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지젤'과 발레'지젤'

김연아 '지젤'과 발레'지젤'

2011.05.01. 오전 02:2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김연아 선수가 이번 대회 쇼트 프로그램에서 사용한 음악 '지젤'은 원래 발레 작품입니다.

발레리나와 함께 김연아 선수의 '지젤'과 발레 '지젤'을 비교해 봤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연아 선수는 이번 쇼트 프로그램에서 아돌프 아당의 '지젤' 음악을 재구성해 사용했습니다.

프로그램의 앞부분은 낭만주의 발레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지젤 2막의 무덤 장면 중에서 빠른 음악을 사용해 회전의 속도감을 높였습니다.

이후에는 다시 순박한 시골 소녀 지젤이 신분을 숨긴 귀족 알브레히트와 비극적인 사랑에 빠지는 1막으로 넘어옵니다.

특히 사랑에 배신당한 뒤 미쳐버린 지젤이 연인과의 한 때를 그리는 가슴아픈 장면과

연인의 칼로 자결하려 하는 모습을 김연아는 은반 위의 우아한 레이백과 비엘만 스핀으로 표현했습니다.

기술이 중심이 되는 피겨스케이팅과 표현이 중심이 되는 발레의 특성이 다르긴 하지만, 발레 무용수의 눈에도 김연아의 표현력 만큼은 최고라는 평가입니다.

[인터뷰:김주원,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표정이나 음악과 함께 어우러진 표현은 정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중에 역사속에 봐도 단연 최고인 것 같아요."

이어서 발레 지젤에서 인물간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부분을 빠른 스텝 시퀀스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컴비네이션 스핀에 이은 극적인 포즈로 지젤의 죽음과 함께 쇼트 프로그램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렇다면 발레 무용수가 뽑는 베스트 장면은 어디일까요?

[인터뷰:김주원,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지젤이란 발레 작품 속에 감정적인 표현이 상당히 많이 들어있거든요 드라마들을 잘 표현하기 위한 표정의 변화나 섬세한 팔동작 그런 것들이 들어있는데 발레리나라서 그런지 그런 감성을 자극하는 그런 부분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그 어느 스포츠 종목 보다도 예술성을 높이 평가하는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선수들이 발레곡과 안무를 차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옥사나 바이울은 당시 '백조의 호수'와 '빈사의 백조'로 역사에 남는 명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스포츠와 예술이 만나 꽃을 피우는 지점, 바로 그곳에 김연아 선수가 있습니다.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