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소화불량이 물 부족 때문?

만성피로·소화불량이 물 부족 때문?

2018.03.22. 오후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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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혜연 / 가정의학과 전문의

[앵커]
3월 22일은 UN이 제정한 '세계 물의 날'입니다. 평소 잊고 살기 쉽지만, 그만큼 물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존재인데요.

물 부족과 수질 오염에 경각심을 갖자는 의미에서 제정된 날인데, 우리 몸에도 물이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몸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 우리는 충분히 물을 마시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닥터S> 에서는 가정의학과 민혜연 전문의와 함께 ‘만성 탈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가 '만성 탈수'인데요. 자주 목이 마르면 만성 탈수 증상인 건지 그 기준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우리가 일반적으로 탈수라고 하면 뙤약볕에서 의식 잃고 바짝 말라가는 모습을 떠올리는 분이 많으실 텐데요, 하지만 만성탈수는 이런 급성의 병적인 탈수상태가 아니라 몸속 수분이 정상 대비 2% 이상 부족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한 것을 말합니다. 심각한 정도의 수분 손상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아 자칫 그냥 넘겨버리기가 쉬운데요.

하지만 신진대사에 수분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2% 정도의 적은 양이라고 해도 수분부족상태가 지속한다면 대사과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거죠.

[앵커]
사실 물이라는 게 의식적으로 마시지 않으면 자주 마시는 게 쉽지 않고, 목이 마르다는 느낌이 왔을 때 물 한 컵 마시게 전부인데, 우리가 탈수 증상을 느끼는 걸 자가진단할 수 있는 거죠?

[인터뷰]
스스로 간단하게 진단해 볼 수 있는 문항들이 있어서 소개해드릴까 하는데요. 최근 한 달을 기준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한 달 기준으로 '하루' 평균 마신 물의 양은 3컵 이하이거나 기상 시 몸이 붓고 푸석푸석한 느낌이 든 날이 7일 이상.

▶ 피부가 거칠고 화장이 받지 않은 날이 7일 이상.

▶ '일주일' 평균 배변 횟수가 2회 이하이거나 배변 시 과다하게 힘을 준 경우가 3회 중 1회 이상 있는 경우, 하루 평균 소변량이 좀 적은 편이라거나 음주를 평균 4회 이상 하시는 분들.

▶5회 이상 다이어트약, 변비약, 이뇨제를 복용한 분들.

▶또, 피로를 느낀 날이 한 달 중 7일 이상이거나 추위나 더위에 약하다고 느낀 날이 7일 이상인 경우.

이렇게 10개의 항목 중 4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만성 탈수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앵커]
지금 말씀해주신 거 하나하나 확인해보고 있는데, 4개 이상 해당하는 것 같아요. 박철민 앵커는요?

[앵커]
5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앵커]
5개 정도요? 그럼 저희 둘 다 어떻게 보면 만성 탈수에 해당할 수 있는데요.

[인터뷰]
걱정하셔야겠네요.

[앵커]
만성 탈수, 우리 신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인터뷰]
일단 일반적으로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소화불량이나 변비, 또 호르몬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복부비만과 같은 비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탈수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만성 피로입니다. 우리 몸에 충분한 양의 수분이 있어야 각종 전해질을 세포 속으로 밀어 넣는 펌프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부족하면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만들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피곤해지는 거죠.

또 미국 코네티컷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기분이 나빠지거나 불안감이 증가하고 사고능력까지 저하된다는 것이 밝혀졌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남녀의 차이가 있다는 거죠 젊은 남성들의 경우는 수분이 부족하면 기억력과 같은 사고능력이 저하되고, 피로감과 불안증이 증가하는데요. 젊은 여성들의 경우는 기분이 나빠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단순하게 만성 탈수가 신체적인 증상뿐 아니라 여러 가지 감정적인 증상들도 유발한다는 것이 밝혀진 거죠.

[앵커]
상대방이 좀 기분 나쁘다 싶으면 "너 물 마셔"라고 하면 되겠네요. 어찌 됐든 육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에도 탈수 증상이 원인이 되는 건데, 사실 수분 섭취를 하는 것에 있어서 여러 가지 오해와 진실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물을 마셨는데 살이 찌느냐 안 찌느냐도 한창 이슈가 됐었어요.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수분 섭취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살펴보죠.

▶ 다양한 차(茶), 물 대용으로 마실 수 있을까?

