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진화론 반드시 가르쳐야"

과학계 "진화론 반드시 가르쳐야"

2012.09.05. 오후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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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진화론의 증거로 제시된 시조새와 말의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는 논란이 한창 뜨거웠는데요.

과학계가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진화론은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김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시민단체가 진화론 삭제 청원을 제기하자 생물학계가 반박 청원을 내면서 불 붙은 교과서 논란.

과학교과서 감수기관인 과학창의재단은 지난 7월 과학기술계 석학 모임인 과학기술한림원에 교과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림원은 진화론과 화석학 전문가 등 11명으로 전문가협의회를 꾸렸습니다.

두 달 가량 논의 끝에 내린 결론은 진화론 삭제 주장을 일축하는 것입니다.

[인터뷰:이덕환, 기초과학학회연합체 회장]
"진화론은 과학적 반증을 통해 정립된 현대 과학의 핵심 이론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확인했고, 이런 핵심 이론을 우리 학생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합니다."

대신 생명의 탄생은 과학적으로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진화론과는 구분해서 설명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논란이 컸던 시조새는 수각류 공룡에서 조류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상징적 화석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다만, 다양한 원시 조류 화석이 존재하는 만큼 시조새가 파충류와 조류 사이 유일한 중간 종인 것처럼 오해할 만한 설명은 수정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인터뷰:이융남, 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시조새가 진화돼 나가서 현생 조류로 가는 그 사이 단계 화석들 한 종씩만 더 그래프에 넣는다고 해도 굉장히 이해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의 진화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단순화한 '직선형 진화도' 대신, 다양한 경로로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관목형 진화도'로 대체하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설명을 단순화해서 오류가 생긴 부분을 두고 진화론의 가치 자체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림원은 이번 가이드라인을 6개 출판사와 과학교과서 인정 기관인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했습니다.

이달 말 서울시교육청이 수정한 교과서를 승인하면 내년도 교육과정부터 적용됩니다.

YTN 김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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