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서, 송해 추도사 속 발인 예식

구봉서, 송해 추도사 속 발인 예식

2016.08.29. 오후 7:3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이종근, 데일리안 편집국장 / 백성문, 변호사 / 유인경, 前 경향신문 선임기자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앵커]
우리나라 코미디계의 큰 별이 졌습니다. 향년 90세로 27일에 별세한 고 구봉서 씨. 그 영결식이 오늘 서울 종로구의 한 교회에서 열렸는데요. 여기 계신 분들은 다 아시죠?

[인터뷰]
그럼요. 저는 아주 어릴 때...

[앵커]
잘 모를 것 같아서 제가 물어본 건데 나머지 분들은 다 잘 아실 것 같은데요. 그런데 사실 구봉서 씨 하면 우리나라 코미디계의 대부에 속하시는 분이잖아요.

[인터뷰]
대부죠. 연세가 91세까지 잘 버텨주셨다는 것만 해도 굉장히 감사할 일이고 또 끝까지 코미디언으로 남아 계셨다는 것. 그리고 부의금 받지 말아라. 후배 개그맨들, 코미디언들 가난한데 와서 밥 한 끼 먹고 가라라고 했다는 것.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밝혀졌지만 40년 이상 문경에 있는 보육원에 끝없이 후원금을, 가족도 모르게 하셨고 유언이 나 죽은 뒤에도 후원금을 줬으면 좋겠다는 거여서 그분이 정말 큰 분이셨구나라는 건데요.

안타까운 건 뭐냐하면 사실은 외국의 경우에는 이렇게 유명한 코미디언이나 국민에게 웃음을 준 분들이 돌아가시면 대통령이 안타깝다 이런 한말씀 해 주시면 그렇구나라고 하는데 왜 이런 데 대해서는 우병우 수석 때문에 너무 골치가 아프셔서 그런지 그런 말씀을 안 하시고. 이건 우리 문화의 격이거든요. 웃음을 누가 줍니까? 정치인이 줍니까? 저는 어린 시절에 구봉서 선생님 때문에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인터뷰]
정치인들도 가끔 웃음을 줘요.

[인터뷰]
어이없어서 웃는 웃음과 진짜 재미있어서 웃는 웃음은 다른데 안타깝습니다.

[인터뷰]
아까 말씀하셨지만 돌아가실 때 부의금 받지 말라는 것까지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을 보여주셨는데 사실은 코미디의 실제 배역 자체도 스스로 빛이 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는 사람들을 빛을 내주는 역할을 하셨어요. 예를 들어서 바보 역할을 하신 분들은 배삼룡 씨라든지 이기동 씨라든지 먼저 돌아가셨지만 이런 분들과 함께하면서 비교적 정상 캐릭터거든요.

그런데 정상적인 캐릭터면서도 이 사람들의 말들을 받아서 그 사람들의 말을 빛내주는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사람들은 슬랩스틱도 하고 또 유행어도 많은데 본인은, 물론 본인 유행어도 있지만 사실 본인이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빛을 내주는 역할을, 중심의 역할을 끝까지 하셨다는 것, 그래서 더욱더 코미디언 후배들이 존경하는 그런 배역이었죠.

[인터뷰]
영화배우로도 활동하셔서 수학여행이라든가 남자가정부라든지 당시 실화나 이런 것을 다룬 것을 했는데 코미디언이 주인공을 맡았다고 해서 나라에서 뜨악 했었는데 해외에서 영화제 상을 받았습니다. 그때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코미디, 특히 관료들이 코미디언을 무시했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죠.

[앵커]
사실 옛날에 진짜 연예인 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더 훌륭하신 분들이라고 보는 게 요새는 어린아이들 꿈이 대부분 다 연예인이잖아요. 그런데 그때는 굉장히 연예인을 한다라는 건 가시밭길을 걷는 거 아니었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좋아서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저는 사실 더 빛나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발인의 추도사는 송해 선생님이 하신 모양이더라고요.

[인터뷰]
한 살 어리시죠.

[앵커]
그런데 그게 설이 여러 가지예요. 한 살 어린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아니더라라는 얘기도 있고요.

[인터뷰]
그런데 송해 선생님이 형 하고 부르시는 거 보면 그렇게 받아들여야 될 것 같습니다. 안타까우실 것 같아요. 저는 구봉서 선생님이 마지막까지 코미디언이었다라는 게 너무 고마운 게 최근에 들어서 돌아가신 소식이 나오니까 그분이 했던 말들이 돌아다니더라고요.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는데 교회에 갔는데 어떤 분이 왜 성모마리아는 남편이 아니고 남편도 모르는, 아버지도 모르는 자식을 낳았습니까라고 따지니까 남편도 아무 말 안 하는데 왜 당신이 따지냐고. 그래서 크리스천다우면서 코미디언다운 걸 보여주셔서 결국은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하고 가셨구나 해서 이분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저는 그리고 사실 요즘 연예계 쪽에서 굉장히 여러 가지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 그런 여름이었잖아요. 하지만 아주 원로 연예인 중의 한 분이 이렇게 여러 가지로 정말 우리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남기고 돌아가셨다는 것이 저는 참 다행이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이번에 인터뷰를 하는데 아드님이 이렇게 아버지를 회고하더라고요. 우리 아버지는 어머니밖에 모르는 분이었다. 딱 한마디. 더 가감도 없이. 그런데 그것이 왜 큰 울림이냐. 지금 말씀하셨듯이 지금의 세태가 사실은 한 사람이 한 사람을 평생을 사랑하는 것이 사실은 좀 이상하다거나, 그러니까 이상하다는 표현은 제가 이상해지지만... 그것이 빛을 발하고 조명을 받는 그런 시대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한 길을, 자신의 직업도 한 길을 택했고 또 여자도 한 사람을 택해서 고이 사람들로부터 기리게 만들었다는 것. 그것도 사실 존경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그 말씀 하시니까 요새 오래간만에 친구 만났을 때 그때 그분하고...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많은데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요새 극단적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아까 유인경 기자께서 말씀을 하셨지만 알리지 않고 후원금을 아빠, 엄마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 내놨다는 사실 자체 이런 것들이 제가 볼 때는 정말 거인다운 면모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