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가수 이애란 "출세했다고 전해라~"

[인물파일] 가수 이애란 "출세했다고 전해라~"

2015.12.21. 오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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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이 노래, 이 노랫말, 참 많이 들어보셨죠?

가수 이애란 씨의 '백세 인생'입니다.

같은 가사가 반복되면서 묘한 중독성이 있죠.

요즘 여기저기에 이 '~한다고 전해라'를 붙이는 사람이 늘면서 최고의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사용되는지 볼까요?

이른 귀가를 재촉하는 엄마를 향한 딸의 답입니다. "못 간다고 전해라"

일을 어서 마무리하라고 압박하는 상사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재촉 말라 전해라"

꼭 제3 자에게 전하는 말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내 입장이나 심경을 말할 때 '전해라'를 붙이게 되면, 단호한 통보의 느낌을 줄 수 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쉽사리 '안돼!'라는 답을 할 수 없었던 을(乙)의 입장의 사람들이 이 유행어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백세 인생 열풍은 뜨겁습니다.

여의도 정가에 떠도는 패러디 곡입니다.

제목은 '정치인생'.

"날 낙천하러 오거든 아직 초선이라 못 간다고 전해라"

새누리당이 겪고 있는 공천 갈등을 재미있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또, 새누리당은 '백세 인생'을 내년 총선 로고송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온라인 입당' 광고에 적극 활용 중입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한정애, 진성준 의원 등이 등장하는 홍보물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당원 가입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청래 의원이 이 노래를 참 좋아하는 듯합니다.

연일 자신의 SNS에 패러디 물을 올려 웃음을 자아내더니, 오늘은 온라인 입당이 10만 명을 돌파하면 백세 인생을 개사한 노래로 뮤직비디오를 찍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습니다.

노랫말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덕에 트로트 가수 이애란 씨는 25년의 긴 무명생활을 딛고 일어섰습니다.

이애란 씨는 1990년 드라마 '서울뚝배기'의 주제가를 부르며 데뷔했습니다.

하지만 무명의 설움은 길었는데요.

몇 장의 음반을 냈지만 빛을 보지 못했고, 자신의 노래보다는 전국 각지의 행사장에서 다른 가수의 유행가를 부르며 버텼습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대박이 터졌습니다.

인터넷에서 '백세 인생'을 열창하는 장면이 화제를 낳으며 벼락 스타덤에 오른 겁니다.

행사비는 6배나 껑충 뛰었고, 각종 출연 요청과 광고 섭외가 쏟아지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거세게 불고 있는 '전해라 열풍'은 2015년의 자화상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유행어를 통해 통쾌한 대리만족을 느끼고, 또 25년 만에 무명의 설움을 턴 가수를 보며 희망을 엿보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오늘 인물 파일은 마친다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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