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먹는 아메바’ 공포, 세계 어디든 안전지대 아니다

‘뇌 먹는 아메바’ 공포, 세계 어디든 안전지대 아니다

2015.09.02. 오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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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먹는 아메바’ 공포, 세계 어디든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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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9월 2일(수요일)
□ 출연자 : 신호준 아주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

- 미국, 뇌 먹는 아메바로 2달간 3명 사망
- 코로 침투해 뇌에 염증 일으켜 98% 치사율
- 여름에 활발히 증식하는 호열성 기생충
- 전 세계 호수, 하천 등에 서식
- 초기에는 감기증상, 치료제 없고 진단 어려워
- 눈으로 침투하는 ‘가시아메바’도 주의해야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어제 하루 종일 화제가 된 외신이 있습니다. 뇌 먹는 아메바로 인한 미국 소년의 사망사건인데요. 이 아메바의 정식 명칭은 "파울러자유아메바"입니다. 미국에서 지난달 30일, 크로스컨트리 유망주인 14살 소년이 이 아메바에 감염돼 숨졌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뇌 먹는 아메바 소식에 미국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과연 우리는 안전할까요? 국내에서 아메바를 연구하고 계신 아주대학교 미생물학과 신호준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신호준 아주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이하 신호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일단 인터뷰에 앞서서 언론에서도 반성할 지점인데, 뇌를 먹는다는 표현이 참 자극적입니다. 실제로 이 아메바가 뇌를 먹습니까?

◆ 신호준: 영어로는 "brain eating amoeba"라고 하는 말을 뇌 먹는 아메바라고 해석한 것인데요. 사실은 뇌를 먹기보다는 뇌에 침공해서 염증을 일으키는 거죠.

◇ 김우성: 네, 이 아메바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시죠. 어떤 것들인가요?

◆ 신호준: 방송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이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자연환경, 즉 연못, 호수, 하천, 강 등에서 자유생활을 하고 있다가 사람들이 수중활동, 레저 활동, 그러니까 수영이나 다이빙, 수상스키, 이런 걸 할 때 사람의 코를 통해서 감염이 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다 있는데요. 근처에는 일본, 태국, 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도 있고요. 유럽에는 체코,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이런 곳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이게 무서운 점이 감염되면 열흘 내에 사망한다,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신호준: 초기증상에는 감기 비슷한 증상이 있다가, 조금 심해지면 두통과 발열이 있고요. 구토가 나고요. 그 다음에 뇌 앞쪽에 가서 처음 감염을 일으키는데,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도 있고요. 조금 지나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죠.

◇ 김우성: 여름철이 특히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겠죠?

◆ 신호준: 그렇죠. 왜냐면 이놈은 호열성이라고 열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40도 이상에서도 잘 자라는데, 아무래도 더운 여름에는 증식이 더 잘 되죠. 그래서 여름에 주로 많고요.

◇ 김우성: 이게 물을 마시는 행위로도 감염될 수 있을까요?

◆ 신호준: 그렇지는 않아요. 이 아메바가 감염된 오염물을 마셔도 감염이 되지는 않는데, 다만 내부에 상처가 있어서 혈관을 통해서 감염되어서 뇌로 갈 가능성은 있습니다.

◇ 김우성: 미국에서는 지난 50년부터 지금까지 뇌 먹는 아메바 때문에 매년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게 미국에만 해당되는 내용인가요?

◆ 신호준: 그렇지 않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말씀드렸듯이 전 세계 도처에 다 있습니다.

◇ 김우성: 미국이나 호주 같은 국가에서 사례가 많은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신호준: 유독 미국에서 보고가 많고 방송에 많이 나오는 이유는 미국 CDC(질병관리본부)에서 오랫동안 이 병을 연구한 교수님이 있었습니다. 그분 때문에 미국은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전 세계의 발병자를 다 관리하는 곳이 미국 CDC이기 때문에 많이 보고가 되는 것입니다.

◇ 김우성: 이 부분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사례가 더 많이 알려진 것이라는 건데요. 치사율이 98%나 되는 파울러자유아메바, 뇌 먹는 아메바라고 표현하는데, 이거 감염되면 거의 사망하는 건가요? 치료방법이나 예방법은 없을까요?

◆ 신호준: 감염초기에 치료약을 적절히 쓰면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질병은 급성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병원에 오면 한 일주일 만에 거의 사망하고요. 그래서 진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김우성: 진단 자체가 어렵군요.

