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수록 행복하다... '미니멀라이프' 유행

버릴수록 행복하다... '미니멀라이프' 유행

2016.10.13. 오전 05: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정리 열풍'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최소한을 소유하는 삶'을 살자는 이른바 미니멀 라이프가 주목받으면서 버리고 정리하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박신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맞벌이 부부 박동성-황윤정 씨.

저녁 시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맞벌이 여성에게 퇴근은 가정으로의 출근이라는 말도 있지만,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황윤정 씨에게는 예외입니다.

[황윤정 / 경기도 하남시 : '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좋아하는 걸 못하는 걸까?' 그럴 때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을 읽고 관리할 물건이 많아서 그런거구나… 물건이 줄어들면 쓸데없이 시간을 빼앗기는 일도 줄어들겠다…]

미니멀라이프 (Minimal Life)는 단순하고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 흐름을 나타내는 '미니멀리즘'과 삶을 뜻하는 '라이프'가 더해진 말로, 불필요한 것을 최소화해 내면의 삶에 충실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의 방식을 말하는 겁니다.

단순한 삶을 살아보겠다고 마음먹은 뒤 황 씨가 먼저 시작한 건 불필요한 물건을 하나씩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하나, 내일은 두 개, 이렇게 규칙을 정해 버리니 한 달 동안 5백 개 정도의 물건이 정리됐습니다.

모인 물건은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거나 기부했습니다.

이렇게 산 지 3년째.

살림살이는 텅 비었지만, 물질이 비워진 만큼 행복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박동성-황윤정 / 경기도 하남시 : 행복의 기준이 달라졌어요. 옛날에는 남의 것을 나도 갖고 싶고 물건을 사면서 거기서 행복을 얻었는데, 이제는 나누는 거…]

[박동성-황윤정 / 경기도 하남시 : 부부 사이가 좋아질 수밖에 없는 게 제가 눈치를 안 보게 되어요. 지금은 뭐 와이프가 특별하게 할 게 없으니깐 눈치 안 보고 저는 저대로 편해졌어요.]

정리와 버림, 비움의 미학으로 요약되는 미니멀라이프는 올해 들어 특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극단적 비움으로까지 보일 수 있지만 번역서들을 읽은 뒤 공감하고 실천해 보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에서는 4만 명이 넘는 회원들이 관련 정보를 교류하고 있고, SNS에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합니다.

관련 서적 출간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준영 /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 사치의 시대가 가고 가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분석을 하고 있고요. 소비주의에 대한 전반적인 반성과 함께 뭔가 소비적인 윤리, 후속세대나 환경을 생각하는 다양한 방식의 윤리적 소비가 강조되면서….]

최소한의 소유로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삶조차 유행이 되어가는 모습은 아쉽지만, 실천을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하는 점은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YTN 박신윤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