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로 돌아온 전직 장관 유인촌·손숙

무대로 돌아온 전직 장관 유인촌·손숙

2016.07.22. 오후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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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손숙, 전 환경부 장관

[앵커]
연극계의 전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전혀 아닙니다. 지금 햄릿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그리고 공교롭게도 두 분 다 전직 장관입니다. 손숙, 유인촌 두 대배우를 오늘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반갑습니다.

[앵커]
사실은 나와주시기로 했다는 들었을 때 계속 공연이 이어지고 있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라고 저는 생각을 했거든요. 정말 다시 한 번 감사 말씀 드리겠습니다.

[인터뷰]
프로그램이 좋아서요.

[앵커]
더운데 또 이렇게 연습을 매번 하시고 공연하시고 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실 것 같은데요.

[인터뷰]
해야 될 일인데요, 뭐.

[앵커]
사실은 블록버스터라는 그 단어가 처음 떠올랐거든요. 처음에 기사 나왔을 때 보고요. 어떻게 이런 기획이 가능했을까, 어떻게 이분들이 다 한자리에 모일 수가 있었을까. 어떻게 이걸 성사시킬 수 있었을까. 어떻게 된 겁니까?

[인터뷰]
원래는 기념공연입니다, 사실은. 연극계의 큰 어른이셨던 이해랑 선생님 탄신 100주년, 올해가. 그래서 그 100주년을 통해서 기념공연을 하나 하자 했는데. 이해랑연극상이 있어요.

그동안 약 26명의 수상자를 배출을 했는데요, 매년 1명씩. 그래서 이왕 기념하는 공연이니까 그 수상자를 중심으로 해서 공연을 한번 만들어보자 해서 모이게 됐고요.

스태프, 캐스트들이 다 수상자라고 보면 되고요. 또 이해랑 선생님의 마지막 유작이 햄릿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저런 것을 따져서 햄릿을 다시 하게 된 거죠.

[앵커]
처음 햄릿을 우리나라 무대에 올린 것도 이해랑 선생님이시라요?

[인터뷰]
그렇게 알고 있어요. 대구에서 올렸다고 들었어요.

[앵커]
천막극장에서. 그러니까 이해랑 선생님께서는 햄릿이라는 작품이 그야말로 인생의 작품인 것이군요?

[인터뷰]
그렇죠.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연습을 하시다가 그때도 유인촌 씨가 햄릿을 하셨었죠. 그런데 막을 못 올리고 돌아가시고.

[인터뷰]
일주일 전에.

[인터뷰]
그리고 돌아가시고 나서 또 막을 올려서 공연을 했고. 그런 작품이죠. [앵커] 이해랑 선생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인터뷰]
우리 연극계의 큰 어른이시고 신극, 소위 말하는 현대 연극을 우리 한국 연극계에 뿌리박게 하신 분이시고 저희들한테는 엄청난 분이시죠. 연극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예술쪽의 어른이시라고 보시면 될 거예요.

[인터뷰]
예술원 회장도 하셨고 예총회장도 오래 하셨고 국회의원도 하셨고.

[앵커]
그렇기 때문에 그 이해랑이라는 명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대배우들이 다 모이실 수 있었던 거군요?

[인터뷰]
네, 아무래도. 올해 한번 그것을 기념하는 공연을 준비를 하게 되니까 이렇게 정말 흔치 않게 이렇게 모이게 된 거죠.

[인터뷰]
그런데 처음에는 사실 이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제일 먼저 유인촌 씨한테 전화를 했는데 흔쾌하게 합시다. 그러니까 다들 자기 스케줄 다 빼고 모이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이게 무슨 기적인가, 선생님을 위해서 이렇게 뭘 만들어주시나, 그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인터뷰]
지금은 돌아가셨어도 그 이후로 연극상을, 물론 가족들이 다 제정을 하고 만들었지만 연극계의 아직도 큰 어떤 흐름을 계속 만들어주시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저런 의미로 저희들이 보훈해야 될 그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앵커]
유인촌 선생님께서는 이번에 햄릿만 6번째라고요?

[인터뷰]
네, 이번이 6번째 하게 되는 햄릿인데 사실은 물론 많이 한 것이 좋은 점도 있지만 또 그만큼 더 어려운 점도 있고 그래요.

특히나 나이가 햄릿을 하면 안 되는 나이인데, 사실은. 그런 어려움이 있지만 하여간 마지막으로 잘 끝날 때까지 극복을 하려고 합니다.

