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이 조선족?...생가도 뜯어고친 '국적 왜곡'

윤동주 시인이 조선족?...생가도 뜯어고친 '국적 왜곡'

2016.04.25. 오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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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항시인 윤동주의 국적이 중국으로 왜곡돼 있다는 이야기 들으셨습니까.

윤동주 시인 생가 앞에 중국 조선족이라는 표지석이 세워진 지 4년이 지났지만,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지린 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 마을에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중국 지린 성에서 이곳을 관광지로 조성하면서 커다란 안내석을 세웠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시인의 국적을 중국으로 버젓이 뒤바꿔놓은 겁니다.

[윤형주 / 고 윤동주 시인 6촌 동생 : 저는 그런 말을 해요. 동주 형님이 무덤에서 뛰쳐나올 것 같다고…. 독립운동을 했던 우리 어른들, 자식들 길러냈던 어른들 앞에서 부끄러운 후손이 된 것 같아서 죄송스럽고 그렇네요.]

윤동주의 가족은 일본의 폭압을 피해 북간도로 피난을 갔습니다.

이 때문에 윤동주가 북간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긴 했지만, 국적이 바뀐 적은 없습니다.

일본 검찰이 공개했던 윤동주에 대한 재판 기록과 판결문에도 본적 함경북도라고 돼 있습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동안 중국 측의 사실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뚜렷한 노력은 없었습니다.

중국 정부와의 관계, 그리고 이 생가를 꾸민 조선족들의 중국 내 위상 등 복잡한 상황이 뒤얽혀 누구도 문제 제기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정부는 조선족이 꾸민 관광지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응을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민간단체인 서울 시인협회가 나섰습니다.

[민윤식 / 서울시인협회 월간 시 편집인 : 생가도 중국식으로 엄청나게 뜯어고쳤습니다. 시의 대중화를 하는 상징적 인물이 윤동주이기 때문에 시인들이 나서서 바로잡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협회는 국적 왜곡은 중국 동북공정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100만 서명운동을 벌여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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