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일제시대 영화 거의 실패...'암살' 흥행비결은?

[중점] 일제시대 영화 거의 실패...'암살' 흥행비결은?

2015.08.02.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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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대작들이 쏟아져나오는 여름 극장가에서 '암살'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거의 흥행에서 실패했는데 '암살'은 어떻게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일까요?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1년 강제규 감독이 야심 차게 내놨던 영화 '마이 웨이'입니다.

한중 합작으로 총 280억 원이 들어간 데다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손익 분기점을 크게 밑도는 210만 명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습니다.

이 외에도 '아나키스트' '라듸오 데이즈' '기담' '모던 보이' '청연' 등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며 충무로에는 '일제 강점기 징크스' 까지 나돌았습니다.

[정재형,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역사성의 진지함에 치중하다 보면 주제가 너무 무거워져서 부담스럽고 너무 가볍게 희화화하면 가벼워져서 문제가 있고 이래저래 식민지 시대 영화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죠."

영화 '암살'도 이런 부담감을 갖고 시작했습니다.

순제작비 180억 원으로 관객 7백만 명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는 상황에서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최동훈, 영화감독]
"이 시대를 정말 찍고 싶었어요. 그리고 관객들과 함께 이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가 같이 볼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됐으면 하는 욕심과 기쁨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결과는 성공적.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지만 올해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흥행속도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아픔을 고스란히 전하면서도 대중영화로서 갖춰야 할 흥행 코드를 골고루 갖춘 것이 주효했습니다.

[강성률, 광운대 문화산업학부 교수]
"대중영화 코드에서 굉장히 많이 볼 수 있는 적대자가 동조자를 넘어서는 것 그리고 주인공의 난관 이런 것들을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과 연관 시켜서 흥미진진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의상과 세트에만 35억 원을 투자해 만든 수려한 영상미,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민족주의 정서도 작용했습니다.

[남상범, 서울 신림동]
"감동적이고 정말 재미있었고요. 이 영화를 친척들이나 부모님께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의 흥행세가 만만치 않은 데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이병헌 전도연 주연의 '협녀'까지 여름 대작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암살'이 목표치인 천만 관객을 달성하고 일제 강점기 영화도 잘 만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김선희[sunn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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