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뽑아낸 일제 잔재

80년 만에 뽑아낸 일제 잔재

2015.10.07. 오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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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룡산에는 나라의 안위를 위해 산신령에게 제사를 지냈던 중악단이란 국가 제사 처가 있습니다.

명성황후가 재건한 이 제단 입구에는 일본 조경수가 80년가량 자리 잡고 있었는데 최근 제거됐습니다.

류재복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계룡산 신원사 한 자락에 자리 잡은 중악단.

산신에게 제사를 올렸던 곳으로 계룡산에 유일하게 남아 있습니다.

조선 효종 때 미신이라며 없앴다가 명성황후의 명으로 재건했습니다.

명성황후는 이곳에서 직접 기거하며 제사를 모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심어진 나무는 일본의 대표 조경수인 가이즈카 향나무입니다.

일제 말기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대현, 계룡산국립공원 자원보전과장]
"우리나라에는 일제 강점기 후반기에 많이 들어와서 지금도 학교나 관공서 주변에 식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카이즈카 향나무 대신 선택한 것은 반송.

민족 정서를 담은 데다 주변 소나무숲과도 잘 어울려 골랐습니다.

[배수민·이용봉, 대전시 둔산동]
"뿌듯해요. 제가 우리 집 마당에 심어놓은 것처럼... 지금이라도 역사를 바로잡았다는 생각이 들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국가의 안위를 기원하며 조성된 국가 제사 처의 입구를 가로막았던 일제의 잔재.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 사변 120주년을 맞아 뿌리 뽑히게 됐습니다.

YTN 류재복[jaebog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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