[앵커]
처음에는 그래서 이번 공연에서도 햄릿하고 오필리어는 젊은 배우로 써볼까 하는 얘기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데 어떻게 해서 그렇게 결정이 됐고 또 어떤 마음으로 그걸 받아들이시고 연기를 하신 건가요?

[인터뷰]
그러니까 일단은 해랑상 수상자들만 하자 하는 게 있었고 그다음에 작품을 분석하고 하면서 아, 이건 젊은 배우로는 어렵다 하는 공감대가 형성이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젊은 배우가 감당하기는 역할이 너무 엄청난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손 선생님은 배우 유인촌의 햄릿 연기를 과거 젊은 시절 것도 보셨을 거고 지금 또 보시지 않습니까? 어떻습니까? 어떻게 다릅니까?

[인터뷰]
지금이 훨씬 더 잘하죠. 농익었다고 할까. 그동안에 또 다른 인생을 겪어 와서 그런지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열심히 하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그래서 제가 만날 그래요. 여자 배우가 5명인데 5명 여배우의 사랑을 이렇게 흠뻑 받을 수 있는가.

[인터뷰]
감사합니다.

[인터뷰]
우리가 공연장 오면 도라지 먹이죠, 주물러주죠. 그렇게 열심히 했어요.

[인터뷰]
목이 쉬거나 사고가 나면 안 되니까요. 어쨌든. 그만큼 분량도 좀 있고 또 많이 감정적으로 굉장히 집중하고 몰입해야 되는 거라 에너지 소비가 굉장히 크거든요.

[앵커]
햄릿 공연장에서는 유 선생님이 아이돌인 거군요.

[인터뷰]
그렇죠.

[앵커]
상대역인 윤석화 씨하고는 연극에서는 처음 호흡 맞추신 건가요?

[인터뷰]
처음입니다, 저는.

[앵커]
어떠신가요?

[인터뷰]
손 선생님 처음이신가요?

[인터뷰]
아니요.

[인터뷰]
같이 하셨죠?

[인터뷰]
세 자매도 하고 그랬는데.

[인터뷰]
같은 무대는 처음 이지만 그동안 너무 잘알고 있고 서로에 대한 성격이나 하는 스타일도 다 알기 때문에 그런 느낌은 별로 없는데 그래도 한무대에서 우리가 이렇게 30~40년씩 연극을 하면서 만나지 못했다가 이번에 그렇게 만난 분들이 꽤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면에서는 저희들 나름대로 또 굉장히 의미가 있고 또 사실은 대 선배님들인데 지금 저만 빼고는 다 자기 역할도 하지만 말하자면 코러스, 그 외의 조그마한 역할도. 하여간 그런 것들을 다 지금 나머지 여덟 분 선배님들이 다 소화를 하시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어려운 연극을 정말 과감하게 하고 있는 거죠.

[인터뷰]
2시간 40분을 거의 쉴 틈이 없어요.

[앵커]
계속 출연해야 되니까요.

[인터뷰]
광대도 했다가 유령도 했다가, 그런데 재미있어요.

[앵커]
그런 역할, 그런 코러스를 해 보시는 건 거의 몇 십년 만에?

[인터뷰]
거의 다 처음이죠.

[앵커]
전혀 불평없이 하셨습니까?

[인터뷰]
불평 없습니다. 너무 행복해하죠.

[앵커]
저희가 야구팀 대표팀 뽑을 때도 각팀의 4번타자들 다 모아 놓으면 팀이 안 된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감초 역할하는 사람도 있어야 되고 그래야 되는데 그야말로 대스타들, 다 주연, 전설적인 분들이 다 모여 있는데 호흡이 괜찮을까 그런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인터뷰]
처음에는 우려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너무나 다 자기의 색깔을 갖고 있는 분들이 모여서 과연 연극이 산으로 가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걱정. 또 실제로 저희들도 그런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고.

그런데 이미 자기 자리를 다 갖고 있는 분들이고 오랫동안 해 온 경험이 있어서 충분히 그런 부분을 다 알아서 배려하고 양보하고 또 화음을 맞추기 위해서 다 노력을 해서 그런 부분은 이번에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인터뷰]
배울 것 배우고 채울 것 채우면서 연습 기간 내내 굉장히 행복했어요. 서로 정말 아주 좋은 그런 앙상블을 만들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고 결과가 좋아서 더 기쁘죠.

[인터뷰]
오히려 작은 부분 하나도 지금은 꽉 짜여져 있는 거죠. 왜냐하면 다 그만큼 연륜을 갖고 있는 분들이 조그마한 역할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하여간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저희들 자체로도 아주 좋았고요.

