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췌도를 당뇨병 환자에게...장기 부족 대안되나?

돼지 췌도를 당뇨병 환자에게...장기 부족 대안되나?

2018.09.25. 오전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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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돼지의 장기 가운데 하나인 췌도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사람의 췌장과 비슷한 역할을 해 인체 이식용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오는 11월 돼지 췌도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수술이 극히 부족한 이식용 장기를 대신할 길을 열어줄지 주목됩니다.

이성규 기자입니다.

[기자]
10살 아들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주부 김 모 씨.

하루 최소 4번 이상 인슐린 주사를 맞는 아들을 지켜보면 안타까움에 속이 탑니다.

인슐린이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당뇨병의 완치를 위해서는 췌장을 이식받아야 하지만, 이식용 장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당뇨병 환자 가족들은 사람의 췌장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돼지 췌도를 이식용 장기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미영 / 당뇨병 환우회 대표 : 나이 드신 분들은 여생을 편히 살기 위해서 췌도 이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전혀 혜택을 못 받고 무작정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이종 간 췌도 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은 지난 6월 원숭이에게 돼지 췌도를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습니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게 된 연구진은 이르면 오는 11월 당뇨병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오는 10월 이 분야 국제 전문가를 초빙해 임상시험 방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을 예정입니다.

[박정규 /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단장 : 사실 규제가 없기 때문에 국제 전문가들과 WHO 위원들을 모시고 저희들이 임상시험을 하려는 계획서를 검토받으려고 합니다. 그 의견을 반영해서 임상시험을 하려고 합니다.]

이번 돼지 췌도 임상시험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경우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 장기 이식이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종 간 장기 이식 연구나 시험을 허용하는 법은 아직 국내에 없습니다.

이식이 필요한 환자 10명 중 1명만 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장기 기증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관련 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sklee9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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