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기 배 판명"...600년 전 쌀 운반선

"조선 초기 배 판명"...600년 전 쌀 운반선

2015.08.26. 오후 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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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조선 시대 배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세금으로 거둔 곡식과 그릇 등을 운반하던 배였습니다.

조선 초기 조운선이 발견된 것은 처음입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마도 북동쪽 바닷속에서 발견돼 마도 4호선으로 이름 붙인 배입니다.

지난 4월부터 정밀 발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타임캡슐을 열듯 조심스레 흙을 털어내니 가마니와 그릇들이 드러납니다.

먼저 글을 적은 나무 팻말인 목간 60여 점이 나왔습니다.

'나주 광흥창'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전남 나주 영산창에서 거둬들인 세곡이나 공납품을 한양 광흥창까지 옮기는 배, 즉 조운선이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임경희, 문화재청 학예연구사]
"이 홈은 여기에 끈을 묶어서 화물에 매달기 위한 것이거든요. 이런 형태만 보아도 이 목간이 화물의 물표로 쓰인, 현대의 바코드 같은 역할을 했던…"

이와 함께 분청사기 140여 점도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석 점에는 '내섬'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조선 시대 왕비 궁의 물품을 담당하는 관아였던 내섬시를 뜻합니다.

언제 난파된 배인지 알 수 있는 결정적 증거입니다.

[박경자,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1417년부터는 공납하는 그릇에) 그 관청의 이름을 표기하라는 조처가 내려지기 때문에 이 배에 실린 '내섬'이 표기된 분청사기 또한 1417년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벼와 보리 낟알도 발견됐고, 나주 지방의 공물이었던 칼을 가는 숫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고선박은 14척.

이 가운데 조선 초기 조운선이 발견된 것은 처음입니다.

조선 시대 마도 해역에서 많은 배가 침몰했다는 기록이 실제로 확인된 겁니다.

바다 깊이 6백 년을 묻혀 있던 유물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조선 시대 공물 운송 방식인 '조운'의 모습을 생생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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