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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혹시? 심리학자가 말하는 복권 사게 되는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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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6-20 18:21
■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앵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부자로 사는 꿈을 꾸잖아요. 고급 주택에 살면서 스포츠카를 타고 여행 다니는 그런 삶 말이죠. 그래서인지 일확천금의 희망을 품고 많은 분이 복권을 사지 않나 싶은데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복권과 관련된 우리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흔히들 꿈, 그러니까 돼지꿈이나 조상님 꿈을 꾸면 복권 산다고 하는데, 혹시 교수님도 복권 사는 편이신가요?

[인터뷰]
저는 생각보다 주변머리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한 장도 사본 적이 없어요.

앵커

한 장도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요?

[인터뷰]
생각보다 제가 확률에 의존하는가 봐요.

앵커

방금 확률 말씀하셨는데, 혹시 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이 얼만지 아시나요? 글쎄요? 벼락 맞아 죽을 확률이라고 보통 그렇게 이야기하잖아요.

(복권 1등에 당첨 확률은) 814만 분의 1이라고 합니다. 정말 말씀대로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은 건데요, 그런데 이 복권, 왜 이렇게 사람들이 자꾸 열광하게 되는 걸까요?

[인터뷰]
사실 생각보다 당첨 확률이 낮잖아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래도 합리적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하는 이야기가 '기대효용 이론에 입각한다'고 하는데, 이게 뭐냐면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에 실제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을 곱해서 기댓값을 만든다는 거죠.

그런데 때로는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결정하지만은 않는데요. 특히 복권 관련해서 그런 것 같은데요. 쉽게 말해서 대박심리, 그러니까 대박을 기대하는 심리….

앵커

왠지 이번에는 내가 당첨될 것 같은 그런 심리요?

[인터뷰]
네, 그런데 이게 특히 뭐냐면 비교해보는 거죠. 로또를 사서 당첨되면 엄청난 걸 받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걸 사지 않았을 때는 0원이죠.

이 두 개를 비교해보면 잠깐의 조그마한 돈을 투자해서 대박을 기대해보는 거, 이거를 크게 대비해서 느끼나 봐요. 특히 당첨금이 다음 회로 이월될 경우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훨씬 더 판매액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앵커

맞아요. 그러면 혹시라도 저 돈이 내 돈이 되지 않을까, 그런 헛된 꿈을 꾸기도 하고요. 그래서 보통 보면 전국에 로또 명당이라고 하는 곳들 보면 앞서서도 화면에서 봤는데, 줄 서서 복권 사는 사람 계시고요.

지방에서 멀리,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로또 명당을 찾아다니는 분들, 공을 들이는 거잖아요. 뭔가 내가 공을 들여서 하면 내가 당첨되는 게 않겠냔 심리가 있단 말이에요. 이런 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인터뷰]
부지런한 분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저희가 그래서 하는 이야기가 이걸 통제력의 착각 또는 통제의 환상이라고 부르는데요.

하버드대학 심리학자 엘렌 랑거(Ellen Langer)라는 사람이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이 현실적으로 실제 통제할 수 없는 일들, 예를 들어 아주 낮은 확률의 복권에 당첨되는 일 같은 거, 이런 거에도 내가 무슨 노력을 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통제력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데요.

앵커

확률마저도 나의 통제력 안에 있을 것이다?

[인터뷰]
그렇죠, 그러니까 1등 당첨이 많이 됐던 곳을 전국으로 돌아다니면서 찾는다든지 어떤 분은 당첨 번호에 대해 비밀이 있지 않을까 싶어 계속해서 연구하는데 사실 별로 도움 되지 않습니다.

앵커

내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나의 선택이 관여할 수 있는 것들 하면 떠오르는 복권이 바로 로또입니다.

로또는 자신이 직접 복권의 번호를 직접 고를 수 있잖아요. 이런 부분이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특히 로또를 보면 최고 당첨금이라고 하는 건 얼마나 팔렸느냐의 함수거든요. 그러니까 많이 팔리면 엄청나게 높은 당첨금을 받을 수 있고요. 그걸 정식 명칭은 '온라인 연합복권'이라고 하네요.

본인이 직접 번호를 고르는데, 국내에서는 1부터 45까지 숫자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6자리 숫자를 고르게 되어 있고요. 소위 말해서 이걸 '645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이 중에서 특히 재밌는 게 자기가 직접 숫자를 6개 고르는 거잖아요.

생일일 수 있고, 여러 가지 숫자를 고르는 건데, 이걸 하면 아까 말했던 통제 환상에 딱 걸리는 거예요. 내가 고르니까 '나는 뭔가 촉이 있을 거야' 이렇게 생각해서 실제로 내가 영향을 줄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뭔가 다르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통제력을 착각하는 거죠.

