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잘 나가는 '검사외전'...또 스크린 독과점 논란

[뉴스통] 잘 나가는 '검사외전'...또 스크린 독과점 논란

2016.02.12.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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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사외전''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개봉한 지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하고, 지난 설 연휴에만 관객 476만 명을 동원했습니다.

역대 통틀어 '설 연휴 최다 관객 수' 인 셈입니다.

그런데, 인기 영화 ''검사외전''이 흥행독주 속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보람 / KSTAR 기자 : ''검사외전''은 지난 3일 개봉한 뒤 빠른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는데요. 이 같은 행보는 지난 1월 다소 주춤했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는데요. 하지만 흥행 이면에 스크린 독과점이 아니냐는 논란도 뜨겁습니다. 국내 총 스크린 2,400여 개 중 무려 1,800여 개의 스크린에서 ''검사외전''이 상영되고 있는 것인데요.]

지난 9일 하루, 극장 현황을 살펴볼까요?

전국 극장에서 '검사외전'의 상영횟수는 9,422회로 좌석점유율이 66.8% 상영점유율은 53.1% 였습니다.

다시 말해, 전국 영화관의 스크린 절반이 '검사외전'을 상영한 셈입니다.

'검사외전'은 이날 하루 동안 117만 4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일일 관객 수' 2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한 대형영화관은 쿵푸팬더3 영화표를 구입한 관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영화 상영관이 돌연 점검 중이라고 전했는데요.

이어, '검사외전'의 영화표를 대신 바꿔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점검 중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고 싶은 영화를 맘대로 못 보게 한 영화관에 네티즌들의 분통이 이어졌습니다.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식은 이번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06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괴물'은 스크린 600여 개를 장악하면서 독과점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지난해 상영된 외화영화 '어벤저스2' 또한 개봉 첫 주, 상영 스크린이 전체 스크린의 80% 가까이를 독식했습니다.

[중소 영화사 관계자 : 극장들이 단기간 매출을 위해서 모든 스크린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배정을 하기 때문에 작은 영화들은 개봉할 생각도 못하고 엄두를 낼 수가 없습니다.]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왜 일어나게 되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대기업의 경영논리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영화 제작 단계부터 투자, 배급, 극장, 부가판권 시장까지의 과정을 독식하고 있는데요.

대기업들은 개봉작은 흥행 예측 수치에 기반해 스크린을 배정합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특정 영화가 스크린을 독점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그에 반해 상영작은 그간 실적 중심으로 배정하게 됩니다.

[오동진 / 영화평론가 : 이 문제는 사실은 굉장히 고민이 많은 대목이고요. 자본주의에 있어서 이런 독과점 문제를 늘 견제하고 서로 잘 융화해나가면서 개선책을 마련해 나가야 하겠습니다마는 조금 독과점문제는 대기업들이 스스로 개선하는 자기자세가 필요하고요. 다른 다양한 영화에도대기업들이 자리를 양보할 수 있는 그런 지혜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과거부터 이어온 스크린 독과정 논란에 사람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입장과 수요에 따른 스크린 분배는 시장논리에 맞는 적절한 편성이라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겁니다.

분명한 것은 요즘 극장가에서는 내가 보고 싶은, 내 취향의 영화를 언제든 맘껏 볼 수 없다 라는 건데요.

스크린 독점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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