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년 전 궁궐 밝힌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발전소 터 확인

128년 전 궁궐 밝힌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발전소 터 확인

2015.05.28. 오전 00:1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기가 들어온 곳은 어디일까요?

128년 전 고종이 거처하던 경복궁 건청궁에서 처음 전등에 불을 밝혔는데요.

당시 경복궁 안에 설치됐던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발전소의 위치가 정확히 확인됐습니다.

윤현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종과 명성황후의 거처였던 경복궁 건청궁.

1887년 우리나라 최초의 전깃불을 밝힌 곳입니다.

미국 신문물을 보고 돌아온 사절단의 보고를 받은 고종황제의 지시로 경복궁 안에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발전소인 '전기등소'가 세워졌습니다.

당시 궁에 근무했던 상궁의 증언 등을 통해 건청궁 바로 앞이라고 알려졌던 이 '전기등소' 의 위치가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경복궁 발굴조사 결과, 연못인 향원지 남쪽에서 발전소 터와 함께 원료인 석탄과 궁궐을 밝힌 가로등인 아크등에 사용됐던 탄소봉 등 관련 유물이 출토됐습니다.

[지병목, 국립문화재 연구소 고고연구실장]
"현재 표석이 있는데 만약 발전소가 있었다면 건청궁과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소음이 상당했을 것이거든요. 그런데 향원지 남쪽으로 내려와 위치가 있으니까 훨씬 소음이 건청궁에 들리는 것이 덜했겠죠."

에디슨이 백열 전구를 발명한 지 불과 8년 만에 조선에 도입된 전기.

툭하면 불이 꺼지고 돈도 많이 들어가는 모양새가 마치 건달 같다 하여 '건달불'이라고도 불리는 등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서양 근대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고종의 강한 개화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민병근, 전기박물관 학예사]
"외세 혼란도 있고 국가의 정치적 상황이 안정화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빨리 도입됐다는 것은 고종 황제의 개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우리나라 전기 발상지가 정확히 규명되고, 아크등 사용 흔적도 새로 발견됨에 따라 앞으로 전기 발전사 연구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