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정성이 빚은 공예 걸작을 본다

노동과 정성이 빚은 공예 걸작을 본다

2016.09.17.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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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 공예가들의 작품과 작업과정을 함께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예술가들이 들인 노력과 정성을 생각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임수근 기자입니다.

[기자]
두드리고 돌리고 다시 두드리고.

푸르스름한 도기 '푸레도기'는 유약을 쓰지 않고 1,300도의 가마에서 5일 동안 딱 한 번만 구워냅니다.

손톱이 닳도록 거친 흙을 긁어내야 비로소 도기 하나가 완성됩니다.

[배연식 / 푸레도기 전승기능자 : 도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제가 손톱이나 아니면 대나무 칼을 이용해서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복잡한 선을 배제하고 금속이 갖고 있는 물성을 드러내는 공예가 고보형 씨의 작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심한 사물에 형태와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에는 전통과 현대를 떠나 늘 노동과 시간과 땀이 필요합니다.

[고보형 / 금속공예, 한양대 교수 : 전통하고 현대는 시간상의 개념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지 사실상 그 안에 있는 생각들, 사용성 그건 전혀 구분이 없어요.]

도예와 금속, 섬유 공예가 6명의 작품 10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는 결과보다 공예가들의 제작 과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젊은 도예가 강기호 씨는 기계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손끝으로만 작품을 주물러냈습니다.

한산 세모시 전승자인 박미옥 씨는 960가닥으로 순백색의 세모시를 엮었습니다.

자신만의 문법으로 느리게 걸어가는 공예가들의 땀과 노력이 쉬운 소비에 포위된 현대인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YTN 임수근[sgl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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