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대한민국 흔들었던 힙합 1세대 가수 현진영

90년대 대한민국 흔들었던 힙합 1세대 가수 현진영

2015.11.27. 오후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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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영, 가수 겸 프로듀서

[앵커]
현진영 씨 초대했습니다.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어서 오십시오. 악수 한번 하실까요. 반갑습니다. 오시자마자 이 사진이 마음에 안 드신다고 하시던데.

[인터뷰]
아니, 좀 살이 많이 쪘을 때 사진이 가운데에 딱 있어가지고...

[앵커]
지금 많이 빼셨군요?

[인터뷰]
네. 지금은 거의 다 빼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앵커]
보통 이런 복장을 많이 하시나보죠?

[인터뷰]
네, 저는 그냥 편하게 입는 걸 좋아해서요.

[앵커]
힙합정신입니까?

[인터뷰]
아니, 힙합정신이라기보다는 그냥 편한 게 좋은 거니까요.

[앵커]
얼굴이 정말 지금 나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년 같고, 피부도 청년 같고 그러시네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복면가왕 프로그램 때문에 요즘 많은 분들한테 다시 회자가 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그 프로그램에 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하셨어요?

[인터뷰]
일단 회사에서 얘기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되게 많이 망설였어요. 과연 제가 제가 갖고 있는 실력을 100% 발휘해서 여러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자신감이 사실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 주변에서 자꾸 편하게 즐겨라. 올라가고 못 올라가고 이거 생각하지 말고. 어차피 너 그 런 거 잘하잖니, 이렇게 또 힘을 복돋아줘서 그냥 마음편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나갔어요.

[앵커]
본인의 가창력에는 원래 자신이 있으셨습니까? 노래 잘한다라는 생각이 있으셨습니까?

[인터뷰]
그거는 사실 저보다 노래 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거보다는 그냥 어디 친구들하고 노래방 가면 제가 제일 자신이 있죠. 자신이 있기는. 그런데 저에 대해서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은 조금 있었는데요. 노래를 잘할 수 있는 자신감은 솔직히 없었어요.

[앵커]
제일 화제가 된 노래가 편지. 굉장히 현진영 씨 이미지하고는 이 노래를 부를 줄이야. 그래서 아마 더 놀라신 것 같은데요. 그 노래 잠깐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계속 제가 좀 여쭤보겠습니다. 들어보시죠. 김광진 편지 저도 좋아하는 노래인데요. 색깔도 완전히 다르죠, 김광진 씨 노래하고는. 참 현진영답다, 이 노래가.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나름 그냥 편하게 부르려고 했었는데요. 이 노래를 부르기 직전에 가면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하고 여러 가지를 하잖아요. 말도 하고 춤도 추고요. 그런데 춤을 제가 너무 심하게 췄어요. 오랜만에 방송을 하니까 들떠가지고 이게 좀 많이 오버를 해서 춤을 너무 많이 춰가지고 굉장히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춤을 춘 다음에 이 노래를 불러가지고 저는 지금 들으면 실수하는 게 막 들리는데 여러분들은 너무 좋았다고 얘기를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죠.

[앵커]
이 프로그램을 하신 다음에 내가 없을 무자를 써서 무지션인 줄 알았는데 참 감사하다라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무슨 뜻입니까, 무지션?

[인터뷰]
그러니까 훌륭한 뮤지션들과 함께 또 훌륭한 관객과 함께 이렇게 무대에 서서 노래하니까 내가 무지션인 줄 알았는데 뮤지션인 것 같다고 얘기를 했어요. 얘기를 했어요. 무지션, 무지하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음악을 알고 한 게 아니라 모르고 한 무지션인 줄 알았는데 훌륭한 분들하고 같이하다 보니까 나는 음악을 알면서 하고 있었던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얘기를 한 거죠.

[앵커]
그래도 한때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뮤지션인데 음악을 모르고 했었다고 하니까 잘 납득이 안 되는데요. 이제 음악을 아실 것 같습니까? 이제야?

[인터뷰]
그냥 음악이라는 거는 노래를 잘 포장해서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겪고 내가 느끼고 내가 본 것들을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 부분에서 그동안 제가 참 무지하게 음악을 했었구나라고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데 최근 들어서 아주 훌륭한 뮤지션들하고 같이 콜라보로 재즈공연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다 보니까 제가 뮤지션이 됐다는 게 아니라 뮤지션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는 얘기를 이제 한 거죠.

