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속 첨단 과학...죽어서 다이아몬드를 남기다!

장례 속 첨단 과학...죽어서 다이아몬드를 남기다!

2018.04.10.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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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우 / 과학과 사람들 대표

[앵커]
과학 이야기 더 이상 어렵게 할 필요 없습니다. <괴짜과학>에서 쉽고 재밌게 풀어드립니다. 오늘도 괴짜 과학커뮤니케이터 과학과 사람들 원종우 대표와 함께하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괴짜 과학을 시작하기 전에 제가 간단하게 퀴즈를 내볼까 하는데요. '사람이 살면서 겪는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의식'을 말하는 겁니다. 뭘까요?

[인터뷰]
'관혼상제'겠죠.

[앵커]
아, 역시.

[인터뷰]
성인이 되는 '관', 결혼을 하는 '혼', 죽음을 의미하는 '상', 그리고 제사를 이야기하는 '제'.

[앵커]
역시 대표님은 척척이십니다. 그중에서 장례의식은 인류문명과 함께 가장 오래된 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바로 오늘은 장례의식과 관련한 과학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대표님 그런데 장례의식과 과학이라고 하면 두 단어가 잘 맞지 않는 거 같아요. 특히나 장례라고 하면 뭔가 신성한 느낌도 있고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잖아요.

[인터뷰]
그렇긴 하죠, 그런데 한편 장례야말로 시대를 불문하고 첨단 과학 트렌드가 반영된 면도 있습니다.

[앵커]
장례의식이 첨단 과학 트렌드를 반영했다고요?

[인터뷰]
인류가 왜냐면 가장 좋은 기술로 고인을 보내고 싶어 하고 힘 있는 사람이 권력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건데, 대표적인 게 이집트의 피라미드라고 할 수 있겠죠.

[앵커]
그렇죠, 피라미드도 무덤이잖아요. 굉장히 과학적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인터뷰]
그렇죠, 굉장히 불가사의할 정도로 잘 만든 거대한 건축물인데, 우리가 대피라미드라고 하는 쿠푸 왕의 피라미드는 기원전 2500년경 지금부터 4500년 전에 지어진 건데. 높이가 144.6m고요.

밑변이 정사각형인데 약 230m씩 되는데, 오차가 20cm밖에 안 나요. 그러니까 정밀도가 어느 정도냐는 것을….

[앵커]
정말 현대 기술로도 만들기 어려울 정도로 정밀한 기술일 것 같은데요.

[인터뷰]
현대에서 만들기도 어렵겠지만, 이렇게 안 만듭니다. 필요가 없기 때문에요. 그리고 현대에는 콘크리트로 짓지만, 그때는 2.5톤짜리 바윗돌 230만 개를 쌓아 올린 건축물이니까 어마어마하다고 하고, 거기에 쓰인 관측 기술이나 실제로 쌓아 올린 기술 같은 것도 대단하다고 봐야 하죠.

[앵커]
인류 최초의 장례는 6만 년~ 5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이 시작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죽은 시신 위에 소나무나 전나무 가지를 올려놓고 조화를 바쳤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인터뷰]
그런 유적들을 보면 국화 꽃가루가 남아있어서 우리가 아직도 조문할 때 국화를 가져가잖아요. 그 전통이 굉장히 오래됐다는 걸 짐작할 수 있죠.

[앵커]
아, 그때부터 국화를 썼군요. 참 이렇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사실 이런 시대상이라든가 문화적으로도 장례문화는 변화해 왔는데, 요즘 새롭고 독특한 장례문화도 생겼다고 해요?

[인터뷰]
가끔 뉴스에 나오는 것도 '우주장'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그런 게 있는데, 이건 고인의 재를 로켓이나 인공위성에 담아서 우주로 쏘아 올리는 거죠.

미국이나 영국이나 일본은 이미 업체에서 영업하고 있고요. 일본 상품은 다양하게 있는데요. 유골 일부를 캡슐에 넣어서 그냥 우주로 대충 쏘아 올리는 거는 434만 원이면 할 수 있고, 인공위성에 넣어서 지구궤도를 계속 돌게 하는 건 두 배가량인 918만 원.

