4년제 미술대학 교수로 한정했고 각 대학의 추천을 받은 교수 십여 명이 출품했습니다.

그런데 발표 전부터 이미 당선작이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어떻게 된 일인지 당선작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공모 참여 교수들의 공개 요구 항의에도 공제회 측은 당선작 사진도 없이 당선자와 작품명만 문자로 통보했습니다.

[교직원공제회 공모 응모 교수 : 작품 하나 이미지만 하나 그냥 올려주시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그 사유를 알아보니 당선자가 비공개로 하고 싶다, 희롱당한 느낌인 거예요.]

교수들은 공제회 측의 심사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공모지침서를 보면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한다고 쓰여 있는데 실제로는 전문가 없이 직원들의 투표로 당선작을 뽑았다는 것입니다.

[교직원 공제회 관계자 : 외부 사람이 끼시면 더 사가 낄 수도 있고, 저희가 뭐 비전문가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은 더 비전문가가 보는 게 나을 수도 있고…]

당선된 교수는 이후 진행될 지자체 심의에 잡음이 없도록 비공개를 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교직원공제회 공모 당선 교수 : 미리 판을 짰느니 뭐니 항상 미술계에서 나오는 이야기에요. 공개해도 되는데 떨어진 사람들이 항상 그런 짓들을 해요. 저는 너무 많이 봤어요.]

취재가 계속되자, 당선 교수는 작품 당선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는데 공제회 측은 이런 의사와 상관없이 최종 승인 절차인 서울시 미술 심의를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종근 / 미술평론가 : 의혹의 중심에 놓여있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억지로라도 진행하려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논란거리나 또 다른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가 없는 상태라고…]

의혹을 제기한 교수들은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재공모를 통한 공정한 심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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