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

한국 영화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

2012.11.12.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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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 천만 영화 두 편이 잇따라 탄생하며 한국 영화계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한 해를 보냈는데요.

영화 홍보 마케팅 비중이 지나치게 늘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습니다.

영화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 함께 보시죠.

촬영과 후반작업 등 영화 제작이 끝나면, 홍보와 마케팅 작업이 진행되는데요.

포스터나 예고편 제작, 광고는 물론, 영화 개봉전 시사회와 배우들의 무대 인사도 모두 마케팅 비용에 포함됩니다.

이런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전체 영화 제작비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 침체 속에 제작비 거품은 조금 빠졌지만, 마케팅 비용은 매년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역대 흥행 1위작이 된 도둑들의 경우 총 제작비 150억 원 가운데 50억 원이 마케팅 비용으로 들어갔고, 역시 천 만 관객이 든 광해도 90억 원이 넘는 제작비 가운데 30억 원 이상이 마케팅 비용이었습니다.

저예산 영화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합니다.

작은 영화일수록 개봉뒤 1~2주 안에 입소문을 타지 않으면 극장에 계속 걸려있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베니스 영화제 수상작 피에타의 경우 만드는데 1억 5천만 원이 들었는데 마케팅비는 4배가 넘는 7억 원을 썼습니다.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도 순 제작비는 5억인데, 마케팅비는 10억 원이 들었습니다.

물론 영화 산업 규모가 커질수록 마케팅 비용 비중이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큰 왜곡된 구조는 분명 문제가 있는데요.

제작비가 영화의 질을 높이는데 더 집중해 쓰인다면, 한국 영화의 황금시대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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