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떨고 있니?"...공감 능력은 유전자에 달렸다

"너 떨고 있니?"...공감 능력은 유전자에 달렸다

2018.04.23. 오전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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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얼마만큼 공유하거나 이해할 수 있느냐를 두고 '공감 능력'을 평가하곤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공감 능력의 차이를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혜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투명한 플라스틱 가림막 너머 전기 충격이 가해진 상대방을 바라보는 쥐, 마치 '같은 공포'를 느끼고 있는 듯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공포를 느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쥐의 행동 패턴입니다.

실제로 전기 충격을 받진 않았지만, 그 모습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공감'이 이뤄진 겁니다.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쥐 18종을 대상으로 이렇게 공감 능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종류의 생쥐 그룹만이 공포에 크게 공감하는 행동이 뚜렷했습니다.

분석 결과, 이 쥐에게서는 'Nrxn3(뉴렉신 쓰리)'라는 유전자의 변이가 확인됐습니다.

[신희섭 / 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장 : 왜 이렇게 됐나 봤더니 'Nrxn3' 유전자가 다른 쥐들과 다르게 변이돼 있었던 거죠. 돌연변이 된 유전자가 기능 자체가 약화한 거예요. 기능이 거의 없어진 것 같아요.]

'Nrxn3'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나면서 그 기능이 작동하지 않자 공감 능력이 향상됐다는 겁니다.

반대로 다른 쥐에서 이 유전자를 제거했더니 공감 능력이 좋아졌습니다.

'Nrxn3' 유전자의 기능이 사라지면 흥분을 억제하는 물질이 나오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상대의 감정에 반응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 연구팀 분석입니다.

공감 능력이 나타나는 원리가 이렇게 유전자 수준에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공감능력에 장애를 보이는 사이코패스 등 정신질환 치료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혜리[leehr201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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