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출품하려고"...국립공원 훼손

"사진전 출품하려고"...국립공원 훼손

2015.08.01.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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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우리나라 국립공원 21곳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해마다 사진공모전을 열고 있습니다.

상당한 상금도 걸려 있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 오히려 국립공원을 훼손하기도 해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홍상희 기자입니다.

[기자]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과 우뚝 솟은 암석들.

구름이 내려앉아 바다를 이루고 서쪽 하늘에서는 붉은 태양이 하늘을 물들입니다.

설악산국립공원 신선대에서 바라본 공룡능선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경관 반대편에서는 온갖 불법 행위가 벌어집니다.

텐트를 치고 불법 야영을 합니다.

여기저기 쓰레기가 마구 버려져 있고, 밥을 지어 먹기도 합니다.

[사진전 응모자]
"솔직히 말해서 어제 왔어. 어제도 (사진이) 뭐 그런 거야. 하룻밤 자고 내려가려다가 뭐 그럴 수 있나."

[국립공원관리공단 단속요원]
"사진 찍으시는 분들이 무게가 나가는 비박 (야영)장비들을 구석에 몰래 매립을 해놓고 나중에 다시 와서 쓰려고 매트 같은 것을 놓고 간 겁니다."

좀 더 멋진 사진을 찍으려고 시야를 가리는 소나무를 마구 잘라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연까지 훼손하면서 사진을 찍는 이유는 해마다 열리는 국립공원 사진전에 응모하기 위해서입니다.

대상에 500만 원이 주어지는 등 총상금이 4천만 원이나 걸려 있어 해마다 80: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상희, 국립공원관리공단 과장]
"사진 촬영을 위해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께서는 샛길 및 특별구역에서는 촬영을 할 수 없으니 정해진 장소에서 촬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립공원의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취사나 야영, 쓰레기를 버릴 경우 3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번 사진전에서 통제구역에서 촬영했거나 야생 동물을 잡아 사진을 찍은 경우 탈락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YTN 홍상희[sa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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