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 결국 하차...불안장애 얼마나 무섭길래?

정형돈 결국 하차...불안장애 얼마나 무섭길래?

2016.07.29. 오후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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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재원 / 부산가톨릭대 교수, 양지열 / 변호사, 강미은 /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백기종 /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작년 11월이었죠. 불안장애로 잠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개그맨 정형돈 씨. 그런데 이제 조금 휴식기를 갖고 이 방송에 복귀할 것이다, 이런 얘기도 있었어요. 결혼식에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고 해서. 그런데 아직까지도 좀... 돌연 하차한 것을 보면 완전히 낫지 않은 모양이죠?

[인터뷰]
원래 다른 프로그램들은 다 미뤄놨고 하차를 했는데 한 프로그램인 가장 유명한 무한도전 프로그램에 고정적으로 계속 출연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거기에는 그 프로그램 자체에도 애착이 굉장히 있어서 미뤄두고 있었는데 이렇게 계속 미뤄두는 것은 결국에는 프로그램에도 도움이 안 되고 본인이 미뤄두었던 것 때문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해서 내가 복귀를 해야겠다. 더는 안 돼서 공식적으로 아예 하차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우리가 흔히 이렇게 굉장히 연기를 잘한다고 하거나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을 때 미친 존재감 이런 단어를 쓰거든요. 그런데 무한도전이라는 게 정말 국민 예능인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하지 않았습니까. 그만큼 멤버들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높았습니다.

누가 들어왔을 때 이 사람이 적합하느냐 안 하느냐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시비거리가 많이 있었죠. 그래서 지금 다른 사람 다 하차하고 원년멤버는 유재석 씨밖에 안 남은 거잖아요. 그런데 국민예능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런 생각도 좀 들고.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개그맨 참 힘들 것 같아요. 같은 개그를 한 번밖에 못 하잖아요. 늘 다른 개그를 해야 되잖아요. 가수는 히트곡이 있으면 평생 히트곡으로 돈을 벌 수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 개그맨들이 참 힘들 것 같습니다.

[앵커]
어떤 분은 히트곡 한 곡으로 평생 하시는 분도 있잖아요. 그런데 진짜 개그맨들이 특히 그래서 이런 불안장애라든지 어떤 공황장애를 앓으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뷰]
직업병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본인의 마음은 불안하고 힘든데 다른 사람을 웃겨야 된다는 것으로 이중고를 겪으시는 것 같아요. 나는 이분들을, 주변의 사람들 예를 들어서 그냥 편안하게 있고 싶은데 개그맨들이 이런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자기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몇 명이 있는데도 막 즐겁고 분위기가 들떠야만 되고 내가 그걸 책임져야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디를 가도 불안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는 불안하고 마음이 힘든데 주변 사람들을 웃겨야 되는 이게 완전히 밸런스가 안 맞으니까 그거 때문에 정신적인 병까지도 얻게 되는 그런 상황이라는 거죠.

[인터뷰]
정형돈 씨의 경우 무한도전 12년 차에 이제 하차를 하게 됐는데 사실 이런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불안증세를 느끼냐면 잘하고 있는 무한도전 프로그램도 무한도전 프로그램도 언젠가 없어지겠지. 그러면 나도 없어질 거야, 이런 정도로 심각했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셨지만 연예인들 이경규 씨나 김구라 씨나 이병헌 씨 상당히 톱스타라는 사람들도 직업에서 오는 불안장애가 항상 존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병헌 씨 같은 경우에는 공황장애 때문에 약을 상시 복용하고 있는 상태였고 또 이경규 씨도 공개적으로 또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실토를 했고 그다음에 김구라 씨는 널리 보도가 되었습니다만 심각한 그런 상황까지 갔었는데 잘 이기고 지금 예능 프로그램에서 MC도 계속하고 있는데 사실 모든 사람들에게 소위 말하면 공황장애라는 것은 조금씩 존재한다고 합니다.

[앵커]
제가요, 예전에 한 10년 전. 라디오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개그맨 두 분이 나오는 코너가 있었어요, 시사프로그램인데. 제가 시사프로그램만 진행을 하다가 개그맨 두 분을 같이 초대해 방송을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가 않거든요. 그런데 라디오임에도 불구하고 보이지도 않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뭐냐하면 방송이 나가지 않을 때 그 두 사람이 막 장난치고 거기에서 너무 재미있게 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진짜 신기하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아까 양지열 변호사께서 말씀을 하신 것처럼 그게 일종의 직업병인 거예요. 그러니까 가만히 있으면 불안한 거죠. 여기 직업병 계신 분 있으세요?

[인터뷰]
저는 병까지는 아닌데 어떤 문장을 쓴 것을 보면 엘리베이터에 쓰인 안내문구를 보더라도 이렇게 쓰면 더 좋을 텐데라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앵커]
그 버릇이 있으시구나.

[인터뷰]
저는 직업병이 있습니다.

[앵커]
사람을 전부 범죄인처럼 보세요?

[인터뷰]
절대 그런 것은 아니고요.

[앵커]
저 친구는 어떤 범죄를 저질렀지 이런 거 아니에요?

[인터뷰]
그런 거는 아니고요. 예를 들어서 집에서 만약 밤에 잠에서 잘 때 문단속을 한다든가 또 밖에 외출을 할 때 뭔가 잘 단속을 해야 된다, 그런 강박관념이 조금 있고요. 왜냐하면 많은 범죄를 접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그리고 사실 거리를 다니면서 방금 교수님이 말씀하셨지만 그런 부분이 있어요. 저 사람이 뭔가 범죄의 그런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착안을 하는 그러니까 결국 나쁜 것은 아닌데 상대방을 나쁘게 보는 건 아닌데 조금 헤아려보는 그런 증세는 있습니다.

[인터뷰]
저도 기자를 그만둔 지 꽤 오래됐지만 저는 사람들을 만나면 계속 질문을 하는 거예요. 너 기자 그만둔 지 오래됐어,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게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죠.

[인터뷰]
저도 아직도 그렇습니다. 그만 둔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어디를 가면 조용해지잖아요. 대화가 끊기면 제가 나서서 물어봐야 될 것 같고 불안해지고 그리고 그 사람이 평소에 뭐하는 사람인지 알아야 될 것 같고 심지어 메모할 때도 있습니다.

[인터뷰]
제가 어떤 TV프로그램을 봤는데 형사분이 출연을 하셨는데요. 범죄자들이 변장을 하면 사람들 대부분 못알아보더라고요. 그런데 형사를 하신 분은 딱 알아보시는 거예요. 어떻게 알아보셨느냐고 했더니 눈모양을 보면 안다는 거예요. 눈모양은 변장을 해도 변하지 않기 때문에 눈모양을 보면 이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거예요.

[인터뷰]
눈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게 마음의 창이라고 하잖아요.

[앵커]
써클렌즈를 끼면 못 알아보겠군요.

[인터뷰]
그런데 보통 본인이 조금 미심쩍은 부분이 있거나 범죄를 했을 경우에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겻눈질을 한다든가 상대방의 정직해 보이고 맑은 얼굴의 그런 사람과 잘 이야기를 못 하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쨌든 제가 볼 때는 이분들이 이 정도로 병을 앓을 정도로 굉장히 엄청난 스트레스와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사시는 그런 측면도 많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세상에 쉬운 일 없죠. 어쨌든 정형돈 씨 하루빨리 몸이 완쾌돼서 다시 화면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는 일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여기에서 양지열 변호사님 먼저 보내드리고 나머지 세 분은 계속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양 변호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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