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들이 DMZ로 몰려간 이유는?

아티스트들이 DMZ로 몰려간 이유는?

2014.09.01. 오전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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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를 상징하는 것 중 하나가 남북한을 가르는 DMZ, 비무장지대죠.

DMZ 근처 민통선 안으로 국내외 미술 작가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왜일까요?

황보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재진과 관람객들을 실은 버스가 군 초소에서 검문을 거쳐 도착한 곳은 DMZ 앞 평화문화광장.

구정아 작가의 야외 전시장입니다.

구멍 많은 현무암 바위들은 철원 여기저기서 옮겨 온 겁니다.

바로 눈앞의 비무장지대에서는 가져오지 못하는 분단 현실을 거울처럼 비춰줍니다.

서울과 원산을 잇는 기차가 지나던 월정리 역입니다.

DMZ 곁에 있는 이곳도 전시장으로 활용됩니다.

이 폐 역사엔 휴전선이 남북한을 가르지만 철새에겐 경계선이 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설치작품을 배치했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민통선 안쪽에 있었던 양지리 마을엔 아르헨티나 작가가 생활하며 작품을 생산하는 이른바 '레지던시'까지 들어섰습니다.

주민들의 생활용구를 재료로 전쟁의 상흔이 깃든 조각이나 조형물을 선보입니다.

[인터뷰:아드리안 비야 로하스, 아르헨티나 작가]
"양지리 마을에 완전히 빠졌어요. 이 마을을 극장이나 거대한 작업실로 활용하겠다고 마음먹었죠."
(I absolutely fell in love with this place, and I had sort of ambitious idea of using the town, as a theater, as a huge studio...)

정미소는 사운드 퍼포먼스를 펼치는 곳입니다.

첼리스트 이옥경이 마치 살풀이하듯 불협화음의 굿을 펼칩니다.

평화전망대에 설치된 쌍안경들 가운데 유일하게 상하, 좌우로 360도 회전이 가능한 것은 단 하나.

쌍안경의 방향조차 자유롭지 못한 DMZ의 현실이 담겼습니다.

이처럼 DMZ 주변에서 펼쳐지는 '리얼 DMZ 프로젝트'는 아트선재센터가 3년째 마련한 투어식 전시회로, 분단 경험을 가진 독일 큐레이터도 참여했습니다.

[인터뷰:니콜라우스 히르쉬, 'Real DMZ' 큐레이터]
"DMZ에서 정치와 예술 사이의 영역을 탐색하는 전시회라는 면에서 멋진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this is fasctinating for me to try an exhibition that explores the field between politics and the art.)

국내외 작가 10여 명이 참여해 DMZ에 예술이 스며들 자리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리얼 DMZ 프로젝트'는 한 달 동안 계속됩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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