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블랙리스트 사과는 했지만..."알맹이 없는 사과"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과는 했지만..."알맹이 없는 사과"

2017.01.23. 오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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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전·현직 장·차관이 잇따라 구속된 문화체육관광부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진상 규명은 특검에 의존하고 재발 방지책도 원론적인 내용에 불과해 '알맹이 없는 사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전·현직 장·차관 4명이 줄줄이 구속된 문화체육관광부가 결국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블랙리스트' 명단의 실체가 언론이 공개되며 논란이 불거진 지 석 달 만입니다.

송수근 장관 직무대행을 비롯해 문체부 실·국장들은 예술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할 문체부가 문화예술 지원의 공정성 문제를 일으켜 부끄럽다며 통렬히 반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송수근 / 문체부 장관 직무대행 : 특검 수사 등을 통하여 우리 문체부가 져야 할 책임에 대해서는 마땅히 감내하겠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현장 문화예술인들이 주축이 된 논의 기구를 만들고 관련 법을 개정해 문화예술계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부당한 축소·폐지 논란이 있는 지원 사업은 바로잡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를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지만, 원론적인 대책으로 사태 수습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문체부 내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나 인사방침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당장 송수근 장관 직무대행조차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특검 수사를 받아 자격 논란이 일고 있지만, 자신의 거취에 대해 즉답을 피했습니다.

사과보다 먼저 이뤄져야 할 자체 진상 파악도 특검 수사를 이유로 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영산 /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 : 굉장히 담당자가 많고 광범위하고 저희가 전체를 파악하기는 상당히 힘듭니다.]

사상 초유의 현직 장관 구속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문체부가 여론에 떠밀려 진정성 없는 사과와 알맹이 없는 대책을 내놨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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