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맞고 경찰은 틀리다?...이우환 미스터리

작가는 맞고 경찰은 틀리다?...이우환 미스터리

2016.06.30. 오후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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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근 / 데일리안 편집국장, 최단비 / 변호사, 홍종선 / 대중문화전문기자, 김복준 /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이우환 / 화백 : 내가 보니까 분명한 내 작품이에요. 결론은 한 점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호흡이나 리듬이나 채색 방법이 전부 내 것이었습니다.]

[앵커]
저는 사실 이걸 보면서요. 잘 이해가 안 되는 게 이우환 화백, 추상미술의 거장 아닙니까. 이분은 분명히 이거 내 그림이다. 그리고 돌아가신 고 천경자 화백, 한국 화단의 진짜 거물이시죠. 이분은 이건 내 그림이 아니다.

그런데 또 반대쪽에서는 당신 그림이 맞다, 이번에는 당신 그림이 아니다. 저는 이게 잘 이해가 안 돼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저는 경찰 쪽에서 근무했던 사람이니까 증거가지고 얘기할 수밖에 없거든요. 경찰이 무슨 예술품을 볼 수 있는 안목은 없잖아요.

13점에 대해서 경찰에서 했는데 경찰이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일단은 위조총책 현 씨, 그다음에 위조화가 이 씨가 재연을 시켜봤어요, 보니까 유사하게 그리더라는 거고요.

재연이 한번 있었고 몇 가지 위조의 정황을 얘기해 주는 게 나오는데 캔버스를 낡게, 아주 올드하게 보이게 하려고 덧칠을 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거고요.

1960년대에 생산된 수제 못이 있어요, 박는 못. 그거하고 80년대에 생산된 우리 타카라고 그러죠. 고정침, 핀침 이게 혼용으로 작품에 사용이 됐다.

그러면 애매하죠. 60년대 것하고 80년대 게 동시에 현존한다는 것. 그다음 세 번째는 표면 질감, 화면 구조, 점, 선의 방향성이 명백히 다르다는 거예요. 이건 아마 전문 감정하는 분들이 보신 것 같고요.

그런데 가장 특이한 것은요. 일부 작품은 2010년 이후에 제작된 캔버스 천이랍니다, 그 천 자체가. 2010년도 이후에 생산이 됐다는 거예요. 그런데 거기에 찍혀있는 캔버스 위에 찍혀있는 직인이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림을 그리는 건 훨씬 이전인데 천은 2010년도 이후에 생산됐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 봐야 될 거며 가장 경찰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겁니다.

위작을 하고 물건을 팔았다는 위작 단체에 있는 사람들한테 수표로 입금이 됐어요, 구매자의 수표가 입금됐는데 그 돈이 들어와 있는 거예요, 계좌를 통해서.

그렇다면 가짜 그림을 산 사람이 가짜 그림을 판 사람 통장에 돈을 넣었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이건 뭘로 설명해야 할까 싶어요.

[인터뷰]
맞습니다. 물론 해외에서도 작가가 맞다고 하면 그걸 더 존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예를 들어서...

[앵커]
작가가 또 아니라고 하면 그건 또 존중되겠죠.

[인터뷰]
그렇죠. 그리고 화면의 구도, 점과 선의 방향은 이 화백이 이 호흡과 리듬은 지문과 같다.

내 거다라고 하니까 그 부분은 오히려 화백의 말을 믿는다고 해도 보통 대중이 보기에도 2010년의 미래 캔버스를 가져다가 거기에다가 그림을 그릴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에서는 이건 어떻게든 설명이 돼야 수긍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
이 사건은 이미 3년 전부터 굉장히 미술계에서 크게 확산되고 있었고요. 결정적으로 2015년 작년에 경찰이 수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갔고. 그런데 언론계에서도 사실 굉장히 양분화됐습니다.

신동아 같은 경우에는 이것은 절대적으로 위작이다. 지금 여기 나오는 두 사람, 혐의가 있는 이 두 사람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취재를 해서 사실 이 두 사람으로부터 출발을 합니다.

이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그러면서 스스로 이우환 화백에 위작했다고 실토하면서 시작이 된 사건이거든요. 그런데 또 주간한국 같은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이것은 미술계의 이권 다툼으로 만들어진 사건이다 해서 사실상 이우환 화백이 작년에 그랬습니다.

