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맨부커상 받은 한강 '아버님이 누구니?'

[인물파일] 맨부커상 받은 한강 '아버님이 누구니?'

2016.05.18. 오후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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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문학상이라는 맨 부커상을 거머쥔 소설가 한강.

이렇게 대단한 딸을 낳은 부모님은 얼마나 뿌듯하실까, 이런 생각들 한 번쯤 해보셨죠.

한강 씨의 재능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었습니다.

한강 씨의 아버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해변의 길손' 등을 펴낸 한국 문학의 중진, 한승원 씨입니다.

"자식의 가장 큰 효도는 부모를 뛰어넘는 것 아닐까요? 딸은 진작에 나를 뛰어넘었습니다."

맨 부커상을 받은 딸을 바라보며 한승원 선생은 이렇게 극찬했습니다.

소설가 아버지를 둔 덕에 한강 씨는 집안 가득 쌓인 책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책을 읽고 어두운 방에서 공상에 빠지기를 좋아했던 소녀는 어느새 아버지를 뛰어넘는 작가가 됐습니다.

어느 부모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한승원 작가 내외는 공부 잘하는 딸이 더 좋은 직업을 갖길 바랐지만, 자식이 원하는 걸 존중했는데요.

결국 3남매 모두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됐습니다.

고향으로 내려가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아버지는 딸의 수상을 예상이나 했을까요?

내심 기대하고 있었지만 발표가 있는 새벽 3시까지 딸의 연락이 없어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데요.

이튿날 아침부터 축하 전화가 빗발쳐, 기분 좋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딸이자 후배 작가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시선에서 흐뭇함이 묻어났지만, 아버지는 이번 딸의 수상을 겸손하게 번역의 힘으로 돌렸습니다.

[한승원 / 소설가 한강 아버지 : (딸의 작품 세계는) 전혀 새로운 신화적인 세계예요. 그래서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세계죠. (번역가가) 딸의 소설을 읽어보니까 마음에 쏙 들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번역을 했기 때문에 그 번역이 아주 잘 된 거죠. 영국 소설가이면서 번역가이기 때문에….]

소설가 한강 씨와 한승원 선생.

두 사람은 우리나라 대표 문학상인 이상 문학상을 부녀가 모두 받은 진기록을 갖고 있기도 한데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 '부전여전' 두 사람의 행보가 더욱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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