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완성...저서도 절판 결정

'무소유' 완성...저서도 절판 결정

2010.03.17. 오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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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법정 스님 자신에겐 삶의 원칙이었고 제자들과 일반 대중들에겐 가르침이었던 '무소유'의 큰 뜻이 이렇게 완성되나 봅니다.

법정스님의 49재 가운데 첫번째인 초재날, 스님의 뜻을 받들어 스님의 이름으로 된 모든 책들을 다시는 내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김정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목탁 소리가 극락전 경내의 침묵을 깹니다.

스님의 영혼을 깨끗이 목욕시킨 뒤 극락왕생을 빌고 음식을 공양합니다.

법정 스님의 입적 7일 만에 열린 초재는 간소하지만 경건하게 3시간 동안 봉행됐습니다.

[녹취:법흥 스님 추모사]
"나는 미력을 다해서 사형님의 중창불사를 도와드린 것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고 있습니다."

생전 육성에 이어 사형이었던 법흥 스님의 추모사가 낭독되자 모인 이들은 또한번 눈시울을 적셨고 추운 날씨에 마당에 앉아 있어도 한마음으로 어른 스님의 극락왕생을 빌었습니다.

[인터뷰:정신행, 서울 강남구 신사동]
"고귀하게 살다 가셨기 때문에 우리가 그것을 본받으려고 하고...날씨가 그래도 별로 안 추운 것 같아요."

이렇게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려는 사람들에게 법정스님은 '무소유'의 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스님이 만든 봉사단체 '맑고 향기롭게'는 초재 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스님의 책을 다시는 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녹취:윤청광, '맑고 향기롭게' 본부장]
"내 이름으로 된 모든 출판물을 출판하지 말라는 스님 유지를 받들어 책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라고 출판사들에게 정중하게, 간절히 당부드립니다."

입적 전 남긴 유언장도 공개했습니다.

한 장은 "내 것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면 맑고 향기로운 사회 구현에 써달라", "내 이름으로 출판된 것들을 더이상 출판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고, 또다른 한 장은 "상좌 스님들의 수행정진에 대한 부탁"과 스님 사후 "일체의 의식도 사리 수습도 하지 말라"는 당부였습니다.

스님 자신에겐 삶의 원칙이었고 대중들에겐 가르침이었던 '무소유'의 의미는 더 큰 울림으로 이렇게 완성되고 있습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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