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놀이·액션...세상을 비트는 파격 창작극

[앵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혼란스러운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사회.

무거운 주제를 전래놀이나 무협 액션 같은 특이한 장치로 흥미롭게 풀어낸 파격 창작극들이 찾아옵니다.

한바탕 웃으면서도 현 시대를 깊이 고민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박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래놀이로 시작하는 도입부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사냥꾼이 놓은 덫에 걸려 꼬리를 자르게 된 월악산 여우들이 사람들 세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인간들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여우한테 홀린 때문이라고 탓합니다.

누가 여우이고 누가 인간인지 알 수 없는, 어제 일어난 사고가 오늘 또 일어나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은 우리 사회.

어두운 현실을 놀이와 영상, 합창 등 다양한 요소로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인터뷰:이강백, 연극 '여우인간' 작가]
"제 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면 깊은 좌절감에 빠지게 되는데 그 좌절감은 무엇인가 하면 우리가 과거만 반복하고 있구나 미래로 갈 수 없다는…."

화려한 조명과 라이브 밴드, 코믹한 효과음에 과장된 무술까지.

이름부터 독특한 이 창작극은 연극이라기보다 쇼 같습니다.

전국을 돌며 소뿔을 맨손으로 자르는 범인을 찾아 수사를 벌인다는 황당한 설정이지만, 볼수록 그 의미를 고민하게 합니다.

국정원 정치 개입 파문, 세월호 참사 같은 수많은 이슈 속에 많은 말이 넘쳐나지만, 우리의 일상은 그 말들 속에 갇혀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인터뷰:김승철, 연극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 연출]
"즐겁게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텅 비어 놓고 보셔도 무방한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공연을 보고 극장문을 나서면서부터는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가득 안고 (가게 될 겁니다.)"

연극 속 연극 속의 연극.

3중 구조로, 공연을 마치고도 극장 밖에서 배우들이 서성이고 있습니다.

과연 어디까지를 극으로 받아들일지는 관객의 몫입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