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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톡스] 너도 나도 '디지털 혁신', 정답은 뭘까?
    [디톡스] 너도 나도 '디지털 혁신', 정답은 뭘까?
    2016년, 대한민국 언론의 화두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는 뭐니뭐니해도 '혁신'과 '통합'이다. 그동안 각 언론사의 보도국과 편집국의 하위 개념으로 인식됐던 디지털 부문을 너도나도 보도 부문과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마트폰의 대중화 때문이다.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신문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국내 4천만 스마트폰 유저들은 필요할 때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뉴스를 소비한다. 뉴스 소비의 패러다임이 바뀐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너도나도 '디지털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 '통합 뉴스룸' 등의 단어를 전면에 내걸며 일련의 변신을 시도한다. 보통은 이런 과정을 '디지털 혁신'이라고 표현하지만, 대한민국 언론의 상황은 ‘혁신’이라는 단어가 가진 함의와는 좀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 경우도 많아 보인다. 구호 또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인 변화가 눈에 띄는 경우도 목격되기 때문이다.

    [디톡스] 너도 나도 '디지털 혁신', 정답은 뭘까?

    디지털 부문에 대한 접근 방식은 크게 2가지 정도로 나뉜다. 이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언론사에서 디지털 부문에 대한 접근 방식은 기존 보도 부문 안에 둘 것이냐, 아니면 보도 부문과 분리해 운영할 것이냐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상황에서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BBC와 뉴욕타임스이다. BBC는 기존 보도국이 디지털부문을 흡수한 형식인 반면, 뉴욕 타임스는 편집국과 디지털 부문이 완벽하게 분리돼 있다. 기구상의 분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디지털 부문을 담당하는 뉴욕타임스 디지털이 별도 법인으로 존재한다.

    한국 상황을 보면, KBS와 SBS, 중앙일보 등이 BBC 모델에 가깝다. 대부분은 디지털 부문을 기존 보도 부문으로 흡수해 인력을 총괄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반면 YTN의 경우는 뉴욕타임스 모델과 거의 100% 동일하다. YTN이 YTN PLUS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해 디지털 부문을 운영을 하고, YTN 보도국의 기자가 YTN PLUS에서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역할을 하며 실무를 지휘한다. 뉴욕타임스 역시 편집국 기자가 뉴욕타임스 디지털로 파견을 가 편집국과 디지털 부문의 링키지 역할을 하면서 일을 한다고 하니 YTN은 '어쩌다 보니' 뉴욕타임스 모델과 흡사하게 되어버린 셈이다.(개인적으로 팩트 확인을 한 것은 아니지만 뉴욕타임스 디지털의 디지털뉴스팀장이 뉴욕타임스 편집국의 10년차 기자라고 하니, YTN과 뉴욕타임스는 사실상 동일한 모델로 볼 수 있겠다.)

    [디톡스] 너도 나도 '디지털 혁신', 정답은 뭘까?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긴다. 어떤 모델이 더 효율적일까? 필자는 각각의 장단점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효율성을 판가름하는 주요 기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먼저, BBC 모델의 경우에는 총괄 지휘가 수월하다. 국내의 경우 SBS의 상황을 보면, SBS는 지난 8월 보도본부를 보도국과 보도제작국, 뉴미디어국으로 기구개편을 단행했다. 보도본부 밖에 존재하던 뉴미디어실을 아예 보도본부에 속하는 하나의 국으로 만든 셈이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보도본부장 등 총괄 책임자가 키를 잡고, 보도 부문과 디지털 부문의 조율을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어떠한 아이템을 온에어와 온라인 어디에 먼저 낼 것이냐는 논쟁이 생겼을 때 교통정리를 하기 쉽고, '디지털 퍼스트'나 '모바일 퍼스트' 같은 구호에 맞춰 방향성을 공유하기도 수월한 구조이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기계적으로 보도본부 안에 디지털 부문을 흡수할 수 있고 디지털 퍼스트 구호를 내걸 수는 있지만,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사지 못한 다면 아무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 기구 개편만 디지털 퍼스트지, 공감대가 공유되지 않으면 그 나물의 그 밥, 그러니까 기존의 체제와 다른 어떤 것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건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실제로 일부 언론사에서 목격되는 현실이다.

    반면, YTN이나 뉴욕타임스 모델의 경우에는 기존 보도부문의 공감대와 상관없이 목표만 설정되면 디지털 부문의 노력만으로 일정 부분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기자들이 개입하지 않는 구조에서 디지털 부문의 전문가들이 IT기업의 특성을 살려가며 성취도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YTN이 최근 거둔 디지털 부문의 성취를 놓고도 여러가지 분석이 가능하지만, 필자는 보도국과 완벽히 분리된 시스템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판단한다. YTN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채널 등에서 올리고 있는 압도적인 성과는 기자들의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 디지털 에디터와 제작피디들의 자발성과 노력에서 이뤄진 성취라고 보는 것이다.

    [디톡스] 너도 나도 '디지털 혁신', 정답은 뭘까?

    물론, 이 모델 역시 단점이 존재한다. 보도 부문과의 갈등이다. 보도 부문과 디지털 부문을 체계적으로 총괄할 수 있는 여지가 BBC 모델보다 약하다 보니,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봉합하는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다. 예를 들어, 아주 '얘기가 되는' 사건사고 제보 영상이 접수됐을 경우를 보자. 이 경우 디지털 부문은 통상 페이스북에 속도감 있게 올려서 모바일 유저들에게 공급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보도국에서는 보도의 중추인 방송에 먼저 온에어하기를 원한다. 이럴 경우에는 보통은 온에어에 양보를 하지만, 온에어에 방송이 될 때까지 빨라도 반나절 길면 하루 이틀이 걸리기 때문에 디지털 부문은 명품을 손에 쥐고도 장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을 눈만 뜬 채 바라봐야하는 상황을 겪어야 한다.

    아직 정답은 없는 것 같다. BBC 모델을 중심으로 통합 뉴스룸으로 가는 것이 정답인지, 아니면 YTN이나 뉴욕타임스처럼 별도 부문으로 가는 것이 정답인지 쉽게 단언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가 통합 뉴스룸을 기치로 내걸고 있지만, 별도 부문으로 분리된 YTN만큼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채널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YTN 역시 장기적으로는 통합 뉴스룸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게 될 수도 있다.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모바일 뉴스 시장이 더욱 확대될 수록 보도 부문과 디지털 부문의 역할이 동등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기를 점치는 것 자체가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 실무자들은 고민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과연 정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지금의 모바일 패러다임은 또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어.렵.다.

    이승현 기자 / YTN 디지털센터 디지털뉴스팀장
    이메일: hyun@ytn.co.kr
    페이스북 페이지: YTN이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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