또 다행히 많은 분들이 평을 잘 해 주시고. 또 아마 이것도 초유의 일 아닌가 싶어요. 개막하고 한 3일 만에, 근 우리가 한 달 공연을 하는데 전회 전석이 한 3일 만에 다 매진이 돼버려서 이것도 굉장히 복받은 일이구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지금 햄릿을 정말 보고 싶은 분들이 많은데 볼 방법이 없는 거죠, 지금?

[인터뷰]
그래서 저희가 연구를 하다가, 하다가 마지막 날 일요일이 한 회 공연이거든요. 그래서 한 회만 더 앙코르를 하자. 그래서 저희가 사실 유인촌 씨 눈치를 많이 봤죠.

왜냐하면 제일 힘든 역할이니까. 그래서 얘기를 한번 했더니 흔쾌하게 죽더라도 합시다 그래서 한 회 더 앙코르를 하게 됐어요.

[인터뷰]
아직은 오픈은 안 되어 있는데요. 이제 곧 티켓 오픈하지 않을까 싶어요.

[앵커]
수혜자가 그래도 많지는 않겠는데요. 그것도 행운이 있어야 되겠는데요.

[인터뷰]
아마 그러실 겁니다.

[앵커]
그러면 나중에라도 더 하실 계획은 전혀 없습니까?

[인터뷰]
현재로서는 그런 계획은 없는 것 같고요. 왜냐하면 이게 기념공연이니까 어쨌든 이번 일정을 무사히 마치면 다 다른 스케줄들이 있으니까 아마 당분간은 모르겠는데. 이제 또 논의를 해 봐야죠. 혹시 이런 기회가 더 가능하다면 더 할 수 있겠죠.

[인터뷰]
내년이라도 한번 더 하자, 이런 얘기들을 그냥 개인적으로 하고 있어요.

[앵커]
관객들은 주로 젊은층입니까, 아니면 좀 인생의 연륜이 좀 있는 분들...

[인터뷰]
이번에는 고루고루이고요. 연세가 많이 있는 관객도 꽤 많으시고요.

[인터뷰]
어제는 95세 할머니가...

[앵커]
95세 할머니가 연극을 보러 오셨군요.

[인터뷰]
오셨고 젊은 친구들도 아주 재미있게 잘 보고 있고.

[앵커]
이번에 연극의참맛, 묘미를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도 있을 것 같더라고요. 햄릿이라는 게 워낙 유명해서요.

[인터뷰]
블로그 보면 그런 거 많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인터뷰]
아무래도 셰익스피어를 정통에서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 의미를 잘 살려가면서 하는 공연이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요즘은.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는 굉장히 이번 공연이 오랜만에 의미가 있는 공연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전직 장관 두 분이 한무대에 서는 일은 세계 연극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아닙니까?

[인터뷰]
그것도 아마 처음...

[앵커]
어떻습니까. 장관을 해 보신 경험이 배우로서 도움이 됩니까?

[인터뷰]
많이 된다고 봐야죠. 왜냐하면 삶의 모습도 전혀 다른 경험을 한 것이고요. 또 여러 분야를 다 접한 거잖아요.

그리고 살림도 살아 본 것이고. 행정이나 조직이나 이런 예산, 인력 이런 부분을 다 한번 경험을 한 거라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더 연기하는 데 있어서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람 공부 많이 하게 되죠, 장관 하시면서.

[인터뷰]
많이 했죠.

[앵커]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장관 끝내고 나시면서.

[인터뷰]
다른 부분으로는 다 좋았고요. 사람에 대한 부분은 반반 정도인 것 같아요. 굉장히 회의도 많이 했고. 그러니까 우리가 겉으로 보는 것과 또 내면으로 우리가 볼 수 있는 양면을 항상 갖고 있는데 그런 양면을 다 볼 수 있는 지점은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회의도 많이 하고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이런 일을 한다고 그러면 뭔가 저도 많은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앵커]
선생님 맡으신 거트루드, 그러니까 두 분이 모자 관계로 나오시는 거죠?

[인터뷰]
제가 엄마죠.

[앵커]
어떻습니까? 그 역할은 처음하시는 건가요?

[인터뷰]
네, 저는 처음이에요. 햄릿을 처음 하는 거죠. 그런데 보통 겉으로도 왕비를 욕정의 여인이라고 얘기들을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왕권 또 명예, 모성, 또 물론 욕정도 있겠지만 그런 게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는 그런 역할이 아닐까. 그런데 너무 욕정 쪽으로만 가니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니까 사람이 조금 전에 유 선생님이 말씀하신 사람에 대해서 반반을 배웠다고 하신 게 회의적인 부분도 있고, 사람한테. 희망적인 부분도 있는 거고 그런 것들을 다 이해하려면 연륜이 쌓이고 그래야 그것이 표현이 되는 게 아닌가.

