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는 독립운동 안했다"...불붙은 논쟁

"덕혜옹주는 독립운동 안했다"...불붙은 논쟁

2016.08.25.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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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덕혜옹주'에 대한 역사 왜곡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역사물을 다룬 드라마와 사극은 심심치 않게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과연 진실과 허구의 경계는 어디까지가 적정한가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관객 5백만 명을 넘긴 '덕혜옹주', 역사 왜곡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덕혜옹주는 알려진 대로 강제 일본유학과 정략결혼, 딸의 죽음과 조현병으로 정신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한글학교를 세우고, 조선 노동자들 앞에서 연설하는 등 독립운동에 적극 나섰던 적은 없습니다.

오빠 영친왕과 함께 상해 망명을 시도한 것도 상상력을 덧댄 것입니다.

영화가 인기 있는 만큼 의견도 분분합니다.

[박찬영 / 경기도 구리 :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경우 허구가 들어갈 순 있긴 한데 어린 학생들이 진짜로 믿을 수 있어서 사실을 반영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미화 / 서울 자양동 :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영화는 상상력이 들어가는 거니까 그렇지 않으면 다큐멘터리를 봐야겠죠?]

지금까지 역사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는 대부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드라마 '기황후'는 고려 시대 최악의 폭군 충혜왕을 매력적인 왕으로 미화시켜 문제가 됐고, 영화 '명량'도 배설장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제작진이 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진실과 허구의 경계입니다.

역사학자들은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 등 대중문화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역사적 사실은 지켜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장영숙 / 상명대 교양학부 교수 : 영화 도입부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는 것을 적시하기는 했지만, 관객들은 줄거리 자체가 전부 소설적 구상이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역사 왜곡의 가능성이 큰 거죠.]

문화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는 만큼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하도록 유연성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찬일 / 영화평론가 : 대중 관객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습니다. 본인들이 충분히 어떤 채널을 통해서든 학습을 통해서 어떤 것은 사실이고 어떤 것은 사실이 아니고 충분히 조율해 나간다면 이것은 과한 염려라고 봐야죠.]

뜨거운 논쟁은 역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소재빈곤으로 드라마와 영화에 역사적 사실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선희[sunn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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