앵커

지금 방송 보시면서도 본인 경험담이 있을 거예요. 시청자분들도 '나도, 나도 그랬었어.' 이렇게 생각하실 텐데, 사실 월요일에 이 복권을 사서 주말에 확인하는 그 재미, 일주일 동안 기다리는 재미도 하나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겠냔 생각도 해보게 돼요.

[인터뷰]
그렇죠, 일주일 동안 뭔가 기다릴 것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당첨됐을 때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 인가도 생각하면 소소한 행복에 관한, 행복한 느낌이 계속 이어질 수가 있겠죠.

또 어떤 분이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더라고요. 당첨되면 좋지만, 아니라고 하더라도 불우이웃을 돕는다든지 그런 곳에 사용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하니까요. 긍정적인 순기능이 있는 거죠.

앵커

이래서 복권에 당첨된 분들 이야기해보면요. 1등에 당첨된 분들은 굉장히 행복하게 살 것 같은데, 막상 소식을 들어보면 파산을 했다거나 불행한 삶을 살기도 하더라고요.

[인터뷰]
아직 당첨이 안 돼 봐서 잘 모르겠는데요. 최근 미국 뉴욕대 로스쿨 조사에 의하면 실제로 복권 1등 당첨자의 3분의 1이 파산에 이른다고 합니다.

앵커

3분의 1이나요?

[인터뷰]
네, 3명 중 1명에 이르는 거죠. 왜 그러냐면 갑자기 재산이 너무 많이 불어나게 되면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아요.

고가의 주택을 구매한다든지 자신이 좋아하는 고급 스포츠카를 산다든지 그런 식으로 하고, 주변 사람들의 말에 혹해서 투자를 많이 하게 된데요. 그러다가 파산에 이르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돈을 잘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3명 중의 1명이 불행하다면 나머지 2명은 행복하게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복권에 당첨되기 전과 후의 사람들과의 관계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인터뷰]
어쩌면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의 측면에서 훨씬 더 문제가 많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복권에 당첨되게 되면 주변에서 '돈 좀 나눠줘라, 내가 뭘 하는데 투자해라', 이런 요구가 많고 실제 기부금 같은 것을 여러 단체에서 요구할 때도 많고요.

만약에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돈이 많아지고 나면 '내가 저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하나?' 이러면서 눈에 안 차는 느낌이 들면서 불화가 생기고 실제로 헤어지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하네요.

앵커

가장 나쁜 영향이네요. 이렇게 당첨이 된다고 해서 막 좋은 것만은 아닌데 이런 당첨심리를 이용하려는 분야도 있죠, 유통업계입니다.

이런 마케팅에 활용하는데 은근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요?

[인터뷰]
실제로 경품당첨 혹은 이벤트 당첨이 있잖아요. 실제로 확률은 굉장히 낮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보면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보상해주는 방식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참여한 데요.

그 이유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미 상품은 구매했잖아요. 상품은 구매했고, 거기에 더해서 확률이 더 있다면 일종의 부가적인 이득이 있다, 한 번 해서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나 봐요.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심리를 이용하는 게 재밌는 게 '꽝'도요. 그냥 '꽝'이라고 안 하고 '꽝, 다음 기회에' 이렇게 다음 기회를 꼭 붙여 놔서 구매하게 만들어요.

[인터뷰]
실제로 어떤 식당에는 이런 게 있대요. 굉장히 많은 양의 음식을 아주 짧은 시간, 제한 시간 안에 그걸 다 먹으면 공짜, 일종의 '도전 음식' 이런 건데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대요. 다 먹을 수 있다, 나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거죠. 또 하나는 공짜로 먹을 수 있다고 하니까 지원자가 줄을 서 있다고 합니다.

앵커

뭐든지 적당한 선이 중요한 건데, 이런 선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인터뷰]
그게 사실 쉽지는 않아요. 뭔가 조절하기가 쉽지 않은데, 첫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통제력의 환상이 있을 수 있다는 거, '나는 다르다, 나는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겠고요. 만약에 복권을 구매하신다면 저는 취미로 조금씩 조금씩 구매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또 하나는 성격 특성상 어떤 분들은 충동적이거나 몰두하는 분이 있잖아요. 일종의 '올인(all in)'하는 스타일이라면 복권 자체를 멀리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무래도 중독될 가능성이 많이 있으니까요.

또 하나 기억할 건 자신의 노력으로 성과를 이뤄냈을 때 그 자체가 돈이라든지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이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신이 무언가를 해냈다고 하는 자기 효능감, 자존감 같은 것들이 증가하는 것이 중요해요.

일종의 '내 땀이 내 양식이다', 이런 생각으로 자신이 노력하는 것이 결과가 되는 걸 좋게 생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복권을 살 때, 유의할 점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요. 사실 복권으로 할 수 있는 일보다 복권값으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에 더 큰 가치를 두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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