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팝 골수팬이 차린 무대

크레용팝 골수팬이 차린 무대

2014.03.22.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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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걸그룹 크레용팝의 출세를 지켜본 이른바 '팝저씨' 가운데 한 명이 작가로서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한 여성 변호사는 작가로서 내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미술 은행'으로 불리는 한국은행이 추린 명품 30점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황보선 기자와 함께 보시죠.

[기자]

[정연두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 전 / 6월 8일까지 / 삼성미술관 '플라토']

이 흥겨운 무대가 사실은 작품입니다.

걸그룹 크레용팝을 무명일 때부터 응원한 K팝 아저씨 팬, '팝저씨'가 무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40대 중반의 '팝저씨' 작가 정연두가 고상한 미술관에 되바라진 '딴따라 판'을 들여왔습니다.

어느곳에서든 담을 허무는 무모한 시도가 바로 이 작가의 키워드입니다.

오토바이에 짜장면통을 싣고 내달리는 소년 배달부를 포착할 즈음에도, 수십 세대의 아파트 거실을 파고든 사진 연작 '상록타운'을 찍을 때에도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꽂혔습니다.

[인터뷰:정연두, 미술작가]
"묘한 동질감과 함께 이웃의 부재를 느끼게 되고 두꺼운 콘크리트 너머의 타인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상록타운'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접근은 로댕의 대표작 '지옥의 문'을 각색한 3차원 영상물을 제작하는 용기를 줬고, 뉴욕의 이민자 동네의 시간이 멈춘듯한 파노라마 영상 속에 사진과 비디오의 경계를 넘나들도록 이끌었습니다.

['근현대 유화 명품 30선' 전 / 5월 18일까지 / 한국은행 갤러리]

나무 그늘 아래 흰 저고리에 붉은 댕기를 딴 소녀.

1938년 조선미술박람회 특선 수상작, 심형구의 '수변'입니다.

봄의 교향악 연주를 감상하는 모습을 대형 캔버스 두 폭에 나눠 그린 대작 '봄의 가락'은 1942년 선전 추천작가 김인승이 출품한 겁니다.

간결한 표현, 뚜렷한 색채의 대비 속에 온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황추의 '저녁노을'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이밖에 안기풍의 '봄' 등 명작 30여 점이 한국은행 갤러리에서 일반에 선보입니다.

[김성은 'My Office' 전 / 3월 29일까지 / 서울 신사동 에프앤아트스페이스]

여변호사가 그림을 그렸는데 힘은 뺐습니다.

자신 또는 주변 인물들의 사무실을 캔버스에 담았습니다.

따뜻한 온기와 흥겨운 대화가 넘실대는 작품들은 재판에 집착하는 여변호사가 아니라 인간미, 색의 향연, 조형미에 홀린 작가 김성은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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