[인터뷰]
인물에 다 있습니다.

[인터뷰]
연극을 해 보면 굉장히 그게 아주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생각이 들어요.

[앵커]
그걸 어떻게... 그 인물에 몰입을 했다가 그다음에 다른 역할로 또 빠져나오기도 하고 배우 손숙으로 또 엄마도 돌아가기도 하고. 그게 참 어떻게 쉽게 될까 하는 게 그게 궁금했거든요.

[인터뷰]
쉽지는 않더라도 또 거기 계속 몰입되어 있으면 안 되니까 공연 끝나면 또 빨리 걷어내는 작업이 필요하죠.
[앵커]
무대에서 그러면 아드님을 보실 때 어떤 마음, 어떤 시선.

[인터뷰]
너무 안쓰럽고 아프고 그런 게 정말 있어요.

[앵커]
그러면 어머님을 어떤 시선으로 보십니까, 무대에서?

[인터뷰]
너무나 깊은 사랑을 갖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 사랑의 모습이 오히려 반대적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그것이 증오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러니까 저는 어떻게 보면 햄릿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처럼 어머니를 너무너무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더 증오의 감정이 더 많이 폭발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요.

[앵커]
햄릿을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겠지만 또 세월이 지나면서 기억이 희미해지기도 하니까.

[인터뷰]
그런데 그걸 책으로 읽기는 힘들어요.

[인터뷰]
그런데 사람들이 햄릿을 다 안다고 생각을 하는데 실제로 그걸 다 아는 것은 굉장히 힘들어요. 그래서 이 작품을 한번 보시면 굉장히 선명하게 알게 되지 않을까.

[인터뷰]
대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 이건 확실히 알죠.

[앵커]
그러니까 9명의 대배우들이 수십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쌓아온 연기의 내공과 인간에 대한 이해와 이런 것들이 한무대 안에서 그냥 1시간 반, 2시간 동안 다 펼쳐지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인터뷰]
저희도 공부 많이 했어요.

[앵커]
그러니까 그게 또 어우러지면서 거기서 또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고요.

[인터뷰]
언어 자체가 일상적인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러니까 철학 또는 문학, 이런 것들이 다 엮여 있는 언어들이라서 사실은 삶의 깊이가 있으면 있을수록 훨씬 더 표현의 깊이가 더해진다고 보죠.

[앵커]
평균이 66세시고.

[인터뷰]
나이는 꼭 들먹이시면...

[인터뷰]
70대 겉으로도 처음이시잖아요.

[앵커]
요즘 66세면 청년이니까요. 막내가 몇 살이 막내신가요?

[인터뷰]
지금 60세가 막내입니다. 지금 우리 새로 권성덕 선생님이 계셨는데 약간 건강이 안 좋으셔서 한명구 씨라고 젊은 피를 수혈했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50대 후반이시니까 그분이 막내가.

[앵커]
그분이 잔심부름도 하고.

[인터뷰]
해야죠. 그래서 평균연령이 낮아졌죠.

[앵커]
혹시 지금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정동환 선생님이 67세, 김성녀 66세, 유인촌 선생님도 소장파시군요, 저기서? 소장파시고. 윤석화 씨가 60세군요? 손봉숙 60세. 막내 한명구, 배우 한명구 씨가 56세,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혹시 다른 작품도 좀 탐나는 작품, 이 작품도 모여서 해 보면 좋겠다, 그런 작품은 없습니까?

[인터뷰]
아직 그런 생각까지는 안 해 봤는데요. 이번에 이렇게 경험을 해 보니까, 그러니까 정말 뜻이 맞고 이렇게 의지가 있으면 이렇게 계속적어도 1년에 한 편 정도라도 이렇게 모여서 하면 연극계도 물론이고 우리가 사회를 통해서도 그렇고 우리들 자신들도 그렇고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희망을 많이 가졌어요.

[앵커]
이번에 전석 매진된 것을 보면서 연극계 자체도 굉장히 고무됐겠는데요?

[인터뷰]
저희는 처음에 사실 걱정을 많이 했죠. 한여름 휴가철이고 또 너무 전설들이 모였다, 자꾸 이러니까 부담감도 컸고 . 뚜껑을 열었는데 별로더라, 또 이런 소리 들으면 어떻게 하나.

그런데 정말 너무 감사하고 그럴수록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너무 감사하죠.

