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다리 회담의 숨은 조연...새소리 주인공은?

도보 다리 회담의 숨은 조연...새소리 주인공은?

2018.05.02. 오후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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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바로 도보 다리 위 단독회담입니다.

30여 분간 소리 없이 진행된 정상회담에는 청아한 새소리가 배경음악처럼 깔렸는데요, 그 소리의 주인공을 정혜윤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남북 정상 회담의 백미로 꼽히는 도보 다리 회담의 시작.

두 정상이 함께 걷는 산책길을 산새 소리가 함께 합니다.

반가움을 표하듯 높게 지저귀는 새소리.

박새의 울음소리입니다.

같이 들리는 둔탁하지만 우렁찬 소리는 꿩의 인사말입니다.

도보 다리 위 테이블에 앉아 두 정상은 단독 회담을 시작합니다.

두 정상의 대화 사이사이, 긴장감을 풀어준 이 아름다운 소리는 흰배지빠귀의 울음소리입니다.

마치 노래하는 듯한 새소리가 두 정상의 모습과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이에 질세라 청딱따구리도 높고 절도있는 소리로 긴장된 분위기를 더합니다.

30여 분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다시 돌아오는 길목.

의미 있고 진솔한 대화를 나눈 두 정상을 환영하듯 직박구리와 산솔새, 그리고 박새의 울음소리가 화음을 이룹니다.

[박찬열 / 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센터 박사 : 모두 9종이 확인됐는데 그 중 흰배지빠귀와 산솔새 2종이 여름 철새이고 나머지는 텃새였습니다. 다양한 환경에 서식하는 새들이 짧은 시간이지만 나타났습니다. 판문점 주변 조류의 서식 환경이 좋은 것 같습니다.]

판문점 도보 다리 정상 회담을 장식한 아름다운 새소리.

무겁고 어색할 수 있었던 두 정상의 단독 회담을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역사 속 명장면으로 기억되게 한 숨은 주인공이었습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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