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밥상이 변한다…'슈퍼 곡물' 열풍

우리의 밥상이 변한다…'슈퍼 곡물' 열풍

2014.09.21. 오전 09: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우리의 밥상이 변한다…'슈퍼 곡물' 열풍
AD
언제부터인지 세계인의 식탁이 하나가 된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아이돌 가수나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유튜브, SNS 등을 타고 실시간으로 각국에 알려지는 것처럼 말이다.

한동안 '컬러 푸드', '슈퍼 푸드'의 바람이 뜨겁더니 최근엔 '슈퍼 곡물' 바람이 뜨겁다. '슈퍼 곡물'은 각종 영양소가 일반 쌀보다 풍부해 쌀밥을 대체할 식품으로 꼽히는 렌틸콩, 퀴노아, 귀리 등을 말한다.

이미 대형마트와 홈쇼핑, 백화점 등에선 '슈퍼 곡물'을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됐고 레스토랑이나 식품 업체들은 관련 메뉴나 상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우리 식탁을 다시 뒤바꾸고 있는 '슈퍼 곡물'. 알고 보고 맛보자.

우리의 밥상이 변한다…'슈퍼 곡물' 열풍

◆ 렌틸콩…단백질 풍부한 세계 5대 건강식품

평소 다이어트와 웰빙 식단에 관심이 높은 직장인 A 씨(29).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렌틸콩을 1kg 주문했다. A 씨 주변에는 렌틸콩으로 식단을 조절하고 있는 동료나 친구들이 제법 많다. A 씨도 쌀과 함께 지어먹거나 두유와 함께 믹서에 갈아 마시는 간편한 요리법으로 렌틸콩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렌틸콩은 주로 인도, 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와 이집트, 이탈리아,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자란다. 단백질이 풍부해 예부터 식량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의 건강 전문지 '헬스'(Health)는 지난 2006년에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렌틸콩을 꼽았다.

렌틸콩의 식이 섬유 함유량은 바나나보다 12배, 고구마보다 10배나 높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는데 탁월하다. 혈류가 잘 통하도록 혈관을 이완시키는 엽산도 풍부해 심혈관 질환 예방은 물론 동안 피부를 가꾸는 데도 효과적이다.

◆ '곡물의 어머니' 퀴노아…글루텐 프리에 고단백

쌀보다 작은 동글동글한 모양의 곡물 '퀴노아'(Quinoa). 퀴노아는 잉카 언어로 '곡물의 어머니'라는 뜻이라고 한다. 3,000~4,000년 전부터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 고원에서 재배된 이 곡물은 최근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크기는 작지만 영양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퀴노아는 껍질에 사포닌이 많고 쌀, 보리, 밀 등 일반 곡물보다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과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다. 특히 단백질은 대두보다 1.3배나 많고 우유의 대체식품으로도 추천되고 있다. 글루텐과 나트륨은 '제로'(0)다. 두뇌 활성화, 노화 방지, 면역력 강화의 효능까지 있어 전 세계 건강식품으로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유엔(UN)과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퀴노아를 완전식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수정 부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퀴노아는 한국인이 주식으로 먹는 백미 밥보다 영양가가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일본식품 표준성분표'에 따르면, 퀴노아는 백미와 비교해 단백질이 2배, 칼슘이 7배, 비타민E는 30배나 더 많다.

◆ 귀리…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 푸드'

귀리는 제시카 알바, 카메론 디아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에서도 슈퍼 곡물로 떠올랐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 중앙아시아 등인데 국내에서는 강원도 일부 산간 지방에서 재배되고 있다. 미국의 시사 잡지 '타임'(TIME) 지는 2002년 10대 '슈퍼 푸드'로 귀리를 선정했다.

귀리는 고단백-저칼로리로 몸에 축적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이로운 식물성 단백질, 미네랄, 필수 아미노산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각종 비타민과 철분은 물론 나트륨의 체내 흡수를 막아주는 칼륨과 콜레스테롤 흡착을 방지하는 수용성 섬유질도 풍부하다. 염증 생성을 막아주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귀리 가루를 이용한 팩은 피부 트러블을 진정시키는 효과까지 있다.

볶은 귀리를 납작하게 가공해 뜨거운 물이나 우유를 부어 먹는 오트밀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아침 식탁에 자주 올랐다.

우리의 밥상이 변한다…'슈퍼 곡물' 열풍

◆ 슈퍼 곡물, 건강하게 즐기는 다양한 방법

'슈퍼 곡물'의 등장에 식품 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카레나 즉석밥 등에 슈퍼 곡물을 넣은 즉석요리 상품을 속속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대형마트와 홈쇼핑,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원 곡물 판매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로 렌틸콩과 귀리가 주 상품인데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릴 정도다.

최근 핫한 레스토랑들도 관련 메뉴 개발에 나서는 중이다.

서울 강남의 로가닉(raw+organic) 레스토랑 '오율'은 '렌틸콩 코스'를 개발했다. 애피타이저부터 수프, 샐러드, 스테이크까지 모든 요리 순서에 렌틸콩이 들어간다. 굽거나 삶은 렌틸콩을 아보카도, 송이버섯, 삼채, 한우와 함께 맛볼 수 있는 렌틸콩 코스는 '건강에 좋은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인기 메뉴로 떠올랐다.

오율 관계자는 "렌틸콩은 다이어트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영양성분도 풍부하고 효능도 뛰어나 코스 메뉴로 개발하게 되었다"며 "밀가루, 설탕, MSG도 첨가하지 않기 때문에 건강을 중요시 여기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슈퍼 곡물 요리를 먹겠다고 굳이 레스토랑까지 가야 하는 걸까. 밥에 넣어 먹는 잡곡밥 맛 이상으로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즐길 슈퍼 곡물 요리는 없을까.

서울 서교동의 캐쥬얼 다이닝 레스토랑 '호우'(HOU)의 총괄 셰프 이진호 씨는 귀리를 이용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바나나 요거트 오트밀'을 소개했다.

이진호 셰프는 "서양에서 귀리는 아침 식사로 아주 널리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 요거트와 함께 먹는다. 우리나라에서 아침 식사로 시리얼이 대중화된 것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요거트는 렌틸콩과 함께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되기도 해 금상첨화다.

<바나나 요거트 오트밀> 레시피
-재료(4인분 기준): 귀리 8큰 술, 설탕 2큰 술, 바나나 2개, 플레인 요거트 400g(4개)
1. 바나나 껍질을 제거한 후 작은 사이즈로 썰어 준다.
2. 잘게 썬 바나나와 설탕, 요거트를 믹서기에 넣어 간다.
3. 귀리(오트밀)를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4. 유리 잔에 바나나 요거트를 담은 후 볶은 귀리를 얹는다.

이진호 셰프는 "국내 소비자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재료보다 더 뛰어난 효능을 가진 새로운 재료들을 쉽게 접하게 되면서 슈퍼 곡물 열풍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도 한국인들이 모르는 건강하고 맛있는 식재료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것들을 소개하는데 큰 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YTN PLUS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출처=이효리 블로그, 두산백과]
[사진제공=레스토랑 '오율', 레스토랑 '호우' 이진호 셰프, 부즈펌]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