[인터뷰]
그런데 막상 공연을 해 보니까 나이는 정말 큰 문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관객들한테도 물어봤어요.

우리가 너무 노쇠한 것 아닌가, 그랬더니 공연을 보면서 나이에 대한 개념은 아예 생각하지 않았었다.

[인터뷰]
성별, 나이 다.

[앵커]
성별을 바꿔서 출연하시는 분이 있거든요.

[인터뷰]
박정자 선생님은 여배우인데 남자 역할을 하거든요.

[인터뷰]
김성녀 씨도 남자 역할.

[인터뷰]
그런데 전혀 그게 어색하다거나.

[인터뷰]
윤석화 씨는 오필리어도 하지만 남자 역할도 하고.

[앵커]
남자 역할도 또 하시는군요. 윤석화 씨는 역할이 처음인가요? 오필리어 역할은 처음?

[인터뷰]
네, 오필리어는 처음이라고 그랬죠.

[앵커]
뭐라고 하시던가요, 오필리어에 대해서.

[인터뷰]
처음에는 힘들어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주 잘하고 있어요.

[앵커]
왜 처음에 힘들어하셨을까요?

[인터뷰]
나이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어린 역할인데.

[인터뷰]
20대, 더 아래로 내려가면 10대라고 봐야 하는데 그 차이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죠, 사실.

[앵커]
선생님은 다른 장관이라든가 그런 다른 외도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이런 것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십니까. 아니면 전혀 안 하십니까?

[인터뷰]
전혀 안 합니다. 제가 나이가 몇인데. 배우로서 너무 만족하고 무대에 서는 게 가장 행복하고 그렇습니다.

[앵커]
잠깐 외도를 하고 돌아보니까 더 행복해지던가요?

[인터뷰]
그게 또 외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도 저는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유인촌 전 장관이랑 해 보니까 배우는 무대에 돌아왔을 때 정말 제대로 그 진가가 나오는구나를 많이 느꼈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아주 우리가 안 예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래서 너무 좋아요.

[앵커]
호사가들이 하는 얘기입니다마는 두 분이 공교롭게도 장관 하셨는데 진영이 다른 쪽에서 장관을 하셨지 않습니까? 김대중 대통령 때 장관하셨고. 유 선생님은 이명박 대통령 때 장관을 하셨고.

[인터뷰]
연극계에서는 그런 것은 전혀 상관 없죠.

[앵커]
전혀 상관이 없습니까? 혹시 끝나고 소주 한잔 하시다가 정치 토론도 하시고 논쟁도 하시고 그러지 않나 그런 것 궁금해하시거든요.

[인터뷰]
사실은 정치 얘기를 잘 안 하죠. 그리고 이미 저희들 다 마음의 정리가 다 끝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실 저 같은 경우도 공직 나와서는 지금 연극계에서 연극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공적인 역할이나 자리나 하나도 안 하거든요.

그러니까 무슨 어디 고문을 한다든지 어디 학교에 초빙돼서 뭘 한다든지 이런 것 절대 안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건 이미 저희들이 다 정리하고 이제 순수하게 우리가 하려고 했던 일을 정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큰 문제가 없죠.

[인터뷰]
대단해요.

[앵커]
그래서 그 연극한 신문기사 보니까 연기하시는 걸, 열연하시는 걸 보고 주위 사람들, 젊은 스태프들이 장관 할 때보다 훨씬 멋있지 않냐라고들 얘기했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인터뷰]
어떤 분은 이거 하고 싶어서 어떻게 장관했냐고 그렇게 물어보는 분도 있더라고요, 보니까. 그런데 그것도 하나의 역할이었으니까.

[앵커]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무대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인생하고 경계가 있는 건가, 경계가 모호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는데요.

[인터뷰]
셰익스피어 대사죠, 뭐. 인생이 무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무대가 거울이죠. 그러니까 우리의 삶에 거울 역할을 하는 거니까요.

[앵커]
두 분 아마 두 분의 농익은 연기 그리고 다른 분들과의 조화를 보면서 인생을 다시 알게 되고 의욕을 갖게 되는 그런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은 이제 더 이상 홍보가 필요가 없는 분인데도, 이미 전석 매진인데도 이렇게 나와주셔서, 좋은 말씀해 주셔서 저도 오늘 많이 배웠고 즐거웠습니다.

[인터뷰]
프로그램이 좋고 또 진행하시는 우리 호 선생님이 좋은 분이시고. 그러니까...

[인터뷰]
굉장히 정치적인 발언을...

[앵커]
정치를 떠나셨다고 하는데 발언은 아직...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들었고 많이 배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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