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질주 '암살' 7백만 돌파...'표절 시비' 발목 잡나?

흥행 질주 '암살' 7백만 돌파...'표절 시비' 발목 잡나?

2015.08.04. 오후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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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희, 영화평론가

[앵커]
오늘 오전 영영화 암살이 700만 고지를 넘겼습니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관객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 이 영화 알아보려고 봤는데 참 재미있게 느꼈는데요.

과연 그 저력이 뭔지 그 배경은 무엇인지 최강희 영화평론가와 함께 암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영화 암살, 여러 번 보셨겠죠?

[인터뷰]
아니요, 한 번밖에 안 봤습니다.

[앵커]
평론가들은 여러 번 보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렇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어떤 분석을 해야 된가든지 아니면 평론을 써야 된다든가 하는 상황이 돼서 다시 봐야 되는 상황이 되면 보는데요. 영화 암살은 시사회에서 한 번 보고 그리고 영화가 잘 나와서 흥행이 잘 될 것이다, 그런 예측을 하게 됐는데 그 예측이 어느 정도 드러맞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영화 개봉한 지 14일 됐고 700만 관객을 돌파했거든요. 빠른 속도로 지금 관객이 늘어나고 있는 거죠?

[인터뷰]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일단 올 상반기까지 한국영화가 전체적인 흥행세가 부진한 그런 상황이었는데요. 연평해전이라는 영화 아시죠? 그 영화가 얼마 전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올해 나온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는데 조금 바로 이따가 이 영화가 연평해전의 기록을 깨면서 올해 최고 흥행기록을 세우면서 또 말씀하셨다시피 오늘 아침에 700만명을 돌파를 했는데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천만명 고지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700만 관객이라는 것이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는 제작비가 180억원이 들어갔다고 하니까 손익분기점이 700만명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던데 맞습니까?

[인터뷰]
맞습니다. 180억원이 순제작비고요. 나중에 들어간 마케팅비라든가 이런 것까지 다 합치면 아마도 200억원 정도 이상의 제작비가 소요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손익분기점, 그러니까 영화가 수익을 내는 시점은 약 700만명 안팎으로 계산이 됐는데 지금 이제 본전을 뽑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앞으로 드는 관객들부터가 사실상 순이익으로 계산이 된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만큼 많은 돈을 들여서, 공을 들여서 만든 영화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 그렇다면 흥행비결이 뭘까요? 배우가 좋아서 그런 겁니까? 시나리오가 좋아서 그런 겁니까?

[인터뷰]
흥행영화의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조합이 됐다고 봅니다. 일단 최동훈 감독이 오락 영화적인 부분을 잘 만들어내는 감독이죠. 이전의 도둑들이라는 영화도 천만관객을 넘었고 그에 앞서서 전우치라든가 아니면 그 이전에 범죄의 재구성이라든가 이런 작품들이 다 흥행에서 성공을 거둔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흥행타율로 봤을 때는 거의 매번 홈런을 때리는 그런 감독이다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에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일단 초호화 캐스팅이죠. 전지현 씨를 비롯해서 이정재 씨라든가 아니면 오달수 씨 등등 상당히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그런 배우들이 나오고 거기에 최동훈 감독의 대중영화적인 호흡이 잘 맞물리면서 이것이 지금 관객들과의 광범위한 접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는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가 사실 한국 영화 가운데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영화가 일제강점기를 정공법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 이전에 다른 영화들이 장르적인 쾌감을 위해서 약간 시대적 배경만을 가져왔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나라 잃은 설움이라든가 아픈 역사에 대해서 또는 직시하고 있는 그런 측면을 주제의식적으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우리 국내 관객들에게 상당히 일단 감성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1930년대 친일파 암살작전을 다룬 영화인데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참 여러 사람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중에서 최동훈 감독이 꼽은 키워드라고 할까요? 중요 인물을 꼽은 것이 약산 김원봉입니다.

그런데 제가 영화를 보니까 조승우 씨가 이 역을 맡았는데 큰 비중은 없더라고요. 그런데 왜 김원봉을 꼽았는지 궁금한데요.

[인터뷰]
약산 김원봉이 사실은 김구 선생에게 약간 가려져서 우리나라 독립 운동사에서는 상당히 비중있고 큰 역할을 했던 분인데 그런 측면에서 조명이 잘 안 됐다라고 하는 그런 인식을 최동훈 감독이 가지고 있었는데 어찌됐든 조승우 씨를 통해서 약산 김원봉을 영화 속에서 재조명했다는 부분, 거기에 의미부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은 역사적으로 약산 김원봉은 일제시대 때 상당히 항일무장투쟁에 있어서 굉장히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데 1948년에 남북 회담 때 북한으로 넘어갔죠. 북한에서 최고상임위원회까지 지냈습니다. 그런데 58년에 김일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숙청되는 비운의 인물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약산 김원봉을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영화 속에서 다뤘다라는 것. 그것 자체만으로는 어쨌든 감독은 의미부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해방 전후사 보면 해방 공간에서 독립을 위해서 애썼던 분들 중에서 남북으로부터 양쪽으로 버림받았던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을 조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영화 캐릭터를 봤을 때 속사포라는 인물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속사포라는 인물을 보면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고 유머러스하다, 이런 느낌을 받다가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습니까? 묵직한 느낌도 있고.

