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에 스며든 인문학 열풍…"깨닫는 즐거움의 발견"

예능에 스며든 인문학 열풍…"깨닫는 즐거움의 발견"

2016.06.29.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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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에 스며든 인문학 열풍…"깨닫는 즐거움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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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강사 설민석과 철학자 강신주. 분야는 다르지만,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연예인이 아닌 이들이 방송을 통해 환영받았고 또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렸다는 사실이다.

스타가 아닌, 인문학 전문가들이 예능을 찾고 있다. 설민석 강사의 경우 MBC '무한도전', tvN '어쩌다 어른' 등 화제의 예능에 연이어 출연해 시청률로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한때 예능가를 휩쓸었던 몸짱·쿡방 열풍이 저물고, 최근 예능가에는 교양 열풍이 일고 있다. 교양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주목받는 배경을 방송 관계자들을 통해 알아봤다.

예능에 스며든 인문학 열풍…"깨닫는 즐거움의 발견"

◆ 웃고 즐기는 예능 넘어…"알아가는 재미"

채널이 많아지고, 플랫폼이 다각화되면서 시청자들이 예능 콘텐츠에 거는 기대는 한층 높아졌다. 웃고 즐기는 토크 대신 정보성 예능이 각광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앞서 일었던 몸짱·쿡방 열풍은 이를 대변한다. 예능에서 몸매 관리 비법을 듣고, 요리 정보를 얻음으로써 시청자들은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유행이 길어지면 지루함을 느끼는 법. 열풍이 사그라들자 방송계에서는 사회적으로 일고 있는 인문학 열풍을 예능에 반영해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교양 예능을 통해 편안함을 느끼고, 위로를 받으니 소장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또 연예인이 아닌 인물들을 통해 더 친밀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tvN '비밀독서단2'를 연출 중인 김도형 PD는 "방송을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고 넓게 정의한다면, 먹고 듣고 웃는 즐거움 외에도 알고 깨닫는 즐거움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인문학 콘텐츠"라고 분석했다.

예능에 스며든 인문학 열풍…"깨닫는 즐거움의 발견"

◆ 진부함을 넘으려면?…"매 회 구성에 변화"

하지만 교양 예능도 본질은 예능이다. 진부하게 비치기 시작하면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 제작진은 매 회 구성에 변화를 줘 시청자 관심을 높인다.

한 예가 인문학 콘텐츠인 책을 주제로 삼은 '비밀독서단2'다. '비밀독서단2'은 매주 현실을 반영한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 랭킹을 발표하고, 출연진은 책에 대해 토론한다.

제작진은 진부함을 탈피하기 위해 책을 읽고 전달하는 사람들을 다양하게 구성하는데 주력했다. 그 일환으로 이 달에는 작가 특집도 기획해 박범신·강신주 작가 편을 내보냈다.

'비밀독서단2' 김도형 PD는 "좋아하는 책의 종류, 책 읽는 자세, 전달법 등 모두 다른 여럿이 모여 한 권의 책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오는 토크들과 조합에서 재미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능에 스며든 인문학 열풍…"깨닫는 즐거움의 발견"

◆ 검증은 필수…"전문성은 시청자와의 약속"

그렇다고 전문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역사, 미술, 사회 등 주제가 다양화되고 그 깊이가 심화될 때 제작진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검증이다. 전문성이 결여되면 프로그램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최근 O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강사 최진기는 조선 미술사 강의 편에서 작품을 잘못 소개해 논란이 됐다. 이후 방송에서 하차했지만 열풍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됐다.

결국 제작진 역시 "방송에 앞서 보다 철저하게 자료 검증을 거치지 못해 혼란을 야기한 점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제작진과 더불어 전문가의 참여가 필수적인 이유다.

이런 근본적인 틀이 탄탄하게 마련된다면 예능 속 인문학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 관계자들은 인문학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꾸준한 지지를 보낼 것으로 내다봤다.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출처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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