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디오아티스트 박현기...폐차를 예술품으로

첫 비디오아티스트 박현기...폐차를 예술품으로

2015.01.31.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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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첫 비디오아티스트 박현기의 전 생애 작품세계를 살필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중고차나 폐차를 예술작품으로 부활시킨 특이한 전시회도 열리고 있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박현기 1942~2000 만다라' 전 / 5월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백남준은 외국에서 활동하다 1984년부터 한국을 드나들기 시작했지만 박현기는 이미 1970년대 말부터 영상 매체를 작품화했습니다.

국내 첫 비디오아티스트입니다.

대표작인 '만다라'는 1997년 6월부터 7월까지 뉴욕 킴포스터갤러리 전시회에 출품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주목받았습니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지난 2000년 1월 위암으로 타계하기까지 그가 남긴 작품과 자료 등 1,0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인터뷰: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한국적, 동양적 정신의 기초 위에 비디오라는 서양의 새로운 매체를 접목한 작가로서 백남준과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작가입니다."

▣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전 / 2월 17일까지, DDP

수명을 다하고 전시장으로 들어온 소형 트럭.

형체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참외 농가에서 쓰던 차를 작가가 그라인더로 갈아 쇳가루를 냈습니다.

쇳가루는 안료로 쓰였습니다.

작가는 차 주변 벽과 바닥에 무겁고 투박한 쇳가루로 참외 농사꾼의 삶을 써내려갔습니다.

[인터뷰:김종구, 미술작가]
"시서화에는 먹을 갈아서 글씨를 쓴다고 하지만 제가 하는 것은 쇠를 깎아서 글씨를 쓰고 있는 거죠."

이처럼 중고차나 폐차를 예술작품으로 부활시키는 작업에 미술작가 14명이 참여했습니다.

작가들은 차주 만 8천 명이 보낸 사연들 가운데 14건을 골라 그들이 타던 차량과 부품을 해체하고 조립했습니다.

차가 품은 기억이 각 작품의 메시지가 됐습니다.

YTN 황보선[bos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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