[앵커]
그러니까 자기 인생에 나이테가 새겨져 있어야 그 음악이 비로소 음악이구나라고 생각을 하시게 된 거군요.

[인터뷰]
그렇게 늦게 생각한 것 같아요.

[앵커]
아직도 점점 더 알아가야 될 깊이가 많은 것 같습니까, 음악이라는 것이?

[인터뷰]
끝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앵커]
어떻습니까? 그러면 음악이 점점 깊어지시는데 그러면 그 음악에 인생이 담겨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신다고 했는데 현진영 씨의 인생은 지금 어떻습니까, 점점 성숙해 가는 단계입니까?

[인터뷰]
제 인생은 아직도 통통 튀는 인생인데요.

[앵커]
소년 같고요?

[인터뷰]
아직도 철이 없는 것 같고 하지만 이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살아온 만큼 어떤 시간은 갖고 있겠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거라든가 이런 것들은 아직 철들지 않고 아직 때묻지 않은 그런 생각으로 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철들지 않는다는 것은 순수함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제가 지금 현진영 씨하고 이렇게 대화를 하면서 그 눈빛이 따뜻하구나, 그런 느낌이거든요. 젊을 때보다 눈빛이 더 따뜻해진 겁니까?

[인터뷰]
따뜻한 분들을 많이 만나고 따뜻한 분들에 대한, 그분들이 많은 얘기를 해 주시고 그거를 이해할 만큼의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저는 아직 따뜻하다고 생각은 안 하는데 어릴 때처럼 이렇게 딱 째려보고 이런 걸 안 해서 그런가 봐요.

[앵커]
그러니까요. 어릴 때라기보다는 젊을 때 그 이미지는 정말 눈빛이 형형한 현진영을 생각했는데.

[인터뷰]
광선 나갔죠.

[앵커]
광선 나갈 것은. 이번에 가족들은 복면가왕 나간 거 보고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인터뷰]
그냥 편안해 보였다고. 그러니까 뭔가를 노리고. 노린다기보다는요. 말을 잘못했는데요. 뭔가를 쟁취하고 어떤 승패를 가리기 위해서 나간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가족들 보기에는 제가 편안해 보였던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얘기해 주시고.

[앵커]
제가 옛날 기사들을 찾아보니까 한때는 우울증, 불면증이 심했고 그래서 부인께서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시고 그러셨었다는 걸 봤거든요. 언제쯤인가요, 아주 오래전인가요?

[인터뷰]
오래 전 얘기예요.

[앵커]
그때 부인과 가족들의 힘으로 그걸 이겨내셨군요?

[인터뷰]
그렇죠.

[앵커]
어떤 게... 지금 젊은이들도 가르치고 계시지 않습니까? 대학에서요. 교수님이시죠, 지금?

[인터뷰]
작년까지 교수직에 있다가 이제 올해 새 앨범 때문에 일단 휴직하고 있습니다.

[앵커]
휴직하고 계시군요.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시고 인생의 후배이기도 하고 음악의 후배이기도 하고 젊은이들을 많이 보실 텐데 젊은이들이 아픔이 많지 않습니까? 우리 때도 그랬지만 지금 젊은이들이 더 아프고 또 좌절도 있고 그 젊은이들한테 그런 시절을 또 겪고 오셨고 힘든 시절도 있으셨으니까요. 해 주시고 싶은 말씀이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인터뷰]
솔직히 얘기해야 되죠, 뉴스니까. 저는 솔직히 해 주고 싶은 얘기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왜냐하면 이걸 모르거든요. 그 당시에는. 방황하고 힘들어할 때, 한창 그럴 때는 누가 옆에서 얘기해도 잘 몰라요.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거든요. 그런데 제가 얘기를 감히 어떻게 하라고 하기가 저도 젊은 시절에 많이 말썽도 부리고 했기 때문에 딱 정말 한 가지 얘기를 하자면 그냥 나를 사랑하면 좀 덜 그러지 않았을까.

[앵커]
나를 사랑하면?