[인터뷰]
그 부분이 바로 최동훈 감독이 캐릭터를 잘 만질 수 있다라는 것이 입증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사실 어떻게 보면 여성 저격수로 등장하는 전지현 씨만 나온다면 영화가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세 명의 암살조, 그 가운데 조진웅 씨가 연기한 속사포. 그러니까 속사포가 말 그대로, 이 영화의 캐릭터 제목 그대로 기관총을 쏘죠. 기관총 액션이라는 것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의 박진감을 훨씬 배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또 이 속사포로 나온 인물이 뭔가 영화 속에서 유머와 약간 개그포인트, 이런 것들도 책임지거든요.

그러니까 무작정 독립투사라고 해서 근엄하고 상당히 투사적인 지사의식을 가지고 있는 그런 눈빛 빛나는 인물이 아니라 우리 이웃에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라고 하는 그런 코드로 속사포라는 인물을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속사포라는 인물이 영화 대사 가운데 내가 신흥무관학교 출신 아니냐, 이런 말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신흥무관학교, 물론 역사를 아는 분들은 잘 알겠지만 독립군을 배출하던 곳인데 그곳에 대한 재조명도 이뤄지고 있죠?

[인터뷰]
이 영화 때문에 신흥무관학교라든가 항일투쟁사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고 또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약산 김원봉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또 한번 재조명되는 그런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데요. 어쨌든 역사 청산이라고 하는, 과거사라고 하는 부분에서 일제강점기라고 하는 슬픈 역사, 그리고 그때 대한민국의 광복을 위해서 싸웠던 이름 없는 열사들에 대한 감정적인 이입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을 이 영화가 이끌어냄과 동시에 또 한 가지 중요한 코드는 친일파 청산이라고 하는 그런 역사적 숙제 이것에 대한 대중의 부채감 같은 것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완전히 친일파가 청산된 건 아닌데 영화 속에서 나옵니다마는 반민특위 역사적 사실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데 반민특위가 아시다시피 사실상 실패로 끝나지 않습니까?

그러한 역사적 미완의 과제를 영화가 어떻게 보면 약간 대리청산해 주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부분도 무시 못할 흥행 요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광복 70주년, 올해를 맞아서 영화 암살이 더 큰 의미를 지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흥행에도 성공하고 영화평론가께서도 좋은 평가를 내려주셨는데 최근에 표절 논란도 일고 있죠? 그런데 실제로 표절, 어느 부분이 비슷한지 일반인들은 잘 모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인터뷰]
한 저자가, 최종림 작가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아일보에서 인터뷰를 해서 그 인터뷰 기사를 다 다룬 게 아니라 인용만 했는데 그분이 주장하시는 것은 동아일보에 따르면 일반적인. 본인이 13년 전에 썼던 소설 내용 가운데 일부 설정이 영화와 비슷하다, 유사하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여성저격수라는 설정. 그다음에 조국이 독립됐을 때 약산 김원봉과 김구 선생이 다른 희생된 열사들의 기리면서, 술잔에다가 불을 붙이는 장면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본인의 소설에 담겨있다라고 하는 측면에서 영화가 내 작품을 표절했다라고 주장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어쨌든 영화사측은 그렇게 주장된 소설을 직접 구해서 읽어봤는데 유사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이것은 명예훼손이다.

만약에 계속해서 이런 상황이 계속 벌어지게 된다면, 그런 주장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된다면 명예훼손으로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 작가가 소장을 접수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표절논란이 벌어지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앵커]
보통 합의를 한다든지 이런 경우도 있을 것 같고 소송으로 간다면 굉장히 장기화되지 않겠습니까, 이게?

[인터뷰]
영화와 관련해서는 표절 관련 소송도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영화의 특성상 사실 창의력이라고 하는 부분도 있지만 또 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 위에 허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김구 선생과 김원봉 선생이 그것이 어떤 소설에 나왔다고 해서 그걸 표절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사실 영화 자체도 표절시비가 일어나서 판례가 나온 경우가 드물고요. 또 이 경우에도 표절로 확증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소장은 내지 않았다고 하지만 법적 소송으로 갈 가능성도 있고 표절인지 여부는 좀더 지켜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제 느낌으로는 1000만 넘길 것 같고 최강희 평론가도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암살, 흥행질주는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영화평론가 최강희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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