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진 거장 스기모토 개인전

현대사진 거장 스기모토 개인전

2013.12.08. 오전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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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사진의 거장으로 불리는 히로시 스기모토의 대규모 개인전이 마련됐습니다.

목탄 작업을 고집하는 젊은 작가 양정화와 간암 투병을 하면서도 창작 활동을 이어갔던 고 박권수 작가의 추모전도 열리고 있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히로시 스기모토 - 사유하는 사진' 전 / 내년 3월 23일까지 / 삼성미술관 Leeum]

알래스카 설원을 담은 이 사진은 망원 렌즈를 쓰지 않고 늑대 여섯 마리 바로 앞에서 찍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진짜 늑대가 아니라 박제들입니다.

노작가 히로시 스기모토는 제주도 근처에서 황해를 담았습니다.

흑해와 홍해도 그를 불렀습니다.

이처럼 바다는 작가에게 태고적 세상의 근원입니다.

[인터뷰:히로시 스기모토, 현대사진작가]
"태초의 인간과 현대 인간이 공유할 수 있는 게 바로 바다입니다. 그래서 저는 황해, 흑해, 또는 러시아의 '백해'에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we can share the same vision with the ancient time. That's why I am very curious about how people name the sea, yellow, black...sometimes white sea there's in Russia.)

40만 볼트 전기봉으로 만든 인공 번개는 이렇게 뜻밖의 이미지를 연출합니다.

사진작가의 눈에 과학도 수단이자 피사체가 된 겁니다.

현대사진의 장인으로 불리는 스기모토의 70년대 후반부터 최근작까지 49점의 작품이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사진뿐 아니라 조각설치, 영상 등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거장의 예술 세계를 살필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양정화 'Black Trace' 전 / 18일까지 / 서울 신사동 JE SUIS 갤러리]

사람의 팔과 고양이의 몸이 하나 같습니다.

둘은 피부부터 뼛속까지 어우러지는 듯합니다.

담배 연기가 남성과 숲을 한몸인 듯 이어줍니다.

작가는 이렇게 사람과 동물 또는 주변 사물 사이의 접촉과 소통에 집중했습니다.

목탄과 흑백 모노톤을 고집한 건 관계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담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양정화, 미술작가]
"아주 깊은 무의식의 세계 같은 것들을 표현하는 건데, 남을 그렸지만, 타인을 그렸지만, 또 동물을 그렸지만 실은 내 얘기가 거기 투사되는 경우가 있죠."

[박권수 추모 유작전 '목숨보다 그림' / 12일까지 / 서울 인사동길 아라아트센터]

목숨보다 그림을 사랑했다는 고 박권수 작가의 추모 유작전입니다.

자신의 여러 표정을 담은 자화상 연작을 비롯해 소외된 인간의 고뇌, 근원에 대한 향수를 그린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특히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지난 2005년 타계하기 전까지 5년간 투병하면서 그린 작품들도 공개됐습니다.

['헝가리 왕실의 보물' 전 / 내년 3월 9일까지 /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화려하게 꽃피운 헝가리 왕실의 보물들이 서울에 왔습니다.

초상화와 의상, 금은세공품 등 유물 190점이 전시됐습니다.

1802년 개관해 22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헝가리 국립박물관 소장품들입니다.

헝가리의 근현대 문화를 모처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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