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갈비' 찾아 삼만리...결과는 ?

'진짜 갈비' 찾아 삼만리...결과는 ?

2015.10.11. 오후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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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갈비의 뼈에 본래 갈빗살이 붙어 있는 게 진짜 갈비가 아닐까요?

그런데 이런 갈비를 찾기는 참 쉽지 않은가 봅니다.

전국에서 갈비로 유명한 세 지역을 둘러봤는데 결과는 어땠을가요 ?

한동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
취재진은 지난달 21일, 경기도 포천을 찾았습니다.

이 마을의 대표 음식인 포천 이동갈비는 해마다 축제를 열만큼 명성이 자자한데요.

달아오른 숯불 위로, 윤기 촤르르르 흐르는 양념 갈비 등장해주시니! 캬~ 보기만 해도

빨리 구워주세요~ 배고파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어? 그런데 잠깐! 아니! 이게 뭐야~ 뭐야~ 뭐야~ 갈비뼈가 수상해~ 수상해!

갈비뼈와 고기의 경계선이 일자로 반듯하게 이어져있는데요.

설마...? 혹시.. 너~~~~ 손으로 잡고 살짝 당겨보니 어이쿠! 힘없이 툭 떨어집니다.

갈비 제대로 주신 거 맞나요?

[A 포천갈비집 종업원]
(어디 부위 살이에요?)
"갈빗살이지, 뭘. 갈비에 붙어 있는 기름 떼어내고 (뼈와 다시) 연결한 거예요."

갈비뼈와 갈빗살을 분리한 뒤 기름을 떼고 다시 붙인다는 업주!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요?

[A 포천갈비집 종업원]
"기름이 많고 (뼈와 고기가) 떨어지면 손님들이 싫어하더라고요. 옛날엔 안 붙였는데 지금은 (식용접착제) 조금 이용해서 붙여요."

종업원의 말을 정리해보면, 손님들이 지방을 싫어해서 어쩔 수 없이 살을 붙였다는 건데요.

하지만 갈빗살 절반은 지방이 많은 일반 갈빗살이 아닌 기름기 없는 매끈한 살코기입니다.

다른 가게는 어떨까요?

역시나 뼈와 고기가 툭툭 떨어지는데요.

처음 방문했던 갈빗집과 마찬가지로 고기의 지방 결과 색깔이 확연히 다릅니다.

이 두 가게 모두, 뼈와 고기를 식용접착제로 붙인 겁니다.

[B 포천이동갈비집 종업원]
"다 100% 갈비는 아니야. 70%는 갈비고 30%는 덧살이라고…. 어디 가시나 똑같아. 100% 갈비는 나올 수가 없어."

갈빗살을 안 쓴다고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는 종업원!

덧살로 값이 싼 부위를 쓰는 게 아니라 소고기 중에서 가장 비싼 살치살을 쓴다는 게 그 이윱니다.

[B 포천이동갈비집 종업원]
"(부위는 갈빗살이랑 또 어디 써요?)
살치. 너무 잘 아신다. 갈비보다 살치살이 더 비싼 거 아시죠? 저희는 할머니 이름 걸고 하기 때문에 살치 써요.“

하지만 취재진이 주문한 갈비는 일반적으로 미세한 지방이 많은 일반 살치살과는 달리 살코기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요..

그럼 혹시 돼지갈비는 사정이 좀 다를까요?

하지만! 역시나 뼈와 고기는 분리되고 지방이 덕지덕지 붙은 일반 갈비와 달리 고기 모양 또한 네모 반듯합니다.

[C 포천갈비집 종업원]
(어머니, 이건 부위가 목살이에요?)
"……. 저희는 소갈비는 직접 뜨는데 돼지갈비는 받아서 파는 거예요."

취재진이 확인해 본 바, 목살이나 앞다리살을 덧붙인, 완벽한 가짜 갈비였습니다.

해마다 갈비를 맛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을까요?

다음날, 취재진은 보다 정밀한 확인을 위해 음식 평론가 황광해 씨와 함께 경기도 수원의 유명 갈빗집을 찾았습니다.

그릇 위에 오른 갈비, 일부는 뼈에 갈빗살이 붙어 있지만 일부는 뼈와 고기가 아예 따로 나옵니다.

식용접착제로 붙인 건 아닌 것 같은데요?

[황광해 / 음식평론가]
"저는 갈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갈비면 기술자들이 절대 떨어지게 작업을 안 합니다.“

뼈와 고기를 붙이진 않았지만 역시나 일부 고기는 전형적인 갈빗살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다른 갈빗집 사정도 마찬가지.

[황광해 / 음식평론가]
"고기 색깔도 다르고 그다음에 기름 성질이 전혀 갈비의 전형적인 기름이 아닙니다. 갈비는 오히려 이렇게 지저분해 보이고…"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던 중, 마지막 가게에서 만난 갈비!

어라? 접착 갈비가 아니다?

드디어 진짜 갈비를 만나는 건가요? 그런데~!!

고기에 뼈가 아예 안 붙어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아하... 메뉴판에 갈비와 목살의 비율이 1:3이라고 대놓고 적혀 있군요.

[A 마포갈비집 관계자]
(사장님, 이게 목살이고 이게 갈비예요?)
"네네. 원하시면 그냥 갈비 쪽, 뼈 쪽으로만 드려요. 비율을 3:1로, 뼈 하나에 양을 조금 더 풍부하게…."

마포에서 확인한 갈빗집 3곳 가운데 목살을 섞었다고 고지한 곳은 2곳.

차라리 이런 뻔뻔하지만 솔직함이 오히려 더 나아보입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서울 마포와 경기 포천, 수원의 유명 갈빗집 9곳 가운데 명확하게 100% 갈빗살만을 쓴 곳은 없었습니다.

갈비가 아니라 갈비 맛 고기를 먹는 현실!

여러분이 먹은 갈비는 진짜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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