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에 핀 꽃, 먹어도 되나요?

식탁 위에 핀 꽃, 먹어도 되나요?

2018.03.27. 오전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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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리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음식에 담긴 재밌는 과학 이야기 듣는 시간입니다. '푸드 톡톡' 이혜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2주 만에 만났는데 날씨가 한층 포근해졌어요. 미세먼지 때문에 대기가 뿌옇긴 하지만요, 꽃샘추위는 확실히 물러간 것 같은데…, '봄' 하면 꽃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어제 광양 매화 축제가 막을 내리기도 했고 요즘 곳곳에 꽃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봄을 즐기는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꽃구경이죠.

남녘에선 이미 개나리, 진달래 모두 꽃망울을 터뜨렸고요, 서울에서도 조만간 예쁜 봄꽃들을 모두 즐기실 수 있을 텐데요.

그런데 이렇게 예쁜 꽃을 먹어보면 어떨까요?

[앵커]
아, 진달래의 경우 화전이라고 하죠. 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식용으로 종종 먹는 것을 보긴 했는데, 아무래도 꽃을 먹는다는 것이 저에겐 그렇게 와 닿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장식으로 올라온 건 본적이 있는데 먹는 건지 몰라서 안 먹었어요.

혹시 맹 앵커는 먹어본 적 있나요?

[앵커]
네, 저는 화전을 먹어봤어요, 꽃 자체의 맛을 느껴보지는 못했는데 보기에도 예쁘고 기분 좋게 먹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맛이 잘 상상이 되진 않죠,

그렇지만 식용 꽃은 일단 '눈으로 먼저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최근에 화제가 된 영상이 있어요. 잠시 함께 보시겠습니다.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인데요. 시험과 취업과 연애에 번번이 실패하기만 하는 여주인공이 고향으로 내려가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보내는 내용인데요.

보시면 평범한 파스타를 만드는 듯한데, 그 위에 꽃으로 장식해서 빛깔 고운 '꽃 파스타'를 만들어 냅니다.

이 외에도 아카시아 꽃을 튀겨서 튀김으로 먹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고요.

[앵커]
저는 영화를 못 봤는데 식용 꽃을 요리에 활용할 수 있군요. 저렇게 파스타나 튀김 요리로도 먹을 수 있나 봐요?

[기자]
어려운 요리보다는 쉬운 요리부터 해 볼 수 있는데요. 식탁 위에 식용 꽃으로 음식을 장식하면 봄을 요리하는 느낌이 들겠죠.

그럼 이쯤에서 과연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꽃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앵커]
궁금합니다. 저는 영화에서 꽃으로 요리하는 걸 보면서 저도 해보고 싶고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동시에 먹어도 되는 꽃은 어떤 건지 내가 구분할 수 있을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자]
제가 식용 꽃을 재배하는 농장에 다녀와 봤거든요.

화면으로 꽃놀이하시죠, 함께 보시겠습니다.

[앵커]
정말 봄이 느껴집니다.

[기자]
맞습니다, 이곳에서는 팬지, 비올라, 금어초, 줄리앙 등 수십 종의 식용 꽃과 허브를 재배하고 있는데요.

[앵커]
저기 있는 꽃들이 모두 식용 꽃이란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식용 꽃으로는 팬지를 들 수 있습니다.

팬지는 꽃의 크기도 다양하고 색도 다양해서 음식에 사용하기엔 아주 유용한 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 화면에 보이는 것이 '보리지'라고 해서 이 꽃은 먹었을 때 '오이 맛'이 나서 샌드위치 같은 곳에 넣어서 먹기도 합니다.

또 끝 부분에서 달콤한 맛이 나고 끝 맛은 쌉쌀한 '체리 세이지'라는 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방금 화면에서 지나간 마찬가지로 아주 대표적인 식용 꽃인 '금어초'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꽃 모양이 붕어가 입을 벌리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역시나 살짝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식용 꽃들은 쌉쌀한 맛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앵커]
저는 식용 꽃이라 해서 특별한 게 있을 줄 알았더니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꽃들이네요.