◆ 신호준: 네.

◇ 김우성: 대부분의 큰 병들이 감기증상으로 시작한다고 하는데, 감기 걸렸다고 해서 모든 걸 검사해볼 수는 없고요. 치료제는 나와 있는 게 있습니까?

◆ 신호준: 치료제는 항균제, 그러니까 펑거스(fungus)를 죽이는 약재인 암포테리신B(Amphotericin B)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고요. 전 세계 보고에 의하면 300여 케이스 중에 2~3 케이스 밖에 살 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새 의약제 개발하는데, 아무래도 신약 개발은 돈도 많이 들고요.

◇ 김우성: 경제적인 문제가 있군요.

◆ 신호준: 네.

◇ 김우성: 치료제도 개발이 안 되어 있는 상황이라니 불안감이 더 큽니다. 동남아나 일본에서도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안전한가요?

◆ 신호준: 아직 조사가 안 되었어요. 지금 국내에서 분포조사를 시작하기는 했습니다.

◇ 김우성: 네, 예측을 해보자면, 국내에도 유명 호수들도 있고, 여러 장소가 있는데요. 어느 지역에서 서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것들을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조금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긴 합니다.

◆ 신호준: 사실 지난달부터 질병관리본부하고 같이 일을 시작했는데요. 아직까지는 뭐라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고, 한 11월쯤이면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 아무래도 더운 지방에 많고, 사람이 수중활동을 하는 지역에 많습니다. 왜냐면 아메바는 박테리아를 먹고 사는데, 박테리아라는 것은 사람 근처에 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쪽에 많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우성: 네, 교수님 말씀하신대로 호열성입니다. 뜨거운 것을 좋아하고, 물놀이를 하는 게 위험한 영향이 많다고 하니까 일단 이것만이라도 알고 대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 환경에 맞게 변종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습니까?

◆ 신호준: 변종은 아니고요. 학자들은 한국 분리주라고 합니다. 미국하고 다르게 분리주는 있을 수 있는데 변종까지는 아닙니다.

◇ 김우성: 네,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아닌데, 11월 쯤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만든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씀하셨고요. 국내에서는 쥐를 사용한 백신을 개발 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 신호준: 네, 제가 지금 하고 있고요. 사실 쥐에서는 효과를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쥐하고 사람의 인체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아직 거기까지 가기는 길이 멀고요. 또 하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유인원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사실 비용이 상당히 크게 들죠. 그래서 임상적용 단계까지는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 김우성: 이 백신 개발, 일단 쥐를 통한 실험에서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말씀이시네요?

◆ 신호준: 네.

◇ 김우성: 여러 가지 조심할 방법이라면 아예 기회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물놀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수상레저스포츠도 활발합니다. 도움이 될 만한 예방법이 있을까요?

◆ 신호준: 제일 좋기로는 물에 안 들어가는 게 좋은데 그럴 수는 없죠. 요즘 수중 레저활동도 많아졌고요. 사실 코로 물이 들어가지 않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다이빙이랄지, 코를 오랫동안 물 속에 넣고 있다든지, 이런 것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크게 예방법은 없지만, 코로 물이 안 들어가게 하는 마게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이빙 할 때는 그런 것을 착용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우성: 네, 코라든가, 뇌와 가까운 부분에 물의 영향이 없도록 하라, 이런 말씀해주셨고요. 끝으로 우리나라에 이런 뇌 먹는 아메바처럼 낯설지만 치명적인 기생충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게 있습니까?

◆ 신호준: 앞서 이야기한 파울러자유아메바와 사촌지간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가시아메바라는 게 있습니다. 똑같이 자유생활을 하는 아메바인데요. 사람의 눈을 통해 감염되어서 각막염을 일으키고요. 심하면 실명까지 일으킵니다. 주로 콘텐트렌즈 보관용기를 통해서 감염되기 때문에 콘텐트렌즈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특히 조심하셔야 하는 질병이 가시아메바입니다.

◇ 김우성: 발생사례가 있었나요?

◆ 신호준: 네, 우리나라에도 보고에 의하면 50여 케이스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 김우성: 눈을 통해 침투하는 가시아메바, 콘텐트렌즈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청결에 조금 더 신경 쓰면 예방이 되는 거겠죠?

◆ 신호준: 네, 맞습니다.

◇ 김우성: 오늘 여러 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참 위험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신호준: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신호준 아주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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