[앵커]
아, 점점 비싸지네요.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꿈을 어느 정도 이룬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또 다른 장례문화가 있다고요?

[인터뷰]
요즘 굉장히 많이 나오지만, 홍콩에서 뜨는 장례가 하나 있는데, 사진 한 번 보시겠어요?

[앵커]
굉장히 크고 이쁜 다이아몬드 같은데 장례랑 무슨 상관인가요?

[인터뷰]
이게 장례의 한 문화인데, 다이아몬드 장이죠.

[앵커]
다이아몬드 장이요? 설마….

[인터뷰]
설마가 맞습니다. 저게 시신인 건데, 스위스의 다이아몬드 제작회사인 '알고르단자'라는 곳에서 홍콩에서 유골을 다이아몬드로 제작하는 사업을 시작했어요.

한국 홈페이지도 있는데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영원히'라고 쓰여 있습니다.

[앵커]
예전에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이런 문구가 유행했었잖아요.

[인터뷰]
그 문구 그대로 사용한 건데, 스위스에 있는 연구소에 유골을 200g 정도 보내면 거기서 99% 순도의 탄소 여과를 해서 흑연을 만듭니다.

그다음 흑연에 압력을 많이 가하면 다이아몬드가 되거든요. 인조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거죠.

[앵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파란색이 될 수 있는 거죠?

[인터뷰]
저건 몸 안의 붕소 때문인데요. 붕소 원소의 양에 따라 사람마다 색깔이 다르데요.

[앵커]
아, 사람마다 색깔이 달라지는 거군요. 제가 한다고 그러면 무슨 색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한데, 그걸 알 수는 없겠죠.

이렇게 색다른 장례문화가 있는데, ICT 기술이 발달하면서 장례문화도 바뀌고 있잖아요. 예전에 장례를 주관하는 로봇이 등장했다는 기사를 전해드린 적도 있는데, 일본의 소프트뱅크 가정용 로봇 '페퍼'가 승려가 됐다는 기사였는데, 신기한 것 같아요.

[인터뷰]
그러게요. 그뿐만 아니고 장례식에 따른 조문이나 납골당도 ICT와 많이 만나있고요. 드라이브 스루 혹시 아세요? 햄버거 같은 거….

[앵커]
저 얼마 전에 맥xxx 거기서 주문하고 차에서 받는 그런 서비스잖아요. 그게 장례랑 무슨 관련이 있어요?

[인터뷰]
드라이브 스루 조문이라는 게 있는데….

[앵커]
네? 그게 뭐죠?

[인터뷰]
이건 나가노의 장례식장에서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을 개장했어요. 한마디로 조문객이 차에 탄 채로 조의금을 내고 지나가는 서비스인데요.

[앵커]
약간 성의나 진정성이 떨어져 보이는 거 아닌가요?

[인터뷰]
그럴 수 있는데 내막을 알면 그런 게 아닌 게요. 고령화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특히 일본 같은 경우에 거동이 불편해서 빈소를 찾기 힘든 노인층이나 장애인들을 위해서 이렇게라도 조문을 하자는 의미로 만든 서비스라 반대의 관점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의미가 있는 일이었네요.

[인터뷰]
네. 그리고 일본에는 첨단 기술로 만든 하이테크 납골당도 있는데요. 이건 도쿄 한가운데에 있고 7,000여 개의 유골함이 보관되어 있는데, 유족들이 찾아와서 회원카드를 터치하면 영상으로 가족사진이 나오고요.

그런 다음에 레일을 타고 고인의 유골함이 앞으로 도착하는 서비스죠.

[앵커]
정말 첨단이네요. 정말 신기한 장례문화가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여러 가지 장례문화를 말하면서 정말 독특하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쩌면 너무 간 것 같다는 장례문화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종교계를 포함해서 일각에서는 "품위가 없다"라든가 "괴기하다"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죠. 있는데, 장례인 만큼 앞으로도 조금씩 신중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앵커]
지금까지 과학과 사람들 원종우 대표와 함께했고요. 저희 <괴짜과학>은 다음 주 더 재밌는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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