아까 화면에서 보니까 꽃을 직접 따시던데요. 저렇게 하우스에서 재배해서 상품으로 만드시나 봐요.

[기자]
맞습니다. 하루에 두 번 오전, 오후에 꽃을 따서 판매하는데요.

먹는 꽃이기 때문에 관상용 꽃과는 다르게 농약 등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재배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식용 꽃 에겐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기보다는 '건강함'이 더 중요한 거죠.

식용 꽃이 상하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 하는데, 정말 손이 많이 가더라고요.

[앵커]
그래서 그렇게 '건강하게 예쁜' 식용 꽃이 탄생할 수 있는 거였군요.

그러면 꽃이 저렇게 사시사철 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물론 계절이 바뀌면 피는 꽃도 달라지죠, 그래서 식용 꽃의 종류도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데요.

지금은 대표적인 식용 꽃 대부분이 잘 자랄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렇다면 꽃에도 영양 성분 같은 게 들어있나요?

[기자]
식용 꽃 성분의 핵심은 바로 '색소'인데요.

이 색소에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서 흔히 '노화 방지'의 대표적인 성분으로 알려진 플라보노이드 계통의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예전에 초콜릿 성분 이야기 할 때 뇌 질환을 예방해주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다고 소개해드렸는데요.

식용 꽃에도 이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어서 뇌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앞서 이런 식용 꽃들의 맛이 좀 쌉쌀하다고 하셨잖아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요?

[기자]
아, 식용 꽃만을 '주요리'로 먹을 순 없겠죠. 샐러드에 활용한다고 해도 꽃만을 가지고 음식을 만든다기보다는 주요 식 재료가 별로도 있고 이를 장식해 주면서 적절히 맛을 돋우는 정도로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요리 실력이 조금 부족하다면 이렇게 식용 꽃으로 음식을 장식해서 부족한 맛을 시각적으로 만회해 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기자]
맞아요. 정성이 좀 더 들어간 것 같고, 신경 써서 음식을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말이죠.

그래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들도 주문을 많이 하긴 하지만, '새댁들' 초보 주부들의 사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부족한 요리 실력을 비주얼로 보완하겠다! 이런 의도가 엿보이죠?

이 꽃은 찬물로 씻어 먹는 것이 좋은데요. 아무래도 먹는 것이다 보니 역시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앵커]
아 그렇군요, 어떤 건가요?

[기자]
일단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섭취하지 말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꽃을 섭취할 때는 암술, 수술 꽃받침은 제거하고 꽃잎만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 관상용 꽃과는 엄연히 구분되기 때문에 반드시 '식용'으로 나온 것만을 구매하셔야 하는데요.

예를 들면 길가에 핀 '진달래' 같은 경우 대표적인 꽃이니까 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요. 길가에 핀 꽃은 중금속 등에 의한 오염 우려가 있으니까요, 항상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앵커]
예전에 보면 어른들이 길가에 있는 꽃을 먹기도 했는데 요즘 같은 때에는 위험하겠네요.

지난번에 봄나물 이야기 할 때도 그랬지만 꽃이라고 해서 다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독이 있는 꽃도 있을 수 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양이 비슷해서 자칫 또 먹을 수 있는 꽃과 그렇지 않을 꽃을 혼동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철쭉꽃인데요. 색이 예쁘고 얼핏 보면 진달래와 닮았어요.

그런데 이 철쭉꽃에는 '그레이아노톡신'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서 절대 먹어서는 안 됩니다.

이 밖에도 은방울꽃, 애기똥풀꽃 등등 독성이 있는 꽃들도 있으니까요.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앵커]
맞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에 봄나들이 다니시는 분들 많은데 그럴 때 봄나물이나 봄꽃 많이 보시잖아요. 특별히 더더욱 주의 기울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손님을 초대할 때는 꽃을 활용해봐야겠어요. 요리 실력을 보완하는 데 좋으니까요.

이렇게 요즘 봄과 관련된 식 재료 이야기 나눠보고 있는데요. 다음 주에는 또 어떤 소식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다음 소식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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