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의 후예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뒤샹의 후예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2012.02.28. 오전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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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고 백남준 선생처럼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가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미술을 발견했습니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괴짜 작품들을 만나보시죠.

이하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크로마 스탠드업'

흔히 볼 수 있는 남성용 소변기 같지만 현대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의 작품입니다.

뒤샹은 지난 1917년 이 변기에 '샘'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켰는데요.

뒤샹의 후예들은 어떤 작품을 남겼을까요?

하얀 천과 밧줄로 꽁꽁 싸맨 공중전화기.

일상을 예술로 바꾸려는 부부 작가의 아이디어입니다.

높은 콧날과 삐죽삐죽한 머리카락을 생생하게 표현한 재료는 5천여 개의 색연필.

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모은 못이나 문구류 같은 흔한 물건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했습니다.

길이가 다른 빨대 수백 개로 토톰한 입술과 매력적인 눈매를 그려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 수백억 원이 넘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모방한 뒤 마구 구겨 기존 예술세계에 대한 반항심을 분출합니다.

고 백남준 선생이 '살아있는 그림', 비디오아트를 창시할 수 있었던 것도 일상 속에서 미술의 가능성을 발견한 남다른 시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희은, 큐레이터]
"뒤샹 이후에 현대미술에 새로운 장이 열렸고, 그 이후에 작가들은 새로운 자기 생각 표현과 재료 사용에 자유를 얻었습니다."

생활용품을 모아 붙이고, 기존 작품에 흠집을 내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괴짜 예술가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뒤샹의 정신을 잇고 있습니다.

YTN 이하린[lemonade010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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