[인터뷰]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나를 함부로 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그 정도.

[앵커]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쾌락에도 빠지고 탐욕에도 빠지고 그런 것 아닌가요?

[인터뷰]
그거는 아닌 것 같은데요. 내 자신을 사랑하면 탐욕과 쾌락과 이런 거를 안 해야죠.

[앵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인터뷰]
그렇죠.

[앵커]
내 안에 있는 진정한 나를 사랑한다면 그런 걸 할 수 없다.

[인터뷰]
네. 옛말에요. 우스갯소리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옛 속담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원수를 경마장에 데리고 가라고. 원수 사이는 경마장에 데려가라고 이런 얘기가 있대요.

[앵커]
무슨 뜻이죠?

[인터뷰]
별로 안 좋아하니까, 원수지간이니까 나쁜 데 데려가라고요. 그런... 저도 그냥 줏어들은 건데 내 자신을 사랑했다면 그렇게 함부로 행동을 하거나 함부로 하게 안 했겠죠. 그러니까 저 역시도 어린 시절에 인성이 부족했고 또 제 자신을 절실하게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일들을 겪고 그런 과정이 있었듯이 이제 젊은 청소년분들이나 또 그런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분들은 자신을 좀더 보고 사랑하시면 되지 않을까. 제가 말실수를 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앵커]
아닙니다. 현진영 씨가 우리 젊은 시간을 함께했었던 추억들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진영 씨 오늘 시청자분들이 보시면 그때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때 걸 잠깐 준비했습니다. 지금 보여드리겠습니다. 본인의 대표곡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지금 나오는 거는 두근 두근 쿵쿵이라는 곡이네요. 이건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다음에 현진영 고 진영 고라는 노래 다음에 그다음에 나온 노래예요.

[앵커]
90년대 초반이죠?

[인터뷰]
네, 3집 앨범.

[앵커]
역시 본인 기억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1번 노래는 흐린 기억 속의 노래인가요?

[인터뷰]
흐린 기억 속의 내가 여러분들이 많이 사랑해 주시는 곡이니까요.

[앵커]
현진영과 와와에서 보니까 거기 멤버 중에 나중에 유명해진 분들이 많더라고요. 듀스도 그렇고요.

[인터뷰]
클론이 와와 1기였고, 듀스가 2기였고 아까 두근 두근 쿵쿵에 나왔던 와와 중에는 지누션의 션.

[앵커]
조금 전에 션 씨가 있었습니까? 그때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션 씨는요?

[인터뷰]
그때도 굉장히 바르고 그리고 자기관리를 아주 잘하는 친구였어요.

[앵커]
그때부터 그랬군요.

[인터뷰]
그렇죠.

[앵커]
지금 현진영 씨는 나는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 세대에 또는 후세에요. 그런 바람이 있습니까?

[인터뷰]
저는 사실 저희 아버지께서 1세대 재즈 피아니스트이신데 아버님이 항상 어릴 때 저한테 하시던 말씀이 있어요. 너는 뮤지션이 되려고 하지 말고 장사꾼이 되라. 그때는 그 뜻을 몰랐어요 저는. 그런데 나중에 하시는 말씀이 뮤지션이 되려고 하는 것보다는 내가 겪고 내가 보고 내가 느끼는 음악을 음률에 담아서 대중에게 만족스럽게 팔 수 있는.

그러니까 판다는 얘기가 돈 주고 판다는 것을 떠나서 내가 하는 음악을 대중에게 판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라, 이런 얘기를 어릴 때부터 많이 하셔서 저는 아버지가 하신 말씀대로 되고 싶어요. 제가 보고 겪고 느끼고 듣고 했던 것들을 음률에 잘 담아서 여러분들에게 정말 좋은 상품으로 팔 수 있는 그런 장사꾼이요.

[앵커]
이번에는 편지 들으면서 다시 한 번 뮤지션 현진영을 다시 한 번 우리가 발견을 했고, 그런 말씀을 하신 현진영 씨의 점점 성숙해지는 인생이 담겨 있는, 그러면서 대중들을 또 울리고 웃길 수 있는 그런 음악을 앞으로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인터뷰]
한 2, 3주 안에 나올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2, 3주 안에.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반가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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