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차(茶) 속에 빠져 있네!

가을이 차(茶) 속에 빠져 있네!

2014.09.20. 오전 09: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가을이 차(茶) 속에 빠져 있네!
AD
녹색의 푸름을 뽐내던 나뭇잎은 말라 바스러질 채비를 한다.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숙연해져 바람 한 점에도 가슴 시려한다. 이 계절엔 커피도 좋지만 차 한 잔이 왠지 더 잘 어울린다.

인위적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향에 온기까지 더해진 차 한 잔은 기혈의 순환을 돕는 효과까지 높다. 가을, 계절감에 잘 어울리는 차(茶)를 알아보자.

■ 녹차+국화차 등 '블렌딩 차' 선호

차 박물관의 한 직원은 "손님들이 가을에는 그린티(Green Tea), 즉 녹차 중에서도 발효도가 높아 더욱 뒷맛이 개운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황차(荒茶) 계열의 차를 선호하시는 것 같다. 또 국화와 같은 계절 꽃차, 과일 차 등과 이를 살짝 블렌딩해서 드시는 고객들도 있다"고 전했다.

중요한 건 녹차와 꽃잎을 적절히 섞는 비율이다. 계절 꽃 차는 지나치게 강하게 먹을 경우 체질에 따라 두통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8대 2 비율을 추천했다.

한국차학회 명예회장 이혜자 씨는 "자연에서 채취한 꽃잎 속엔 약간의 독성이 함유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녹차 속 카테킨 성분이 이런 독성이나 중금속 배출 작용을 돕기 때문에 꽃잎과 8대 2 비율로 섞어 마시면 맛과 향기도 더 좋고 건강에도 이롭다"고 말했다.

이처럼 녹차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국화 외에도 연꽃이나 구절초 등 다른 계절 꽃과 곁들여 마실 수 있고, 모과, 유자 등 과일 차와도 궁합이 잘 맞다. 녹차는 많이 우려내면 특유의 쓴맛과 떫은맛이 나지만 그 위에 꽃잎과 과일을 띄우면 새로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가을이 차(茶) 속에 빠져 있네!

■ 가을 차(茶), 제대로 우려 마시는 방법은?

고급 찻잎(Estate Tea)으로 우려낸 티는 100℃ 이상으로 너무 뜨겁게 마시면 오히려 좋지 않다. 60~70℃ 아래로 약간 식혀서 마시면 섬세한 맛과 향을 은은하게 더욱 더 느낄 수 있다. 한국차인연합회 다도대학원 김태연 교수는 이렇게 조언한다.

먼저, 티 필터를 티포트에 넣고 끓는 물로 살짝 씻어 준비한다. 마실 차(100ml 당 녹차 2g, 1인 기준)를 예열된 필터에 넣고, 적절한 온도(약 95~100℃)의 물을 부어 2~3분 동안 차를 우려낸다. 차를 우려낸 후에는 떫은맛이 더 이상 스며들지 않도록 티 필터를 티포트에서 꺼낸다.

김 교수는 "여러 사람에게 차를 대접할 때는 하나의 찻잔을 단 번에 채우지 말고 두세 번씩 돌아가면서 따라 차의 농도를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한 번 찻잎을 끓여내면 3~5번 정도 충분히 우려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을이 차(茶) 속에 빠져 있네!

■ 바쁜 직장인들, 간편한 블렌딩 티백으로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간편한 블렌딩 티백 제품도 많이 시장에 나왔다. 차(茶) 브랜드 '오설록(Osulloc)'의 녹차와 유자, 배를 블렌딩한 티백, 브랜드 'TWG tea'의 남아프리카산 루이보스와 견과류를 섞은 티백 등 다양한 가을 블렌딩 차가 출시됐다.

오설록 홍보팀 관계자는 "단품으로 나온 녹차보다는 꽃이나 과일 향이 섞인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풍부한 맛과 향으로 시각적 미각적 즐거움을 주고, 각각의 성분들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녹차의 테아닌 성분은 긴장을 완화시키고 혈압을 낮춰주는 작용을 하는 동시에 비타민C와 A의 함유량이 많아서 면역력을 높여 준다. 이와 함께 가을에 먹는 국화와 유자, 배, 모과 등은 건조한 계절 각종 기관지 질환과 감기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한국차학회 명예회장 이혜자 씨는 "젊은 층도 점차 차(茶) 문화를 올드하다고 인식하는 대신 세련되고 간편하게 블렌딩 티나 티백으로 즐기고 있다. 본인의 취향과 성분 균형을 맞춘 티백으로 가을의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YTN PLUS 오진희 기자 (ojh6572@ytnplus.co.kr)
[사진제공 = 오설록, TWG Tea, 리쉬티]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