본인이 직접 확인하게 해달라, 내가 확인해야지, 나한테 확인하지도 않으면서 왜 그것을 위작이냐 아니냐라고 경찰이 이야기하느냐 해서 드디어 1년 만에 다시 이우환 화백이 자신이 직접 확인을 한 셈이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셨듯이 이게 선으로부터 시리즈, 점으로부터 시리즈 제목입니다. 선으로부터, 점으로부터 시리즈는 70년대 만든 작품인데 아까 박사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이게 2000년도의 재질이다.

70년도의 시리즈 작품들이 왜 2000년도의 캔버스에 담겨있느냐 해서 몇 가지 결정적인 증거를 경찰이 제시를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우환 화백은 사실 내가 이 그림이 내 거다라는 확실한 어떤 증거를 말씀하시지는 못하셨어요.

그러니까 이 시리즈 번호가 있는데 이 시리즈 번호도 좀 다르다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70년도의 기억을 어떻게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느냐. 물론 그렇지만 사실 경찰이 지금 제시하는 증거보다는 불명확한, 아무리 본인이 그렸다고 하시지만 불명확한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인터뷰]
물론 그 부분은 이해될 수 있어요. 당시 70년대 말에 한 달에 거의 40작품씩 그렸다고 해요.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를. 그러다 보니까 이걸 어느 갤러리에 팔았던 건지 혹은 어느 전시회를 했던 건지 그걸 기억도 못 하고 그게 이력이 남아 있지 않다는 거예요.

그런데 예를 들어서 요즘 화가들은 그 이력을 하나하나 다 데이터베이스화한다고 하지만 또 70년대 말에 대해서 그걸 추궁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인터뷰]
그런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이게 위작의 논란이기는 하지만 진품인지 가품인지의 문제보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위작에 대해서 소위 그림에 대한 사기와 같은 것들이 수사하면서 나온 거예요.

그리고 수사에서 사실 작가의 확인은 당연히 존중돼야 하지만 지금 얘기가 상충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작가는 제대로 된 이력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 못하는데 오히려 반대되는, 자신의 진술을 말하면 자신이 죄를 받을 수 있는 위작 작가가 법정에서 자기는 맞다고 진술했단 말이죠. 그렇다면 경찰 입장에서는 예술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수사를 하는 경찰 입장에서, 아니면 일반 사람들이 봤을 때 둘의 진술이 엇갈렸을 때 좀 더 믿을 만한 곳은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자신이 한 게 맞다고 하는 위작 작가의 진술에 신빙성이 실리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인터뷰]
저는 수사를 했던 사람으로 약간 아쉬운 것이 있어요. 1차 국과수라든지 감정협회에 의뢰하기 이전에 작가 본인한테 감정의뢰를 하는 게 절차상 맞아요. 그 부분은 상당히 저분이 감정 상했을 것으로 보이고요.

또 하나 경찰에서 주장하는 게 있기는 해요.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이게 반짝이는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과수에서 감정을 해 봤더니 위조범들이 얘기할 때부터 그런 얘기를 했어요.

반짝이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 물감에다가 대리석 가루하고 유릿가루를 섞었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오늘 이우환 화백님한테 물어봤어요.

그림 그리실 때 혹시 대리석이나 유릿가루를 섞어서 하십니까 하니까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서 그런 성분이 도출됐어요.

일부 화가분들은 물감에 약간의 규소 성분이 들어갈 수는 있다고 하는데 그 들어갈 정도의 성분을 초과했다고 얘기를 합니다.

[앵커]
이거 진짜 모르겠어요. 저는 미술도 잘 모르고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인터뷰]
그런데 명확한 것은 또 피해자가 있다는 거예요. 조영남 씨 사건 때처럼. 뭐냐하면 그림 4점을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4점을 23억 원 주고 산 사람이 있잖아요.

왜냐하면 이 화백은 프랑스에서 베르사유궁전에서도 전시회를 하고 미국에서도 뉴욕에서도 전시를 하고 굉장히 우리나라 대표적인 거장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금액이 큽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각에서는 말하자면 이런 해석도 있는 겁니다. 혹시 본인의 작품에 대한 명성, 가치 이런 부분들에 대한 훼손을 우려해서 이 화백이 이렇게 방어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냐.

또 그런 해석도 있는데 좀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경찰은 계속 수사한다는 입장이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어쨌든 저희가 이 문제 계속 지켜보도록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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