'차'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커피도 이 종류의 하나가 될 것 같은데, 물을 대용해서 마실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요즘 직장인분들 보시면 점심시간에 식사하고 나서 다들 커피나 녹차 같은 차 드시러 가시잖아요. 그런데 이런 커피, 홍차, 녹차 등과 같은 카페인 음료는 오히려 만성 탈수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커피는 마신 양의 2배, 차는 1.5배 정도의 수분을 배출시킨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앵커]
'차'도요?

[인터뷰]
그래서 물 대용으로 마실 수 없을뿐더러, 이런 차를 드신 후에는 오히려 수분을 더 많이 보충해주셔야 만성탈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또 과일주스, 탄산음료 같은 경우도 당이 들어가 있어서 체내 삼투압이 높아져 그만큼의 물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역시 만성탈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리차와 같은 잡곡 차는 카페인과 타닌 성분이 없어 이뇨작용을 하지 않아 물 대용으로 마셔도 괜찮습니다.

[앵커]
일반 생수를 마시는 게 가장 몸에는 좋겠네요, 그래도 커피나 차 끊기가 어렵잖아요. 마신 뒤에는 충분한 양의 물을 보충해주셔야 한다는 점 기억해두시고요. 그럼 다음 화면 보시죠. 이번 오해와 진실은 뭘까요?

▶ 물, 씹어 마시면 좋다?

저 사실 이 이야기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꼭꼭 씹어 마셔라, 물도 그렇게 마셔야 한다" 이런 이야기 들어본 적 있는데, 정말 도움이 되나요?

[인터뷰]
물에 포함된 영양소는 대부분 미네랄과 같은 미량원소들이라 우리가 저작 운동을 한다고 해서 더 잘게 분해되거나 분자구조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즉, 영양학적으로는 씹어서 마시건, 그냥 마시건 차이가 없다는 것이죠. 그러나 물을 한 번에 너무 많이 마시거나 빨리 마시게 되면 물의 흡수율도 떨어지고 소화 기능에 영향을 미쳐 배탈이 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물을 씹어 먹는 습관이 있다면 천천히 소량씩 나누어 마시게 되기 때문에 위나 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체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앵커]
옛날 고전에 버들잎 띄워놓고 마시는 거랑 비슷한 거네요.

천천히 마시는 게 중요하군요. 마지막 오해와 진실,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분 섭취에 대한 오해와 진실,

▶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

당연히 물이 건강에 도움이 될 테니까 물은 많이 마시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떤가요?

[인터뷰]
우리가 늘 과유불급이라고 하잖아요. 모든 건 적당한 것이 좋겠죠. 물도 너무 많이 마시면 물 중독증,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 상황이나, 특정 질환에 따라 좀 더 조절해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질환 별로 살펴볼 수 있겠는데, 특히 수분 섭취가 더 필요한 질환은 기관지염이나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이 대표적입니다, 열이 오르고 호흡수도 많아지기 때문에 수분 손실량이 많아져서 오히려 더 많은 양의 수분 보충을 해주시는 것이 좋겠고요.

반면에 신부전이나 심부전, 간 경변이 있는 분들은 장기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해도 제대로 대사 과정에 쓰이지 못하고 오히려 복수가 차고 부종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제가 그런데 마지막 오해와 진실이라고 했는데, 하나 더 있습니다. 물을 마시면 배가 차는, 포만감을 느끼게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물을 마시면 살로 가는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생길 수 있거든요. 어떤가요?

[인터뷰]
사실 물은 칼로리가 0이거든요. 그래서 살로 가지는 않고요, 다만 물을 너무 많이 드신다거나 이전에 같이 먹는 음식들 때문에 몸에 부종을 유발할 수는 있습니다.

[앵커]
붓기가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지금 배가 살찐 게 아니라 붓기에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충분하고 건강하게 물을 올바로 섭취하는 방법, 소개해 주시죠.

[인터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하루 물 섭취량을 1.5~2L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도 보통 자신의 체중에 30배를 곱한 양의 물(mL)을 먹는 것이 권하는데요. 예를 들어 50kg의 사람인 분들은 30을 곱해서 1500mL, 그러니까 1.5L의 물을 마셔야 하는 거죠.

이 정도 양의 물은 한 번에 다 드시는 건 좋지 않고요, 한두 시간 간격으로 한 잔 정도씩 나누어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하거나 사우나 등을 할 때는 목마름과 상관없이 충분한 물을 드시는 게 좋은데요, 중등도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할 때는 10~15분마다 120~150mL의 물을 마셔야 탈수를 막을 수 있고, 한 시간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하시는 경우는 전해질도 부족해질 수 있으니까 이온 음료를 함께 마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앵커]
물과 사람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물과 가장 친해져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지금까지 가정의학과 민혜연 전문의와 함께 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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