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여자'를 넘어...새로운 시선으로 만난 왕비와 후궁

'왕의 여자'를 넘어...새로운 시선으로 만난 왕비와 후궁

2015.07.07.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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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드라마나 영화에서 조선 시대 왕실 여성은 치열한 암투의 주인공 아니면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비운의 여성으로 자주 그려지죠.

이런 과장된 이미지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의 왕비와 후궁들의 생활상을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황후는 황색, 왕비는 홍색, 왕녀는 녹색.

서열에 따라 확연히 구별되는 원삼은 엄격한 위계 질서로 유지되던 조선 시대 왕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왕의 여자'이자, 임금의 어머니로 역사의 한 축을 이루지만, 구중궁궐 암투의 주인공으로만 묘사되기 일수였던 왕비와 후궁.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는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조선 왕실 여성들의 다양한 역할과 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친히 누에를 쳐 백성에게 모범을 보이거나 국가 의례를 주관한 국모로서의 모습은 물론, 하사받은 사유재산을 직접 관리하며 경제활동을 이끈 주체적인 면모도 확인됩니다.

숭유억불 정책 속에서도 불교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례와 출산에서부터 장례까지, 일일이 왕비와 후궁을 다르게 대해 적통의 존엄을 강조한 것은 유교 질서를 내면화한 조선 왕실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임지윤,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 학예연구사]
"왕비를 거친 자만이 왕실 웃어른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후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막중한 권한을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왕을 낳은 후궁 7명을 모신 사당인 칠궁 가운데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 씨의 신위가 있는 곳이 재현돼 공개되고, 왕과 왕비의 혼례에 쓰인 돗자리인 교배석과 동자상도 일반에게 처음 선보입니다.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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